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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언 개인전‘오래된 숲’ 서귀포 수망리에서 나무를 키우며 그림을 그리시는 서양화가 현충언 형은 어릴적 내 여자친구에게 '백작부인'이라는 닉네임을 붙여준 선배님이시다. 선배님은 10월 3일부터 10월 9일까지 다섯번째 개인전을 서귀포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연다고 카톡으로 알려 주셨다.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오래된 숲(A Time-honored Forest)’이다. '오래된 숲'은 다름아닌 선배님이 오랜 세월동안 키우고 만들어 온 나무농장 이름이다. 묘한 인연은 또 있다. 형수님은 동가숙서가식 하던 고등학교 시절, 야밤에 친척집을 뛰쳐나온 나에게 가장 예민했던 고3 동안 동생 친우 성훈이와 함께 방을 나누어 쓰게 허락하고 밥을 먹여 주신 분이기도 하다. 지금의 칼호텔 자리인 제주여고 마즌편에 있던 제주의 첫 아파트 '명성아파트'에서 보낸 1년은 나에게 많은 인연을 만들어 주었다.
▲서귀포 수망리 '오래된 숲'에 있는 선배님 화실 창밖풍경
▲'오래된 숲' 150cm-112cm Oil-pastel-on-paper-2015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오일파스텔을 이용한 점묘기법으로 검은 畵紙위에 점을 찍듯이 표현하고 있다. 선배님은 젊은 날 방송국 일을 때려 치우고 1970년대 초부터 나무 키우며 그림 그리는 일에 매달려 왔다. 서귀포 수망리의 나무농원 '오래된 숲'은 황무지같은 땅에 30년동안 선배님의 피와 땀으로 일궈 놓은 필생의 작품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그림도 어쩌면 그간 생애를 다하여 키워온 숲에 대한 선배님의 사랑과 자부심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긴 시간 작은 점을 하나하나 찍어 작품을 완성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조그만 씨앗같은 점이 나무가 되고, 울창한 숲이 되어가는 과정은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오래된 숲’은 선배님의 생애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번 개인전은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의 작품 26점이 전시된다. 점묘로 볼 수 없는 300호 이상의 대형작업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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