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김치찌개
조은 이향숙
눈뜨면 걱정
출근하면 또 걱정
하루를 스트레스로 채우고 나면
허기진 나를 본다
누구도 불러주지 않고
누구에게도 속내 보여주지 못할 때
혼자서 당당하게 가는 곳
키 호스크에게 주문하고 계산하고
다시 혼자
음식 나올 때까지 간섭 없는 무법지대
사각 테두리 안에 몸을 가두고
무엇이든 어색하지 않기로
톡 톡 톡
애먼 휴대전화만 귀찮다
5분만 더 끓으면 드세요
귓가로 작은 주문이 걸리고
고개도 들지 않던 나는
김치가 열탕에 몸부림칠 때쯤 국자를 들어
작은 그릇에 옮겨 담는다
후우
국물 끝내준다는 읊조림을 연발하면서
냄비 바닥이 보일 때까지 숟가락을
들었다 놨다
배는 불룩 무아지경이 되는 시간
그냥 김치도 아니고
내 고향 아랫녘에서 자란 해남 배추란다
입안에서 즐거운 쩝쩝
끊이지 않는 30분의 행복에
하루를 담근다
첫댓글 맛있게 들립니다~~해남 김치찌게 먹는 소리?
맛있었어요
김치가 아삭 아삭 하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오늘 점심은 해남 김치찌개로 합니다. 벌써 입에 침이 고이는군요. 시도 참 맛이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ㅎ
건강하시지요?
혼자 먹는 이른 저녁에
시가 한편 태어났어요
감사드리고 건강 기원드립니다^^
고향의 김치 맛에 끓여서 만드는 찌게 맛은 무조건 일품...
녜
그러니까요
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