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혼의 聖藥 **
고해 사제는 사랑이 깊으신 아버지
또 다른 비유를 들자. 인자한 아버지는 잘못한 자식이 자기 잘못을 깨닫고 발 앞에 엎드려 진심으로
잘못을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짓을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이놈이 나쁜 놈이구나, 이놈이 이런 죄를 지었구나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며 멸시하고 분개하고 꾸짖겠는가?
도리어 위로하고 더 사랑하고 더 신용하겠는가?
다음에 몇 가지 실례를 더 들어보자.
어느 날 성 루이지 벨드란드에게 상당히 중죄를 범한 사람이 고해하러 왔다.
그 사람은 완전히 통회했지만 매우 무섭고 부끄러워서 그 죄를 마지막에 고하려 하고 다른 죄를 하나씩
고해하면서 곁눈으로 슬그머니 신부의 얼굴을 보면서 신부가 어떤 얼굴로 자기를 대하는지 살폈다.
성인은 놀란다든지, 이상히 여긴다든지 하는 눈치나 표정이 조금도 없이, 태연히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그는 용기를 내어 가장 더럽고 가장 부끄럽게 생각하던 그 죄를 고해했다.
그때 그가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고백받는 신부가 입술에 미소를 띠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죄를 다 고하고 나자 신부는 눈을 뜨고 매우 친절하고도 자애 깊은 말씨로 다른 고해할죄는 없냐고 물었다. "신부님, 또 한 가지 죄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을 고해할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라고 그는 대답한다.
"어째서 용기가 나지 않소? 지금까지 많은 죄를 용기 있게 고해하지 않았소?"
"아닙니다. 신부님! 그것은 다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범한 죄입니다"
"그렇다면 더구나 좋지 않소? 방금 생긴 죄를 지금 당장에 없애버리면…."
"그렇지만 신부님에 대해 범한 죄인데요."
"내게 대해서요? 더구나 관계없습니다. 하느님께 대해 범한 무슨 죄든지 모두 사해드리려는데
내게 대해 범한 죄가 있다면 왜 우리 둘이 의논해서 사해드리지 못하겠소."
"신부님! 제가 아까 그 큰 죄를 고할 때 신부님이 미소하시는 것을 보고, 제 마음속으로
'이 분은 확실히 나보다 더 큰 죄를 범한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성인은 이 말을 듣고 또 다시 얼굴에 미소를 가득히 지으면서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은혜로 나는 다행히 그런 큰 죄는 범한 일이 없소마는
만일 하느님의 성총이 없었던들 그런 죄를 범했을는지 모릅니다.
왜 내가 미소를 지었느냐 하면, 당신이 통회하는 마음으로 용감하게 또한 솔직하게 죄를 고해하자
당신 마음에서 마귀가 나가고 하느님의 성총이 스며드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너무 기쁘고 너무 반가워서 그랬소" 하였다.
사실 고해 사제의 마음은 다 이런 것이다. 신부들은 고해하는 사람의 죄에 눈을 주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용기와 마음의 준비가 잘 되고 안된 것을 주목하다가, 잘 준비되어 용기있게 고하는 것을 볼 때,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미소로써 그를 환영하고 속으로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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