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홀리데이를 정해놓고서 은근히 기다렸던 모양입니다. 손님 전화가
걸려 올 때면 살짝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어도 한 달 4번 쉬길 잘한 것
같아요. 남산 타워를 찾아갔어요. 월요일인데도 사람들이 많더이다. 차를
김구 공원에 놓고 들레 길을 쓱 둘러서 새로 쌓은 산성 위까지 올라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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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 남대문, 대우빌딩, 후암동 자택을 바라다보았어요. 참, 이사 갔지.
전에 들락거릴 때보다 조경이 훨씬 좋아졌고 철쭉이 한층 분위기를 고조
시켰어요. 호랑이 옆에 이 시영 동상이 있었고 안 중근은 저도 처음 봅니다.
탕! 탕! 탕! 제가 왜 안 중근이나 김 구에 대한 존경심이 떨어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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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를 가려고 톨게이트를 지나 1.5k쯤 걸어간 것 같아요. 이곳에 소나무가
이리 굵은 줄 몰랐네요. 이태원 살 때는 햄버거를 싸들고 몇 번 왔고 차 재희
결혼식 때 청년들과 타워에 올라온 기억이 더 강렬합니다. 이곳 어딘가에서
에스더가 사생대회를 했어요. 교사가 에스더를 원 픽으로 그려준 크레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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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20년 정도 보관을 했었는데 행방이 묘연합니다. 어쩌면 아내도 옛 생각
을 하면서 이 길을 걸어갔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렌지 컬러 태국 스님들부터
화장품 런칭 행사, 무료 커피, 골라 골라 완전 도태기 시장 같았어요. 여기저기
거미줄인가, 줄다리기를 하는가 타워 햄버거(14.000)를 테이크아웃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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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를 탔어요. 요금이 16.000입디다. 긴긴 시간 줄을 서서 입장을 했죠.
잠실 롯데 타워랑 입구가 똑같았어요. 어라, 어디서 많이 본 사람들 같은데
누구더라. 틀림없이 할리우드 슈퍼스타 같긴 한데. “Let's take a picture!”
내게 이런 용기가 어디서 있다가 튀어나왔는지 아는 사람 있나요? 플리스 픽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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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그럭저럭 잘 나왔더이다. 혹시 이 사람들 나오는 영화가 뭔지 아시는 분
알려 주시라.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는 높은 곳을 별로 좋아하질 않는데 돈 내고
왔으니 영역 표시나 하고 가렵니다. 또 30분 쯤 대기 줄을 서서 내려왔어요.
내 다시는 이곳에 오나 봐라. 집에 들어와 19금 드라마 'Obsession'을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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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단어라 사전을 찾아봤는데 '집착'이란 영어 뜻이 있습디다. 정확한 발음은
'어브세션' 쯤 됩니다. 옵세션은 조세핀 하트의 소설 '데미지'(1991)를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입니다. 피곤해서 후기는 내일로 미뤄야겠습니다. 이 여자 예쁘죠?
2023.4.24.mo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