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자렛 (NAZARETH)
이스라엘의 비옥한 농경지 이즈르엘 평야 가까이에 있는 작은 언덕에 둘러싸인 도시로 처녀 마리아가 그리스도를 잉태한 곳이다. 베들레헴에서 예수를 낳은 성모 마리아는 이집트 피난 후 남편 요셉과 나자렛으로 돌아와 생활을 시작한다. 예수는 전도활동을 펴시기까지 30년동안 이 곳에서 목수의 아들로 지내셨다. 나자렛에는 서기 326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그의 어머니 헬레나의 부탁으로 마리아의 집터에 교회를 세웠으나 이후 회교도의 점령으로 무수한 붕괴와 재건을 되풀이 했고, 17세기부터 비로소 프란치스코 수도자들이 나자렛은 사는 것이 허락되면서 교회들이 세워지게 되었다.
현재의 나자렛에는 회교도와 크리스천이 반반씩 사는 인구 4만여명의 이태리풍 도시이다. 나자렛의 주요 순례지로는 성모영보 동굴 위에 세워진 성모영보 대성당과 마리아와 요셉이 목공일을 했던 곳에 세워진 성 요셉 성당 그리고예수께서 안식일에 유대교의 시나고그에서 구약성서 이사야서의 메시아 강림에 관한 부분을 낭독하신 시나고그와 마리아 우물 등이 있다.
▶ 주님 탄생 예고 대성당
복음서에 보면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가리켜 ‘나자렛 사람’이라고 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 전까지 오랫동안 그곳에서 사셨기 때문이다. 나자렛은 지형적으로 사방이 야산으로 둘러싸인 지대가 높은 분지로, 다른 도시나 마을과의 교류가 거의 없었던 산골의 작고 한적한 곳이었다. 예수님 시대에도 나자렛은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그래서 예수님을 만난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찾아가서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오.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 라고 했을 때 나타나엘은“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며 무시하였다(요한1,45-46 참조). 나자렛이란 이름은 히브리어 나자르(지키다,수호하다)에서 유래되었으며, 그리스어와 라틴어식 발음을 따른 것이다.
주님 탄생 예고 대성당을 중심으로 형성된 오늘날의 나자렛에는 기원전 200년대부터 유다인들이 마을을 이루어 살았고, 헤로데 대왕 시절에는 요셉과 약혼한 처녀 마리아가 살고 있었다(마태 1,18~2,23; 루카 1,26-27; 2,4 참조),그리고 아기 예수님과 함께 성가정을 이루며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마태 2,19~23; 루카 2,39-52). 공생활을 시작한 후 예수님은 갈릴래아의 여러 회당에서 환영을 받았지만, 나자렛에서만은 환영을 받지 못하고 추방까지 당하였다(루카 4,28-29).
70년 로마군이 예루살렘을 함락시키자 많은 유다인들은 예루살렘을 떠나 갈릴래아 지방으로 이주했는데, 이때 나자렛으로 이주해 온 이들이 점차 늘면서 나자렛은 유다인들의 주거지로 번창하게 되었다. 반면 소수의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은 그 틈바구니 속에서 겨우 연명하다가 5세기 초엽에 비로소 기념 성전을 지었는데, 그것이 바로 주님 탄생 예고 기념성당(성모 영보 성당)이었다.그 후 페르시아의 침략으로 파괴된 성당이 다시 세워졌고, 십자군 시대에는완전히 그리스도인들의 주거지가 되었다. 1125년에 나자렛은 대주교좌가 되었으나, 십자군이 패하면서 결국 1263년에 주님 탄생 예고 성당과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건물이 완전히 파괴되었다. 400여년이 지난 후 그리스도인들이 다시 나자렛으로 들어올 수 있었고, 1730년에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주님 탄생 예고 성당이 자리했던 곳에 조그마한 성전을 다시 지었다.
오늘날 나자렛을 대표하는 주님 탄생 예고 대성당(성모 영보 대성당)은 마리아의 집터였다고 전해지는 곳에 1960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1969년에 완성된 것이다. 이 대성당 안에 잘 보수되어 있는 주님 탄생 예고 동굴(성모영보 동굴)은 헤로데 시대의 가정집으로 마리아가 이곳에서 살았을 것이라고 한다. 고고학적 발견에 의하면 이곳에 3세기경부터 마리아에게 봉헌된 경당이 있었고 그 위에 비잔틴 시대에 성전이 건립되었었다. 이런 전통에 따라 주님 탄생예고 동굴의 제대에는 라틴어로 “이곳에서 말씀이 육이 되셨다” (VerbumCaro Hic Factum est)라고 씌어져 있다. 그래서 이 제대를 주님 탄생 예고 제대(성모 영보 제대)라고 부른다.
▼ 제대 앞면 “이곳에서 말씀이 육이 되셨다” (VerbumCaro Hic Factum 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