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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기를 맡으며 바닷가를 산책하기.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태안의 솔모랫길을 추천한다. 곰솔숲과 모래언덕이 어우러진 길이라 해 붙여진 이름이다. 솔모랫길을 걷다보면 모래 위에 소복소복 쌓인 솔잎이 발에는 폭신한 감촉을, 코에는 상쾌한 솔내음을 선사한다. 해변을 따라 줄곧 이어지다가도, 가끔은 부드러운 커브를 그려주는 이 길은 조용한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해변길을 걸으며 서해안생태계 탐험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태안군의 해안선은 그 규모가 531㎞에 달한다. 청정해역과 리아스식 해안이 잘 어우러진 절경은‘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이라는 위상에 꼭 걸맞는다. 이 아름다운 해안을 여유롭게 감상하며 걸을 수 있도록 총 120km, 6개 구간으로 태안 해변길이 조성되었다. 2011년 노을길·천사길·솔모랫길에 이어 2012년 바라길 소원길이, 금년 2013년에는 샛별길바람길이 구축되었다. 태안 해변길 산책은 단순한 걷기운동이 아니라, 서해안 생태계를 탐험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바다-갯벌-해안사구-곰솔림-사구습지로 이루어진 해안 생태계는 서해안의 전유물인데, 태안 해변길에는 이 모든 요소가 골고루 녹아 있기 때문이다.
풍광보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아름다워
이 중에서도, 몽산포에서 드르니항에 이르는 13km길이의 솔모랫길은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곰솔 방풍림, 염전, 사구, 낙조 등을 만나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너 시간 걸리는 숲길은 해변을 따라 줄곧 이어지다가도, 가끔은 예상을 벗어나 부드러운 커브를 그려준다. 한적한 산책을 즐기고픈 사람과 궁합이 꼭 맞는 길이다. 솔모랫길의 출발지점인 몽산포에는 탐방안내센터가 있어, 여행객에게 리플렛과 지도여행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걷기가 힘든 장애인과 노약자도 솔모랫길 산책을 즐길 수 있게끔, 해변길 구간의 일부에 데크로드를 조성했다. 해변길의 풍광보다 더 아름다운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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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솔잎이 깔아주는 그린카펫
소나무 숲 사이 서편으로 바다가 펼쳐지고 숲을 나서면 바로 부드러운 모래언덕, 사구가 펼쳐진다. 사구 아래로 이어지는 모래포집기를 보고 있노라면, 머나먼 이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막이라는 거대한 바다로 이어지는 강줄기를 보는 듯하다. 솔모랫길에서 만나는 곰솔숲은 여느 숲길과는 다른 빛깔과 향기를 풍긴다. 향긋한 솔잎이 푹신한 ‘그린카펫’을 깔아주며 객을 안내하니, 걸음걸이가 춤추듯 가벼워진다.
분유를 연상하게 하는 모래의 고운 촉감 또한 도보여행객에게는 고마운 존재다. 곰솔숲을 지나면 뚝방길 옆에 둠벙전망대가 있다. 조수에 잠겨도 견딜 수 있는 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염습지다. 다양한 해안동식물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이 곳에 가끔 고라니가 갈증을 달래러 온다고 하니, 운이 좋으면 마주칠 수 도 있겠다.
산책로 곳곳에 숨어있는 즐거움들
모래언덕을 뒤로 하고 가면 청포대의 넓디넓은 백사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주말이면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 초보운전자들의 연습장으로 애용되는 곳이다. 청포대 해수욕장은 해변의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 바닷물이 따뜻해 아이들과 해수욕하기에 좋다. 청포대해변 끝자락에는 별주부전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라바위와 별주부전 전망대가 나란히 있다. 전망대에서 노루미독살을 한 눈에 담고서 조금 더 걷다 보면,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만드는 염전이 있다. 지역주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곳이다.
곳곳에 메밀밭과 자연놀이 체험장이 있어, ‘지루함’이라는 단어를 금칙어로 만든다. 특히 자연놀이 체험장에는 나무로 만든 널뛰기, 철봉, 구름다리 등이 있어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에 젖는 시간을, 어린이들에게는‘친환경 놀거리’를 선사한다.
드르니항에서 서해낙조 감상하기
발길이 머무는 곳마다 친절하게 방향을 일러주는 아기자기한 이정표들과 독특한 모양의 조형물들이 반갑다. 그리고 숲길 사이사이에 나무를 켜서 만든 벤치도 놓여 있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거나 명상에 젖기 좋은 쉼터다. 솔밭바람에 실려온 파도 소리와 바닷새 소리 등 정겨운 자연음이 객을 반겨주는 곳이다. 산책의 끝은 드르니항이다. 독특한 항구이름은 ‘들르다’라는 우리말에서 유래한 것이라한다. 아담하고 한적하여 사색에 젖기에는 딱 좋은 곳이다. 해질 무렵에 오면, 바쁜 하루를 보내느라 붉게 달아오른 해가 바다 속으로 풍덩 빠져드는 장관을 볼 수 있다.
******* 산책코스(총 13km, 평균 소요시간 3시간30분)
몽산포탐방안내센터 → 자연관찰로 → 둥범전망대 →자연놀이 체험장 → 청포대 → 별주부마을 자라바위 →별주부 전망대 → 경주식물원 → 염전 → 드르니항교통편태안버스터미널 → 안면도행 시외버스 또는 시내버스(남면소재지 하차, 10분소요)태안해안국립공원 사무소
- 주소 : 충남 태안군 태안읍 장산리 귀실길 9 / - 연락처 : 041-672-9737~8
37일간 펼쳐지는 오색찬란한 꽃의 향연
‘태안’ 하면 바다만 떠올리기 쉬운데, 태안은 충남화훼산업의 중심지이기도하다. 충남화훼산업의 3분의 1이상(36.5%)을 차지하는 태안화훼는 일자리창출, 농어촌 활성화 촉진, 문화저변 확대 등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어왔다. 꽃축제 또한 활발하다.
올해로 4주년을 맞이하는 안면도국제꽃박람회는 태안의 소중한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았으며, 2006년부터 2009년까지 3회에 걸쳐 개최한 태안백합꽃축제 역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이렇듯 ‘꽃’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농어촌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해온 태안군은 9월 14일부터 10월 20일까지 제2회 태안 오색다알리아 꽃축제를 개최한다.
선선한 가을 바람 속에 〈천일동안의 영원한 사랑의 약속〉이라는 주제로 천일홍, 메리골드, 다알리아 등 오색찬란한 꽃의 향연이 태안 남면 신온리에서 펼쳐진다. 축제장 주변에는 별주부마을, 쥬라기공원, 팜카밀레 허브농원 등의 연계관광자원들이 있으며, 비슷한 기간에 수산물축제도 있어 꽃축제를 위해 태안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2013 제2회 태안 오색다알리아 꽃축제]
- 기간 : 2013. 9. 14(토) ~ 10. 20(일), 37일간
- 장소 :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168-3번지 ‘네이처 월드’
- 주최 : 태안군꽃축제추진위원회
- 문의 : 041-675-7881, 9200
- 주관 : 네이처영농조합법인, 서해영농조합법인, 태안반도백합수출영농조합법인
- 회장 규모 : 264,000㎡(행사장: 99,000㎡, 산책로 및 해변: 16,500㎡)
< 그린매거진 9월호에서.. >
첫댓글 태안 솔밭 좋습니다.. 몽산포, 춘장대등 솔밭에서 캠핑하기 좋은곳인데 한참되었는데 가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