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버스를 탔는데 한 남자가 내 앞자리로 걸어와 앉았다.
남자는 매우 피로해 보였고
장미 꽃다발과
케이크상자와 빵봉지를 들고 있었다.
창밖의 거리와 네온사인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나서 보니
내 앞에 앉아있던 남자가
피곤해서 졸다가 그랬는지 땅바닥으로 넘어졌다.
남자는 그 와중에도 장미 꽃다발을 꽉 움켜쥐고
미친 듯이 핸드폰을 찾았다.
넘어지면서 그 충격으로 어디론가 튄 것 같았다.
아무리 찾아도 핸드폰이 안 보이자
그는 비틀거리며 울상이 되어
핸드폰을 찾아 헤맸다.
아저씨, 괜찮으세요? 진정하고 잘 찾아봐요.
너무 안타깝고 위험해서
나도 그의 핸드폰을 찾아보았다.
어느 청년의 발 쪽에
핸드폰이 깔려 있는 것이 보였다.
이런 기생충 같은, 인간 같으니라고...
일부러 지 발 밑으로 깔아놓고 모른척하다니...
이렇게 찾고 있는 거 알면서!!!
설마 내가 발 밑까지 볼 줄은 몰랐겠지.
내가 이래 봬도 물건 찾는데 선수다.
남의 핸드폰 주워서
얼마나 이익을 보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정말 아니지 않니?
얼른 핸드폰을 주워서
남자의 손에 떨어지지 않도록 꼬옥 쥐어주었다.
남자의 손은 퉁퉁 불어 있었고 거칠고 투박했다.
핸드폰을 쥐어주자 그는 씨익 웃으며
고맙다고 재차 말했다.
그의 손은 하루일과를 고단하게 마친
우리 시대 노동자의 손이다.
가장으로서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 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이다.
그는 그의 아내에게 전화를 했고
내릴 때가 되자
장미 꽃다발과 케이크와 빵봉지를 들고일어났다.
아마 오늘 누군가의 생일인 것 같았다.
나도 내리려고 일어났다.
어! 같은 동네 사람이구나.
버스에서 내리니 그가 다시 한번 고맙다며
단팥빵 하나를 주었다.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아빠!" 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그의 아들과 아내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다리를 절고 있었다.
그는 그의 아내를 포옹하며
오늘 하루 종일 뭐 하고 지냈어?
오늘 기쁜 소식 있다. 여보야, 나 봉급 올라갔어.
당신 생일날에 봉급이 올라가서 진짜 기분 좋다.
라고 말하며 세 식구가 오붓하게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동화처럼 참, 예뻐 보였다.
집으로 가는데
노신사가 뒤따라 오며 말을 붙인다.
아까 버스에서 봤다면서...
애기엄마는 저런 남자, 무섭지 않수?
하고 물어본다.
저도 용기를 낸 겁니다.
그 남자가 혹시라도 다쳤을까 봐
걱정이 되어 무서울 겨를조차 없었거든요.
핸드폰을 꼭 쥐어준 건
또 떨어뜨리면 핸드폰을 찾느라고
넘어지고 다칠까 봐서요.
집에 돌아와 생각한다.
더럽혀진 몸은 깨끗한 물로 씻으면 되지만
지식인인 체, 잘난 체하고 겉은 번지르르하면서
약속은 헌신짝처럼 집어던지고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관심도 없고
오직! 자기만 살아갈 궁리를 하며
자기 거를 채우기 위해
남의 것을 갈취하는 사람들과
입과 글로만 선한 척, 똑똑한 척하며
속은 온갖 위선과 가식의 때가 묻은 사람들은
무엇으로 그 마음의 때를 지울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몸만 씻는 것이 아니라 영혼도 씻어야 한다.
정작 무서운 사람은, 사람이 넘어졌는데
겉모습만 보고 괜찮냐고 물어보지도 않는
사람들의 편견과 무관심이 아닐까?
사람은 결핍과 지독한 가난으로도 무너지지만
무관심과 편견으로도 무너진다.
요즘 같은 무시무시한 무더위에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걱정된다.
살기 위해 선택한 길이 죽음의 길이라니
너무도 애통하고 원통한 일이다.
그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기 때문이다.
너무도 슬픈 죽음들이 세상에 널려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별이 된 안타까운 죽음들
천국에서는 부디 고통받지 않고
행복하고 또 행복하길...
나 역시 교통사고, 연탄가스중독등
참 힘든 고비를 넘기고 이렇게 살아있다.
그래서 내 남은 삶은 덤이고 선물이라고
눈물겹게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
모든 순간이
사랑이고 기쁨이고 소중한 일상이다.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
살아있다는 건 가슴 벅찬 전율
생이 빚어내는 그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만끽하려면 명료한 의식의 꽃을 피워야 한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생명을 구한 마음 따뜻한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너무나 좋고
억울하게 죽은 가엾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가슴이 먹먹하다.
서로서로 건강 안부인사로 챙겨주고
이 여름을 잘 이겨나가야 한다.
우리 님들, 더위 먹지 말고 건강 잘 챙기시고
언제나 파이팅!! 입니다.
첫댓글
https://youtu.be/sxXAuL1RObk?si=iqAq_ziCcpOuJCcq
PLAY
https://youtu.be/qqu358S6qaU?si=izweDspCx0lA2jaH
'수와진'
명동 성당 앞에서
노래 부르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 노래 한 곡에
내가 추구하는 인생의
모든 바램이 다 들어있다
참 착한 노래다.....
PLAY
감동입니다
ㅡㅇㅡ
그대의삶이 아름답다고
느끼며 엄지척날립니다
무더운 날씨 건강하시길
ㅡㅇㅡ
엄지척 날려주시니
없던 기운이 팍팍살아납니다
청초 님, 감사합니다
닉이 참 예쁘네요~~
즐거운 일요일 되시길~~
찡합니다 ~~
감동적인 아름다운 이야기 ! 고맙습니다 건강 하시고 즐거운 나날되십시요
제가 더 고맙습니다
그린 님께서도
즐겁고 행복한
일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그 마음이 참 이뻐요.
남편이 공장을
운영하는데 현장이
넓어 더워요.
공간도 넓고 그래서
이마트에 있는 그런
에어컨을 각자 하나씩
배당했어요.
이동하면서 일을 하니
에어컨이랑 같이 이동
하면서 일해요.
다른 사장님들이 보고
놀래요
이게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그렇데 혹시 고장 날까봐
여벌로 4개를 더 주문
했데요.
용접하는 일도 있어
덥거든요.
철판으로 뭐든 만드는
제조업이라 간혹 다치는
일도있어 늘 조심하라고
해요.
버는만큼 직원들에게
베푸는 남편이 존경스러워요.^^
남편분께서 정말
존경받을 만큼
훌륭한 인품을 지니셨네요
같이 사시는 파란여우 님
정말 자랑스럽고
행복하시겠습니다
하시는 모든 일들이
다 잘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네 한수 배웁니다
네~감사합니다
인간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선과악이 존재하는지 보고 갑니다. 참 감동입니다. 잘 봤습니다.
감동어린 마음으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고
활기찬 일요일 되시기바랍니다
'모든 순간이 사랑이고 기쁨이고 고마운 일상이다.'
그렇지요~
저와 같은 마음이어서
반갑고 고맙습니다
지혜님의 글 보니 제 자신이 보는 상대와
상대에게 비쳐질 자신의 거울 앞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언제나 바른 말하고 그 바른 말이 어거지로 변질 되기도 했던
지난 날 삶의 현장에서 저의 모습이 떠 오릅니다
소패는 자신이 괴롭히는 사람의 고통을 모른다지요
그래서 그런 인간에게 걸리면 아니 고용주에게 걸리면
지옥을 맛보지요 그냥 나쁜 사람이라 여겼는데 습관처럼
그렇게 행하는 사람은 병이지요
주변에 많이 있지만 이젠 엮이지 않을 지혜도 쌓였고
또 늙었으니 그들의 먹잇감에서 멀어지기도 했지요
오늘도 지혜님 삶의 외침에 박수를 보냅니다 .
이렇게 말씀하시기까지
인생의 많은 경험을 통해
삶의 지혜와 용기를 배웠으리라
생각됩니다
멋진 운선 님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삶의 지혜는
굴곡진 삶을 잘 살아 온 것에서
얻어진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읽다보니..
네~맞습니다
오늘 하루도
건강과 평화가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 되시기바랍니다
지난번에는 싸가지 없는 녀석들은 콧털을 뽑아
혼내주자고 했는데, 이번에 매너없는 녀석들은
겨드랑이에 청테이프 붙혀서 확~ 떼버릴까요 ?
착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잘되게 우리는 악한 자의 털을 뽑는 정의의
용사들로 뭉칩시다. 아하~ 황금박쥐...앗싸
ㅎㅎㅎ~
악한 자의 털을 뽑는
정의의 용사, 적토마 님~
상상만으로도
너무 재밌습니다
황금박쥐
말씀하시는 거 보니
순수한 소년 같습니다
옛날에 만화영화
재밌는게 참 많았었지요
@삶의지혜
타이거마스크.우주소년 아톰
요괴인간 벰.베라.베로, 달려라 하니...등등 (^_^)
@적토마
열거하신 것 중에
우주소년 아톰하고
달려라 하니
재밌게 봤고
지금 이 나이에도
가슴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는 만화영화는
'들장미 소녀 캔디'
참 재밌게 봤던 만화영화였죠
@삶의지혜
아~ 들장미소녀 캔디...좋습니다.
우리들은 이렇게 세월의 흐름속에
추억은 쌓이고, 휜머리 새치도 늘고...
아무쪼록 주어진 삶의 기간내에서
마음껏 음미하며 살아가봅시다. 화이팅 ~!!
@적토마
고아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굳세게 살며
밝은 미소를 잃지 않고
성격 좋은 캔디는
단순히 만화 속 주인공이 아니라
내 영혼의 소울메이트였지요
남은 시간 잘 마무리하시고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있는 아름다운글......
참 좋습니다~~
저도 몸으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 이다보니
더 그렇습니다
고들빼기 님~
날씨가 정말 덥습니다
언제 어디서 일하시더라도
건강 단단히 챙기시고
무리하시면 안됩니다
자기 것을 채우기 위해 남의 것을 갈취하거나 해치는 사람들,
무관심과 이기심이 만연한 세상 속에서도
누군가는 묵묵히 남을 돕고 배려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편견을 뒤로한 채 손을 먼저 내밀 줄 아는 용기와 진심 어린 행동으로 말미암아
따뜻한 시선 하나가 누군가에겐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평범한 버스 안에서부터 시작된 몇 장면,
읽는 내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었다는...
본인의 심성과 모습을 잘 대변한 듯한 시각적인 첫 번째 삽화를 넣음으로써
글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생각입니다.
글의
핵심 키워드를
잘 정리하는 센스에
엄지척입니다
날씨는 더워도
지치지 않는
알찬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누가 지혜님을 그리도 화나게 하였나요?
'닫지도 말고 긏지도 말라'는 말처럼, 세상에 너무 큰 기대는 하지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베워왔던 대부분의 관념들이 무너지는 이 시대를 맞아,
달리 할 말도 잊어가는 세월입니다.
그래도 각자가 믿는 신념에 따라 부끄럽지 않도록 용감하게 살아야겠지요
편안한 주말되시기바랍니다.~ ㅎ
포도 님의 말씀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오늘 댓글에서는
삶을 달관한듯
원숙한 고수의 냄새가
솔솔 풍기네요
@삶의지혜
고수라니? 그럴리가요.
욕망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으나,
제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자 노력할 뿐입니다.
인천은 모처럼 비가 내려 더위가 조금 덜 하네요.
건강한 휴일 되십시요~ ㅎ
@신포도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는 것...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인정하고
무엇이든 노력하는 것...
그것처럼 아름다운 일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