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돌상에 올릴 수박 카빙을 해보기로 했어요!
첫째는 돌잔치도 해줬는데 둘째는 집에서만 차리는지라
조금 미안한 맘은 아니고 그냥 되게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요 사실 몇 달 전부터 하고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어요
재료선택
우선 수박을 싱싱한 놈으로 골라와요
꼭지 싱싱하고 이왕이면 동그란 녀석이 상에 올려도 보기가 좋다네요~
전 좀 커다란 수박을 골랐어요
통통 두드려보니 아줌마가 참 달고 껍질도 두껍지 않다고 말해주셨어요
카빙하려면 껍질이 좀 두꺼운게 좋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왜 걱정했는지 모르겠어요
껍질 완전 뚜!꺼!웠어요
밑그림
자 먼저 애들 재우고 남편 재웠어요
밤 12시에 수박을 꺼내서 이러고 있어요~
먼저 동그랗게 카빙 할 부분을 그려주세요
실이랑 핀을 이용해서 컴퍼스 대용으로 동그랗게 그려주시면 쉬워요

그리고 전 이름을 새기고 싶어서 글씨체 찾아 요렇게 그려주었어요
글씨 넣을 때

중심점 기준으로 십자로 선을 그리고 같은 크기 네모를 그려서 글씨를 넣었어요
소주잔 등으로 가운데 동그라미를 그려주시고 글자 없는 부분 원만 반으로 나누는 지점을 표시해주세요
말로 하니까 저도 뭔말인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그냥 글씨 없이 하실 분들은

요렇게 표시해주세요
꽃잎들이 피어날 부분입니다~
파기!!
그리고 전 낮에 미리 사놨던 2000원짜리 조각칼을 들고 숨도 안쉬고 글자를 팠어요!

글자가 이쁘게 나와서 정말 뿌듯했어요!
하지만 오래가진 않았어요ㅠ

결자가 망했어요..
글씨를 파고 동그라미도 파주었어요
이제 첨에 동그랗게 그렸던 부분까지 한 번 싹 벗겨주었어요
수박 파셨던 아주머니가 껍질이 얇다길래 얇게 벗겨주었어요
그리고 표시한 선을 기준으로 꽃잎들을 포크 끝댕이로 열심히 그려주었어요

그런데

파고 파고 또 파도 빨강이가 보이질 않았어요
그래요 아줌마 거짓말쟁이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벗기니 표시해둔 선이 다 사라져서
다시 꽃을 그렸어요
꽃 많이 그리지 마세요 그린만큼 고생해요ㅠ

요렇게 그린 선보다 조금 안 쪽으로 칼로 살짝 금을 긋고 파내요

파실때는 수박 가운데 쪽으로 푹 파시지 말고
꽃잎 만드는 기분으로 위쪽을 향해서 입체감 있게 파주어요~
저 조악한 꽃잎이 보이시죠? 괜찮아요 멀리서 보면 잘 안 보여요

꽃잎 다 파고 테두리는 톱니 모양으로 잘라주었어요
가운데는 대충 봉오리모양을 내주었고요
중간에 껍질 한 번 더 깎는 바람에 시간이 오래 걸렸네요
3시간 걸렸어요

멀리서 보니까 쪼금 그럴듯 하지요;;??
돌상 치우고 숭덩숭덩 잘라서 잘 먹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