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낙동강따라 상주보까지 내려갔다가 충주 탄금대로 향하는 여정에서 잠을 자게 된 곳은 경천대의 모텔을 겸한 경천대식당! 바이커들이 곧잘 애용하는 곳이긴 하지만 참 여러 가지가 불비하다. 객실의 TV는 정규방송도 볼 수가 없으니 말이다.
새벽 6시20분 출발 경천대의 가파른 산길을 다시 넘어 상풍교까지 달리는 맛은 상쾌함 바로 그것. 상주보까지 올 때 낙동강 동안(東岸)의 지루한 직선제방 길과는 달리 서안(西岸)의 길은 퍽이나 재미있었다. 간간이 국도와 마을과 농로를 접하고, 낙동강에서 갈라지는 영강, 영강에서 갈라지는 이안천 등 합수지점들도 보게 되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안천의 봉황대 다리를 건너 다시 영강으로 접어드는 입구의 “태봉생태습지”구역은 압권이었다.
점촌 입구인 영순교까지 계속된 8km여 구간의 영강은 폭이 넓으면서도 유려했다. 강물에 발을 담근 무성한 수목들, 그 강심의 숲 사이를 상당한 유속으로 흘러 여울을 이루다가, 곳곳에 설치된 수중보에서 떨어지면서 미니폭포를 이루고 그 흰 포말의 폭포가 발성(發聲)하는 싱그러운 자연의 교향악. 그 긴 구간을 정말 행복하게 달렸다.
영순교 이후 강둑길은 막혀 마을과 농수로와 토끼굴 들을 거치게 됐고, 다시 강변으로 나서면서 올라서는 영강교. 여기서부터는 지난해 5월 바이콜과 함께 탄금대까지의 새재길 라이딩에 나섰던 출발지점이다. 소방서쪽으로 들어가서 조반을 먹은 곳은 흥덕육교 건너의 흑돼지식육식당. 골뱅이국도 입에 맞았지만, 주인아주머니의 깔끔하시고 친절하심이 인상적이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제방과 강변과 체육부대운동장 입구 마을길을 거쳐 불정교를 건너면 깊은 계곡의 강변을 따라 불정역 인증센터와 진남역 레일바이크 장 등을 보게되고, 봉생교를 건너면 영강과 헤어져 조령천을 따르게 된다.
봉득교-외어교-봉명교를 건너 대 돗자리까지 깔란 남호리 정자에서 잘 쉬면서 이화령 넘을 지도를 살핀 뒤 마원교를 건너 문경온천지구에 들어서며 쉬지 않고 바로 이화령으로 향한다.
새재공원 일주문에서 7km란다. 200m마다 남은 km수를 알려주는 이화령 고개 길. 기어를 2:3이나 1:4로 놓고 시속 7~8km의 저속으로 오르면 쉬지 않고도 40분에서 1시간 정도로 끝난다.
이화령에서 행촌교차로까지 내리막 5km는 거저먹기. 신풍교에서부터 오르막 4km 정도의 소조령길은 마애불상을 보는 재미도 있어. 이후 수안보까지는 역시 거저먹기에 가깝다. 수안보인증센터 곁의 단골집 “산나물식당”에서 산채비빔밥에 수안보막걸리로 점심을 하고, 수호교까지 5km여를 다시 거저먹기로 내달려, 원통교와 문강IC를 지나 팔봉교에서 달천을 만나 드라마 촬영도 했던 단애(斷崖)정자의 멋진 강변에서 탁족(濯足)의 여유도 가진 뒤, 달천이 남한강을 만나는 탄금대의 인증센터에 이르러 오늘 110.5km의 제법 길다란 라이딩을 마쳤다.
충주터미널에서 강남 행 19:20발 버스표를 구입. 마무리는 인근 치킨마루에서 장도의 무사성공을 자축하는 상쾌한 호프 한 잔으로!
첫댓글 대단들 하십니다, 어찌 자전거를 보니 힘께나 드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