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1992년 서울 출생, 수필가가 된 여행가. 80여 개 나라를 여행.
현실로 돌아간다면 종종 그리워할 것만 같은 잔잔한 생활
오히려 산골 마을 생활을 하는 동안 마음만큼은 항상 여유롭다. 할 수 있으니,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는 편안한 생활이다. 실체도 없는 무언가에 쫓겨 다니며 피 말릴 이유도 없고, 공상 과학 소설보다 난해한 미래를 상상하며 걱정하고 초조할 필요도 없다. 세탁기를 쓰는 대신 손빨래를 하고, 짧은 거리를 멀리 돌아가야 하는 산길을 걷는 것은 시대착오적이지만, 그만큼 느긋함 속에서 초연히 마음 비울 시간이 만들어진다. 자유롭고 새로운 생각이 들어올 공간이 생겨난다.
중미의 벨리즈 키코커섬에서 찍은 블루홀(바다 한복판에 생긴 거대하고 깊은 웅덩이)
사진 속 카리브해의 모습은 무척이나 맑고 투명해 보인다. 더군다나 높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찍은 것이다. 어딘가 다큐멘터리 채널의 자료 사진으로 쓰여도 손색없어 보인다. 그래서 그 블루홀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가 정말 완벽한 순간에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 이 책 122페이지. 2020년 2월 벨리즈 여행 시 경비행기 투어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당시 투어비로 220달러를 지급한 것 같다
사람의 인생도 여행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비록 사람의 삶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지루하고 따분한 순간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최후에 두르러지는 것은 그 속에 간간이 섞여 있는 특별한 장면일 것이다. 그리고 여행의 몇 가지 장면이 결국 여행 전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처럼, 언젠가는 내 인생의 아름다운 장면들이 내 인생 전체를 더 가치 있고 만족스러운 것으로 느끼게끔 해 줄 것이다.
내가 여행했던 코카서스, 중미 등이 언급되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니 지난날을 되새기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