염 추기경은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를 통해 “성모님의 일생은 어렵고 힘든 고통의 삶이었지만 온전히 하느님의 부르심에 헌신하는 응답의 삶이었다”며 “우리도 성모님을 본받아 힘들고 고달픈 인생 여정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해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성모 승천 대축일에 해방된 우리나라가 광복과 더불어 남북으로 분단된 지 7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며 “70년이란 긴 세월 동안 같은 언어를 쓰는 한 민족이 반목하며 지낸다는 것은 매우 슬픈 현실이다”고 전했다.
또한 “(남과 북이)갈등과 반목의 골이 더 깊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했다”고 언급하는 한편, “사회 곳곳에 갈등과 분열, 증오와 대립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럴 때일수록 남과 북은 평화통일과 동질성 회복을 위해, 우리 사회는 소통과 사회적 통합을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신앙인들에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무엇보다 기도하길 강조하는 한편, 구체적 행동의 실천으로서 신앙인들이 북한 주민의 삶에 도움과 지원을 계속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북한 당국자들에게는 “남북 분단으로 고통 받는 형제들을 먼저 생각하고, 서로 협력하여 평화정착과 더불어 한반도의 비핵화, 미래의 번영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하느님이 주시는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편리와 이익보다 공동선을 이루겠다는 의지와 용기, 실천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전문은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인 ‘서울주보’ 8월 15일자에 실린다. 또한 서울대교구장 홈페이지(http://ysj.catholic.or.kr)와 서울대교구 홍보국 홈페이지(http://cc.catholic.or.kr), 서울대교구 SNS(http://www.facebook.com/commu.seoul)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매년 8월 15일을 ‘성모 승천 대축일’로 기념한다. 초대 교회부터 지켜온 ‘성모 승천 대축일’은 성모 마리아가 지상에서의 생활을 마친 후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로 불려 올라갔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국이 일제 치하에서 벗어난 8월 15일은 바로 ‘성모 승천 대축일’이었다. 이에 한국 가톨릭교회는 광복을 성모 마리아의 선물로 여기고, 광복의 기쁨에 동참하고 민족의 해방에 감사하며 전국 성당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은 매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때 광복절을 함께 기념하는 의미로 제대 양 옆 기둥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한다.
△ 2013년 8월 15일 명동대성당에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신자들과 함께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
▣ 2015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전문)
“선을 행하는 모든 이에게는
영광과 명예와 평화가 내릴 것입니다.”
(로마 2,10)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승천 대축일을 축하드리며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교회는 성모 승천 대축일을 경축하면서 “성모 마리아는 당신 모성애로써 당신 아드님의 형제들이 지상 여정에서 위험과 고통 중에 있는 것을 돌보시어 행복한 고향으로 인도해 주신다.”(「교회헌장」 62항 참조)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특별히 우리 신앙인들도 주님 부활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교회는 초대교회 때부터 성모 마리아를 “교회의 어머니, 신앙의 어머니”로 존경해왔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성모 마리아를 존경하는 것은 그분의 깊은 신앙으로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평생 동안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믿고, 마음 깊이 새겨서 실천한 참된 신앙인이었습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는 위대한 신앙고백으로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 깊이 동참하셨습니다. 성모님의 일생은 어렵고 힘든 고통의 삶이었지만 온전히 하느님의 부르심에 헌신하는 응답의 삶이었습니다. 우리도 성모님을 본받아 힘들고 고달픈 인생 여정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올해는 성모 승천 대축일에 해방된 우리나라가 광복과 더불어 남북으로 분단된 지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70년이란 긴 세월 동안 같은 언어를 쓰는 한 민족이 반목하면서 지낸다는 것은 매우 슬픈 현실입니다. 그동안 남과 북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화해와 평화를 위해 서로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의 갈등과 반목의 골이 더 깊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 곳곳에 갈등과 분열, 증오와 대립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남과 북은 평화통일과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해, 우리 사회는 소통과 사회적 통합을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을 굳건히 믿었던 성모님께서 두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 역시 희망을 간직해야 합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루카 1,37 참조)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 신앙인이 해야 할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기도하는 것입니다. 분단 시대의 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 그리고 한반도 평화, 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위해서 더 열심히 지속적으로 기도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 겨레는 분열과 미움을 버리고 남북을 넘어서 아시아 안에서, 모든 이들과 함께, 평화와 화해의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기도는 구체적 행동으로 실천되어야 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분단 상황에서 가장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주민의 삶에 도움과 지원을 계속할 때, 한반도에 평화와 일치의 싹이 자라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남북한 당국자들은 남북 분단으로 고통 받는 형제들을 먼저 생각하고, 서로 협력하여 평화정착과 더불어 한반도의 비핵화, 미래의 번영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하느님이 주시는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편리와 이익보다 공동선을 이루겠다는 의지와 용기, 실천이 가장 필요합니다. 하느님께서 “선을 행하는 모든 이에게는 영광과 명예와 평화를 내려주실 것입니다.”(로마 2,10 참조)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이하여, 우리나라가 하느님의 은총으로 분단의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고 사회적 통합과 일치, 화해와 통일을 이루도록 기원합니다.
또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와 어려움들이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도우심으로 지혜롭게 극복되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래서 온 겨레가 “더 나은 희망이 주어져, 우리는 그것을 통하여 하느님께 다가갑니다.”(히브 7,19)라는 찬미의 노래를 부르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성모 승천 대축일을 함께 축하하며, 우리 신앙인들은 남북은 물론 우리 민족을 갈라놓는 모든 것으로부터 화해와 일치를 이루도록 주님께 간절히 청합시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여! 우리 민족을 축복해주시고, 남북이 진정으로 화해를 이루어 한반도에 평화의 날이 올 수 있도록 하느님께 전구해주소서. 아멘.”
2015년 성모 승천 대축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