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이 온 섬을 물들이는 제주의 노오란 봄.
따스한 봄 햇살 속에
계절은 나래를 활짝 펴고 있습니다.
문득 바다가 보고싶어 찾아간 곳은 대평리 해안.
하늘도, 바다도, 마음까지도
맑고 푸르게 열리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형제섬 뒤로는 송악산이 보이고
그 왼쪽으로는 가파도가 드러누워 있습니다.
마라도는 마치 신기루처럼 바다에 떠있습니다.
작지왓.
자갈밭을 제주 사투리로는 작지왓이라고 부릅니다.
씻기고 부딪치며 둥글고 매끄럽게 변한 돌을 바라보노라면
영겁의 세월이 느껴집니다.
또 다른 한쪽에는 거무튀튀한 현무암과
쪽빛 투명한 바다가 어우러져
색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킵니다.
태왁을 띄워놓고 물질하는 해녀들.
바라보는 우리에겐 참 여유롭고 평화스러운 풍경이지만
잠수 끝에 머리를 드러내며 뱉어내는 숨비소리에는
깊고 짙은 삶의 애환이 담겨 있습니다.
바다로 쏟아져 내리는 햇살에 화답하여
은빛 바다는 아름다운 봄빛을 뿜어냅니다.
시선이 머무는 수평선의 끝은
바로 태평양의 한 자락입니다.
그 바다를 응시하는 새 한마리.
새도, 나도
봄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순간입니다.
2007. 3.
제주 대평리 바닷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