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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 / 공광규
겨울에 다 내리지 못한 눈은
매화나무 가지에 앉고
그래도 남은 눈은
벚나무 가지에 앉는다.
거기에 다 못앉으면
조팝나무 가지에 앉고
그래도 남은 눈은 이팝나무 가지에 앉는다.
거기에 다 못앉으면
쥐똥나무 울타리나
산딸나무 가지에 앉고
거기에 다 못앉으면
아까시나무 가지에 앉다가
그래도 남은 눈은 찔레나무 가시에 앉는다.
앉다가
앉다가
더 앉을 곳이 없는 눈은
할머니가 꽃나무 가지인 줄 알고
성긴 머리 위에 가만가만 앉는다
노래감상
https://youtu.be/twhA7gcat0w
첫댓글 저는 따로 공부해보지 않아서 詩를 잘 모르지만...
詩는 시인의 통찰,소재, 시간,그리고 시인의 마음이 운율로 빚어낸 스토리이자 한 폭의 그림같습니다.
세상과 사물을 어떤 눈과 마음으로 바라보느냐...
그래서 가난한 시인의 마음이라고 하는 것 아닐까요?
가난한 마음에는 사소한 것들도 늘 기쁨일테니까요~
좋은 것이 많아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 적어도 그 것을 발견할 수 있어 행복하다
인향님의 댓글이 더 시적인 느낌이 나네요...^^
시는 원래 어떤대상에 마음을 심어 표현하는 작업이니까요.
@유리상자 ㅎㅎ 주워들은 소리죠~^^
내가 좋아하는 詩
바람 불으소서
비올 바람 불으소서
가랑비 걷히고
소낙비 내리소서
행길이 바다되어
님못가게 하소서
이래서 바람과 비.인가?
행길이 바다되어
님 못가게 하소서~ ^^
오늘 계탓네요 ㅎㅎ
詩잔치상 받은 이 풍요~
흰눈도 좋고 님못가게 바다되는 시도 좋고...빵긋.
@인향만리 내 만약 한 천년전 그세상에 태어났다면
이렇게 좋은 날 너 하나 훔쳐업고
깊은산 첩첩한 골로 짐승처럼 숨을걸 그랬다
구름도 단풍에 닿아 화닥화닥 불타는 산을
난 널 업고 올라 맷돼지처럼 숨이 달고
넌 또 내품에 안겨 달처럼 잠들걸 그랬다
한 천년 꿈을 누리어 청산에나 살걸 그랬다
좋아하는 詩
@바람과 비 와~ 멋진 시네요. 누구의 시인가요?
@인향만리
아주 오래전부터 외우고 있던 詩인데 작가는 찿아봐야겠네요
금강이 무엇이뇨
돌이요 물일러라
돌이요 물일러니
안개요 구름일러라
안개요 구름일러니
있고 없고 하더라...
작가는 송강 정철이던가?
詩보다 時調를 더 좋아합니다.
45字 내로 표현하는 절재美
@바람과 비 님
노산 이은상님의
'금강이 무엇이뇨'시조 첫구절 이라네요~^^
시조의 멋에 빠져들게 되면...
마치 술에 취한 듯...ㅋ ^^
빼어난 가는 잎 새
굵은 듯 보드랍고
자짓 빛 굵은 대공
하이얀 꽃이 열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 가람 이병기「난초」에서-
1980년, 이맘때 쯤.....
벙어리 냉가슴 앓듯 살아내는....
광주 변두리 어느 역에서....
https://youtu.be/XYjGcUv9YhA
PLAY
잘 감상했습니다~
위 소개된 시에 오타와 빼먹은 곳이 있어 올립니다.
故 정완영 시인의 '說話調' 라는 시입니다.
내 만약 한 천년 전 그 세상에 태어났다면
뉘 모를 이 좋은 가을날 너 하나를 훔쳐 업고
깊은 산 첩첩한 골로 짐승처럼 숨을 걸 그랬다
구름도 단풍에 닿아 화닥화닥 불타는 산을
나는 널 업고 묏돌처럼 숨이 달고
나는 또 네 품에 안겨 달처럼 잠들 걸 그랬다
나는 범 쫓는 壯漢 횃불 들고 산을 건너고
너는 溫柔의 女神 日月에나 기름 부어
한 백년 꿈을 누리어 청산에 살 걸 그랬다
* 저도 좋아했던 시입니다. 서정과 정한의 극점이 바로 이런 시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