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자유와 규율의 충돌에 대하여》/박톰슨
이강인이랑 손흥민이 싸웠다고 한다. 이해가 된다. 지금부터 둘이 싸우게 된 이유 소상히 들여보자.
이강인은 천재과다. 2007년 날아라 슛돌이 3기 방송때부터 축구판에서 유명세를 탔고 7살때 이미 축구 천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0년 사포나 라보나킥 헛다리 짚기. 그리고 심폐지구력 측정에서 동 나이대 상위 0.1% 체육 영재였다.
그가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 팀에 들어갔을 당시 나이는 만 6살...
당시 팀 멤버 연령대가 10~13세였음을 감안하면 6년을 월반한 셈. 그 이후에도 그의 생은 축구 천재가 걷는 길을 줄곧 걸었던 것이다.
손흥민은 노력파다. 축구선수 아버지 손웅정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이른 은퇴와 함께 창설한 춘천FC에서 손흥민은 아버지의 교육을 받았다.
초등학생때부터 수년간 리프팅 등 기본기 훈련에만 집중했던 손흥민은 무려 4시간 동안 공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했다는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손흥민 친형의 말로는 동생이 초3때 리프팅 2만 2천개를 쉬지 않고 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혜성처럼 나타난 선수가 아니라 웨이트, 기본기, 철저한 마인드, 정신 교육, 손웅정의 지독한 훈육과 규율 아래 다잡힌 규율형/노력형 인재다.
그런데 이렇게 상이한 세상을 살아온 둘이 만난다? 99.9% 서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손흥민에게는 규율이 몸에 배어있다. 그는 아버지를 미워한 적이 많았겠지만 몸에 배인 메커니즘으로 인해 가장 위기의 순간에 "규율"이 작동한다.
반면 이강인에게는 자유가 몸에 배어있다. 그는 규율이 아닌
자신의 천재성이 발휘될 수 있는
영감과 자유를 원하고 통제를 거부하는 유형이다.
우리는 둘의 소식을 듣고 이번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전 내내 고전했던 이유를 왠지 알 것 같았다. "ONE TEAM"이 아니었던 것이다
손흥민은 아마 이강인이 계속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경기에 집중해야 되는데 자꾸만 규율과 통제를 벗어나려고 하는 모습이 썩 마음에 안들었을 것이다.
이강인도 아마 손흥민이 계속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내게 자유를 줘야 나는 활개칠 수 있는데, 자꾸만 자신을 컨트롤 하려는 손흥민의 모습이 권위적으로 느껴지고 성가셨을 것이다.
천재는 노력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 저렇게 애쓰지?"
노력은 천재를 이해하지 못한다.
"왜 저렇게 대충대충이지?"
우리 삶에도 이런 일이 많다
규율과 통제형으로 살아온 사람
자유와 재능형으로 살아온 사람
이들은 서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각자의 강점과 단점을 이해하고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소통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사실상 최고의 선수들 일수록 그것이 쉽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각자가 지나치게 천재였고 지나치게 노력했었기 때문이다.
아직 젊디 젊은 선수들이다. 질풍노도의 선수들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누구 한편만 좋게 보고 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강인 선수 형 말 안들은거 잘못했다. 단순이 형이라서가 아니라 자신이 팀의 소속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팀을 위해서면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손흥민 선수도 멱살을 잡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상당히 아쉽다 생각한다. 자신이 팀의 헤드라고 하면 자기 행동을 끝까지 컨트롤 하고 팀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수 있었어야 한다 생각한다.
어차피 아시안게임. 몇 번 뛰면 끝나고 각자 구단으로 돌아가는
잠시잠깐의 팀일 뿐이다. 잠깐이다. 두 선수 모두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럴려면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조금씩 양보하고 "ONE TEAM"을 위해 뛰었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갈라치는데 너무 익숙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우리가 조금은 서로를 더 이해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두 선수 모두 이 사건으로 인해
한층 더 성숙해지기 바라고 이 사건을 보는 우리들도 두 선수를 모두 끝까지 응원해 주면 좋겠다.
(페북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