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29. 일요일
우붓에서 스미냑으로 이사하는 날
짠딸은
어제 쇼핑한 스커트를 입고 멋을 내느라 분주하다
택시를 불렀는데 기사가
지금 막 스미냑에서 이곳으로 손님을 태우고 와 되돌아가려는데 우릴 태우게 되었다며 좋아라 한다
빈택시로 훠이훠이 가야 할 수도 있었는데 횡재한 기분이었겠다
스미냑 '비치리조트 앤 스파'에 오니
플루메리아꽃 목걸이로 환영해 준다
음 ~~ 기분 좋다
체크인시간이 덜되어 우린 호텔에 짐을 맡기고 스미냑을 즐기기로 한다
점심 식사한 곳은
지난번 두 딸들이 갔던 예쁜 곳이라
엄마와도 오고 싶었던 곳이라 한다
'킴수(KIM SOO)'
음식, 커피와 디저트도 하지만
인테리어소품 판매도 겸하는데 아주 세련되고 예쁘다
스미냑 거리는 우붓에 비해 세련되고 화려하다
마치 포르투갈 리스본 거리의 보도블록을 걷는 느낌이 난다
발리의 청담동이라 하더니
샵들도 예뻐 여기저기 들어가 구경하면서 스미냑빌리지 쇼핑몰까지 걸어갔다
이 샵 들어가 보자 할 때마다
짠딸이
엄마 더워서 땀 식히려고 들어가는 것 같은데 하며 웃는다
맞아 ㅎㅎ
우린 스미냑몰에 들러 선물도 사고 발마사지를 받고 들어가기로 한다
룸에 들어오자마자
둘이서 소리 지르며 좋아라 환호성
세상에
룸 앞에 코코넛 열매가 보이고
핑크와 화이트빛 플루메리아 꽃나무가 보이다니
어머!
가든 끝에 바다도 보인다~~~
룸구경 후 후다닥 땀을 씻고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인피니트풀이라 더 멋져 보인다
마치 신전 같은 느낌이 들어 신들의 세계에 들어온 환상을 갖게 한다
석양이 하늘과 바다에 물감을 풀기 시작한다
내가 바다 산책 나간 사이 맥주를 주문하겠다던 짠딸
석양빛에 맥주병을 들고 제대로 즐기는 중이다
지금 네가 마시는 건 맥주가 아닌 것 같다
석양을 마시는 것 같구나
수영장 물속에서 노을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노을빛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내 몸도 물들어 버린다
내가 노을 속에 풍덩 들어가 있는 기분이다
썬베드 위에 앉아 시원한 바닷바람에 몸을 말리면서 이곳을 벗어나기가 싫었다
타월을 걷으러 다니는 직원이 올 때까지 노을에 젖어있다가 우린 아쉬움 뚝뚝 흘리며 룸으로 들어왔다
저녁노을이 오늘 하루를 길게 물들여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