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방역완화 명분 '소상공인 피해, 방역 피로감'에 질타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첫날 29명 발생..생활치료센터도 부족
9일 오전 대전 유성구 엑스포과학공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대전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첫날인 지난 8일 2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가 7월 거리두기 개편 및 방역 완화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소상공인 피해, 국민의 방역 피로감’에 대해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전은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이 이미 동나 인근 지자체로 이송하는 등 초비상 상황을 맞고 있다.
<뉴스1> 취재결과, 대전의 경우 하루 29명이 감염된 것은 지난 6월 말 주민등록인구(145만 6107명) 기준으로 3단계(인구 10만명당 2명 이상)에 준하는 확진자 수다. 7월부터 적용된 새로운 거리두기 단계는 1단계는 인구 10만명당 1명 미만, 2단계는 10만명당 1명 이상, 4단계는 10만명당 4명 이상 등이다.
5개 구별로는 유성구에서 9명의 확진지가 나와 가장 많고, 서구 및 대덕구 각 7명, 동구 4명, 중구 2명 등이다. 연령별로는 20대 7명, 10대가 6명, 취학아동 1명 등 20대 이하가 14명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40대는 6명, 50대는 3명, 30대·60대·80대가 각 2명 등으로 유성구의 교회, 서구와 동구의 노래방, 대덕구의 요양원 등지에서 감염이 발생했다.
9일 전국적으로 1316명이 확진자가 발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수도권이 990명(서울 503명, 경기 405명, 인천 82명)으로 전체의 75.2%를 점유했고, 충청권은 96명(충남 52명, 대전 29명, 충북 14명, 세종 1명)으로 7.3%를 차지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 정부는 오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 사적 모임이 사실상 금지되고 결혼식과 장례식도 친족만 참석할 수 있게 됐다.
9일 대전 유성구 엑스포과학공원 선별진료소에서 방역요원이 시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News1 김기태 기자
비수도권에선 부산과 함께 유이(唯二)하게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고 있는 대전의 상황은 수도권에 비해선 덜하지만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다.
일단 오는 21일 2단계를 적용할 대전에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학부모들은 2학기 각급 학교의 전면등교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겠느냐라는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편으론 대전시가 7월 정기인사에서 보건복지국장과 감염병관리과장을 교체하는 등 코로나 사태 컨트럴타워 역할을 할 인력을 대거 교체한 것도 발빠른 대응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전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송 모 씨는 “수도권은 벌써 거리두기를 최고 단계인 4단계로 높인다고 하는데 광역시인 대전은 방역도 느리고 대책도 느리다”라며 “감염자가 자꾸 나오는데 도대체 뭘하는 건가”라고 질타했다.
이 모 씨도 “경제 위축이 우려된다면서 7월부터 방역을 완화한다고 했는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이야말로 경제를 위축시키는 근본 요인이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방역에 따른 시민들의 피로감 역시 확진자가 급등하는 데 다른 피로감이 휠씬 크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 경증 또는 무증상 확진자를 격리하는 생활치료센터 부족은 물론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대전지역의 잔여 병상은 ‘0’다.
85개 가용 병상(충남대병원 22개, 대전보훈병원 34개, 을지대병원 24개, 건양대병원 5개)이 모두 차 충남 당진, 충북 청주와 상주 등지로 이송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최근들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이 이미 동이 난 상태”이라며 “이 때문에 중증환자의 경우 인근 지자체로 이송하고 있는 형편이다”라고 말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