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흩날리는 비를 뚫고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비 보다는 바람이 제법 심했던 하루
그러나 걱정과 달리 파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 충남 태안 >
조관우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건
대학 졸업반 때로 기억한다.
어쩌다 밤거리를 나서면
해적판 테잎들을 파는 노점상들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곳곳에서 '늪'이라는 그의 음악이 들려오곤 했었다.
당시 자주 찾던 전통 찻집이 있었다.
'부엉이 우는 마을'이라는 향토색 짙은 공간이었는데
어느 지방대학의 정문에 자리잡고 있었다.
방학을 맞아 집으로 돌아오면
일주일에 한 두 번 저녁 무렵 꼭 들르곤 했던 곳
특히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출근 도장을 찍곤 했었다.
아담한 건물 2층 전창에 앉아
저녁 무렵 물안개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 없는 상상과 추억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캠퍼스를 따라 길게 이어진 가로등 불빛들
그 빛을 받으며 낮게 내려앉은 물안개는
언제나 보랏빛으로 넘실거렸고....
눈길 가는 모든 곳에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이 모호한
신비경이 펼쳐지곤 했었다.
< 2012년 9월 유성 복용동 >
그때 자주 청해 듣던 곡이
'스티브 포버트' 의 I'm in love with you 와
'캐롤 킹' 의 You've got a friend 였다.
물론.. 지금도 자주 듣는 곡이다. ^^
그 후 4~5년의 세월이 흐르고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느라
까맣게 잊고 지냈었다.
어느 가을
누님을 만나러 다시 그 도시를 찾았고
추억을 떠올리며 근처를 서성거렸지만
이미 '부엉이 우는 마을'은 사라지고 없었다.
잠시 콧잔등이 시큰했던 건
갑자기 차와진 날씨 탓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The Koe' 란 낯선 이름으로 바뀐 그 커피점에 앉아
하릴없이 창밖을 내려다 보고 있을 무렵
바로 이 노래가 흘렀다.
물론 원곡인 박미경의 보이스였고
그때도 물안개는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래서 화요일엔 종종 비가 그립다.
내 기억에 자리한 그 시절 그 빗소리가
여전히 그리운 까닭이다.
지금도 그 도시엔
제법 순수했던 그 시절
내 여윈 감성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이고
그렇게 켜켜히 자란 흔적 또한
여전히 놓여 있을 것이다.
< 2012년 8월 홍천강 오토캠핑장 >
지금은 그곳이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언제 어느 순간 찾더라도
그 눈물이 날만큼 짙고 낮았던
뿌연 보랏빛 물안개의 군무만는 여전하리라
하릴없이 믿어본다.
물안개와 비 내리는 풍경
그건.. 내겐 감성의 고향과 같으니까.
<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 조관우(박미경) >
조관우의 가성
그 팔세토 창법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곡이다.
게다가 플룻의 인트로와 전제덕의 하모니카 간주는 정말 압권이다.
비 오는 주말 그것도 밤에 술 마시며 이 음악을 들었으니
한 없이 늘어질 밖에.... =_=
< 어느날.. 우연히 마주한 안개에 묻힌 도시.. 눈물이 날뻔.... ㅠㅠ >
우리나라 기후의 특성상
늦여름 초가을이 안개가 제법 자주 끼는 날들이다.
조석간 보통 10도 이상의 편차가 안개의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근처에 호수나 하천이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고 말이다.
비 온 다음날이나 비 그친 오후도 아주 좋은 환경이 된다.
밤안개....
때때로 잊지 못할 멋진 풍경들.... .
생각난 김에 오늘은 김승옥 선생의 '무진기행'이나 읽어보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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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뵈어여. ^^;;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소원하시는 일 모두모두 쉬 이루어지시길요.
지난 한해 담아주신 격려와 응원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은초롱님. (__*)
화요일에 비가내리면
나는요
울랄라쎄션의 박광선이 부른 노래에 빠진적이 ..
가성의 진수 조관우 의 목소리는
왜 마음을 긁어내는 느낌인지 ..
나만그런가 ~~
화요일
비가 왔지요 ~
겨울인데 빈지 눈인지 ...
뒤섞여서 ~지금은 겨울맛이 나는 찬기운이
아마도 내일은 춥네 어쩌네 할것 같습니다
이불 폭 덮고 줌시길 ~폴님요 ~
한참 만에 인사드립니다. (__*)
연말 망년회
새해 해맞이.... 를 핑계로 술에 쩔어서.... . ^^;;
정유년 새해가 훌렁 밝았습니다.
올 해도 늘 건강하시구여.
소망하시는 모든 일 쉬 이루시길요.
아울러 지난 해 폴에게 주신
모든 격려와 응원의 말씀 잘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여 스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