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아대륙에 인류가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20만년에서 40만년 전인 제 2차 간빙기부터였다고 추정된다. 그들이 어떤 인종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아마 체구가 작고 곱슬머리를 가진 흑인(Negritos)과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유사한 원시 오스트레일리아인(Proto-Australoids)이 주류를 이루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인종에 속한 부족들 중 일부는 지금도 산악지대 또는 외딴 섬 등지에서 석기시대문명을 그대로 보존한 채 생활하고 있다.
현재 인도의 인구를 구성하고 있는 지배인종은 지중해인(Mediterranean)을 모체로 하는 드라비디아인(Dravidians) 그리고 아리아인(Aryans)이다. 여기서 전자는 기원전 2500년 이전에 인도아대륙에 정착한 이후 수 차례에 걸친 혼혈을 거쳐 현재의 드라비디아인을 형성했다고 추정되지만 후자인 아리아인은 기원전 1500년 이후 약 800년간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인도아대륙에 진입하였다.
또 역사적으로 인도아대륙을 침입하였던 중앙아시아의 인종들 또 그리스인과 아랍인들도 인구를 구성하는 분자들이 되었다. 따라서 인도의 지배인종은 중국이나 아시아 쪽의 인종보다는 유럽인종에 가깝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동북지방에는 고대로부터 우리 민족과 비슷한 몽고인들도 살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인종집단들은 비교적 규제가 심하였던 인종간의 결혼금지 관습으로 인하여 현재까지도 각 집단은 그 인종적 순수성을 비교적 잘 보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북부지방의 사람들과 남부인도의 상층카스트(Caste)들은 키가 크고 피부가 희며 남부인도인들의 대부분은 키가 작고 피부가 검다. 또 우리 나라에도 지역간의 주민의 특성이 차이가 나듯이 인도에도 그러한 경향이 뚜렷하다.
예를 들어 뻔잡(Punjab)사람은 신체 건장하고 용감하며 실질적이고 기계에 잘 적응한다. 또 벵갈(Bengal)사람은 지적으로 우수하고 흥분하기 쉬우며 예술적 감정이 풍부하다. 마드라스(Madras)사람들은 보수적이고 종교적이지만 간혹 과학적 재질을 나타내기도 한다. ’ 등이다.
물론 이와 같은 분류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역 주민간의 기질상의 차이는 무척 뚜렷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정확하다.
2000년 6월 인도정부는 인도의 인구가 10억 명을 돌파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은 1991년에 비해 18.6 %가 증가한 것으로서 해마다 1,700만 명이 늘어난 셈이다. 지난 20년간 출생률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증가한 것은 사망률이 감소한데 큰 원인이 있으며 인구증가율을 낮추려 했었던 인도정부의 노력이 실패한 결과이다.
인도의 인구증가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첫째, 인도의 인구는 세계에서 중국다음으로 많은 것으로서 전체 세계인구의 거의 15%를 차지한다. 바꾸어 말한다면 세계 인구 중 7명중의 하나가 인도인이라는 뜻이 된다. 인도의 국민총생산이 세계총생산의 2%에 불과하다는 면에서 인도는 지나치게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인구밀도는 그 영토가 넓음에 따라 한국이나 일본 또 유럽국가에 비해 높지 않다. 그러나 우따르 쁘라데쉬(Uttar Pradesh)주의 인구는 1억1천 1백만 명으로서 1개 주의 인구가 대부분의 국가보다 더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다. -우따르 쁘라데쉬주보다 더 많은 인구를 가진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일본 등 6개국뿐이다.-
인구밀도는 Km2 당 267명으로 남한의 인구밀도 419.3명에 비해 훨씬 낮지만 중북부 지방의 인구밀도는 비하르(Bihar)주 402명 우따르 쁘라데쉬주 377명, 델리(Delhi) 4,194명 등 인구집중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1921년부터 1951년까지 30년 동안 1억1천만명의 인구가 증가한 반면 1951년에서 1981년까지는 5억6천4백만 명이 증가했다. 즉 30년 동안 인도의 인구는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둘째, 인구증가의 전망을 더욱 암담하게 만드는 것은 현재 인구의 60%이상이 30세 이하의 연령에 있다는 점이다. 즉, 가임 연령의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인구증가의 기하학적 증가가 예상된다. 셋째, 1991년의 센서스결과 인도인의 평균수명은 1971년의 46세에서 54세로 연장되었고 사망률은 19.2%에서 15%로 낮아졌다. 이것은 현대 의학의 보급, 위생시설의 개선 그리고 인구의 대량감소를 가져다주는 기근이 줄어든 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평균수명의 연장과 사망률의 감소는 인구증가의 또 다른 변수로서 작용하는 것이다.
인도의 언어는 인도아랴어족, 드라비다어족, 티벳-버마어족 그리고 호주-아시아어족 등 크게 4가지 어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용인구를 기준으로 볼 때 73%의 인구가 인도아랴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을 사용하는데 이에는 힌디어를 비롯하여 우르두어, 방글리어, 마라티어, 구자라띠어, 우리야어, 빤자비어, 아싸미어, 까싀미리어, 씬디어, 네빨리어, 꽁까니어 등이 있다.
다음으로 큰 어족이 드라비다어족으로 인도 전체 인구의 24%가 사용하며 뗄루구어, 따밀어, 말라얄람어, 깐나다어 등이 이에 속한다. 이외에 티벳-버마어족은 소수로서 인도의 북동부 지역에 퍼져 있으며 호주-아시아어족은 인도 동부지역에 산재해 있다.
인도에서 몇 개의 언어가 쓰이고 있는지 정확히 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1961년의 통계에 의하면 인도에는 103개의 외국어를 포함하여 모두 1652개의 언어가 쓰인다. 그러나 이 수치는 막연히 인도에는 언어가 많다는 정도로 해석하는데 머물러야 한다.
이 통계는 인구조사시 병행된 언어조사의 결과로서 응답자는 자신의 혈통, 지역, 종교, 직업 등에 따라 한 언어의 다른 명칭을 사용하여 응답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힌디어의 경우 97가지의 다른 이름으로 보고되었다. 물론 힌디어에 속하는 모든 방언들이 언어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진정한 의미의 방언인가 하는 문제는 별개의 논의 사항이 된다.
1961년 당시 통계를 보면 일천 명 미만이 사용하는 언어의 수는 1,248개에 이른다. 그리고 당시 일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의 수는 197개로 집계되었다(인도-아랴어족 98개어, 드라비다어족 26개어, 티벳-중국어족 52개어 그리고 호주-아시아족 21개어). 당시 백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는 단지 20개(1971년 기준 33개의 언어)뿐이다.
한편 1971년과 1981년의 통계에서는 각각 221개와 106개의 언어가 사용되는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러한 수치상의 차이는 일차적으로 1만명 이하가 사용하는 언어는 통계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다수의 독립적인 언어들이 방언으로 재분류된 것도 수치가 감소한 원인이 된다.
POI(1992)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에는 공동체 기준으로 325개의 언어가 쓰이고 있다. 물론 이 수치가 인도에서 현존하는 모든 언어의 수치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325개 이상의 언어에 대하여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실제로는 325개의 언어를 헤아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325개의 언어들이 모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인도의 언어 현황을 쉽게 파악하는 방법은 공용어와 지정어를 기준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우선 공용어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하나는 중앙정부의 공용어이다. 인도는 28개 주(州)와 7개 연방직할지로 구성된 연방국가이다. 그 규모는 유럽 못지 않다.
중앙정부의 공용어는 힌디어이며 부공용어로 영어가 쓰인다. 다른 하나는 주(州) 또는 특정지역의 공용어이다. 주의 공용어는 각 주에서 결정하는데 대부분의 주 공용어들은 지정어에 해당된다. 지정어는 인도의 헌법에 ‘인도의 언어들’로 지정된 언어들을 뜻한다. 현재 지정어로 선정된 언어의 수는 18개이며 이들 대부분이 정치나 문화적으로 인도의 언어들을 대표하는 언어들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지정어는 또한 일정 지역 내에서 지배적으로 통용되는 언어들이다.
현재 연방 또는 주의 공용어를 모어로 하는 인구수는 전 인구의 87%를 차지한다. 그러나 개별적인 주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주에서의 이주민과 소수어 인구를 감안할 때 공용어를 모어로 하는 인구수는 평균 74% 정도가 된다. 다시 말해 소수어 인구와 다른 언어지역으로의 이주로 인해 발생한 소수어 집단을 합하면, 일개 주에서 주의 공용어가 자신의 모어와 다른 경우의 인구수는 26%에 달한다.
행정이외의 기타 공공의 매개어로 사용되는 언어들의 수는 다양하다. 가령 신문은 35개의 언어로 발행되며 인도국립문예원(Sahitya Akademi)에서 문학어로 인정된 언어는 22개이다. 교육에서 매개어로 사용되는 언어는 67개이며 방송매체에 사용되는 언어는 104개로 알려져 있다.
인도 지정어의 사용인구 및 이 언어들을 공용어로 채택하여 사용하는 주의 현황은 <도표1>과 같다.
인도의 인구조사는 매 10년 단위로 실시되며 이 때 언어조사도 병행된다. 그리고 조사결과 통계는 그로부터 다시 몇 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우리가 현재 찾아볼 수 있는 통계는 1991년까지의 것이다. 1991년 당시의 인도의 인구수는 8억4천만 명이었으며 현재는 10억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반적으로 언어사용자의 비율은 큰 변동사항이 없으므로 현재의 추정인구수와 과거의 사용자 비율을 고려하면 현재의 언어 사용자수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인도의 언어들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언어는 힌디어이다. 힌디어가 공용어로 사용되는 인도 중부와 북부지방의 이른바 힌디어벨트지역은 델리와 9 개 주를 포함하며 모어인구수는 전 인구의 40%에 해당한다.
힌디어는 범 인도적 성격의 언어로서 힌디어 벨트 이외의 지역에서도 통용이 되며 특히 대도시 지역에서 잘 통용된다. 인도의 다른 어떤 언어도 그 사용자수가 전 인구의 10%를 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힌디어의 비중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97년에 인도독립50주년을 기념하여 인도의 3대 시사지에 의해 실시된 언어설문조사결과를 보면 인도에서 힌디어가 공용어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져왔음을 알 수 있다. 현재 힌디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전체의 40%이지만 힌디어를 말할 수 있는 인구는 66%, 읽을 수 있는 인구는 49%, 쓸 수 있는 인구는 47%, 그리고 이해하는 인구는 71%이다.
이는 독립 당시의 힌디어 사용자가 30% 미만이었던 수치에 비하면 괄목한 만한 성장으로 보아야 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힌디어 상용지역인 북부지역은 94%가 그리고 힌디어에 대하여 가장 저항이 심했던 남부지역은 30%가 힌디어를 이해하고 있으며 북부의 94% 남부의 24%가 힌디어를 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동부지역은 79%가 힌디어를 이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캘커다에서 인도아대륙을 가로질러 서해안의 항구도시인 뭄바이로 기차여행을 하다 보면 인도의 수많은 언어를 만나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인도인들이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상황에 따라 구사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사실 상당수의 인도인들은 숙명적으로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간다. 한 개의 언어만 사용하면서 사는 인도인은 지역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또는 기타 다른 생활 영역에서 자주 고립될 수 있다.
따라서 교육을 받지 못한 다수의 인도인들에게조차도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삶의 기본 요건이 된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두 개의 언어’는 완전히 서로 다른 두 개의 언어일 수도 있지만 동일한 언어의 서로 다른 방언들일 수도 있으며 또는 방언과 표준어의 관계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방언들간의 차이는 때로 의사소통의 곤란을 겪을 정도로 크며 방언과 표준어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인도인들은 모어(母語) 외의 언어들을 교육이나 접촉을 통하여 습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할 경우 자신의 모어를 포함하여 2-3 개의 인도어와 하나 정도의 외국어(주로 영어)를 습득하게 된다.
교육 이외에 타언어와의 접촉을 통하여도 습득하게 되는데 이에는 여러 가지 환경적 요소가 작용한다. 자신의 모어가 지역의 표준어와 거리가 있는 방언인 경우 이들은 관공소나 학교 등 공공기관을 포함한 지역내의 사회활동에서 표준어 사용의 절실함을 느끼게 된다. 더구나 자신의 언어가 소수 부족어인 경우에는 공공기관 이외의 일상활동에서조차 생존을 위한 지역내의 지배적인 언어 사용을 강요받게 된다.
타 언어권으로부터의 이주자나 지역사회의 공용어와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가정의 경우에 바로 집을 나서면서부터 자신의 모어를 잊어야 하는 절박함이 따른다. 1985년부터 실시된 인도 인류학 조사시 병행된 언어조사 결과 보고서인 POI(1992)에 따르면 인도 내 623개의 소수부족집단 중에서 80.26%에 해당하는 500개의 부족들이 자신의 모어 외에 다른 언어를 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어 이외의 언어를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일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인도인들에게 여러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니며 여러 개의 언어들이 통용되는 접경지역이나 도시지역에서 대여섯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인도인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인도인들 개인의 차원에서 여러 개의 언어 사용이 불가피한 것처럼 사회와 국가의 차원에서도 여러 개의 언어 사용이 요구된다. 그리고 사회구성원간에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공용어와 지정어가 선정되고 추진되어 왔다.
공용어와 지정어의 선정과 추진은 인도에서와 같이 여러 개의 언어가 사용되는 사회에서 필요한 일이지만, 상대적으로 이 우월적인 언어목록에 들어가지 못한 언어들과의 갈등을 겪게 되었다. 이는 후자에 속하는 언어집단이 상대적인 불이익을 쉽게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이익은 심리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나 어느 경우든 이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언어운동 또는 언어와 관련된 정치 사회적인 운동을 전개해 왔다.
언어와 관련하여 많은 사회적 운동이 있어 온 것은 언어가 사회성을 갖기 때문이다. 인도와 같은 국가의 틀 속에서 언어를 고려할 때 두 가지 개념이 부각된다. 그 하나는 언어에서 비롯된 개인 또는 집단의 정체성(正體性)이며 또 하나는 사회 구성원간의 의사소통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언어가 기능하는가 하는 실용성의 문제이다.
언어와 관련한 인도 내에서의 정치와 사회적 움직임은 독립이전과 독립이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독립이전의 인도 언어사에서 중심이 되는 사건은 힌디어의 부상과 우르두어의 분리이다.
힌디어와 우르두어는 같은 뿌리를 갖고 있으나 영령인도 시기에 갈등관계를 거치면서 차별화되기 시작하여 결과적으로 두 언어는 각기 다른 문자의 사용, 어휘와 문학적 전통의 차별화, 그리고 종교적 채색화 작업을 통하여 고유한 변별적인 색채를 갖게 되었다.
두 언어간의 갈등은 당시의 통치언어였던 영어의 지배 하에서 힌디어가 차후 인도의 중심적인 언어로 부상하면서 비롯되었다. 힌디어가 중심어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인도 내의 지배계층이었던 이슬람교도들이 선호하는 우르두어와의 갈등을 자연히 갖게 되었으며 이 갈등은 결과적으로 종교와 연결되어 분단의 정치로 악화되었다.
독립이후에는 힌디어의 공용어 추진에 따른 급격한 부상과 지방의 저항, 지정어(指定語) 선정에 따른 지방의 언어들의 언어운동, 언어를 기준으로 한 주의 재편성 등이 주목할 만한 사항들이다.
현재 힌디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전체의 40%이지만 힌디어를 이해하는 인구는 71%로서 인도의 절대적인 언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독립 당시 기준으로 볼 때 힌디어 사용자는 30%정도였지만 기타 인도어 중에서 어느 언어도 그 사용자수가 10%를 넘지 못하였으며 더구나 힌디어는 인도의 중심지역인 중북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통용되는 언어였다. 따라서 힌디어는 가장 적격한 인도의 공용어 후보로 독립이전부터 여론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힌디어를 인도의 공용어로 결정하는 단계에서는 비힌디어 사용자들의 상당한 저항을 맞게 되었다. 1950년 헌법 제정시 힌디어는 인도의 공용어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당시까지 힌디어의 보급이 전 국가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또한 일부 지방의 강한 반발을 고려하여 영어를 부공용어로 채택하였다.
공용어에 대한 논의가 제헌의회에서 진행되고 있을 때(1949년)부터 의회는 힌디어 지지파와 반대파로 구분되었으며, 이 두 파벌간의 갈등은 일반 대중들 사이에도 강하게 형성되었다. 반대파는 주로 드라비다어가 쓰이는 인도의 남부 지역을 비롯한 비힌디어 사용 지역으로 힌디어가 공용어로 쓰일 경우의 상대적인 정치적, 사회적 불이익을 이유로 영어의 사용을 주장하였다.
처음에 영어는 한시적인 사용을 전제로 인정되었지만 이후로 계속되는 지방의 반발, 특히 남부의 따밀나두 주를 비롯하여 벵갈, 아쌈 주 등지에서의 힌디어 반대 운동에 밀려 현재 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다.
현재 공용어 정책은 1976년에 합의된 원칙을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 정부와 힌디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9개 주 및 델리 연방령 사이의 통신은 힌디어로 하고 있다. 이외에 빤잡, 구자라뜨, 마하라싀뜨라 주와 찬디가르, 안다만-니코바르 연방령은 그들 자신의 공용어를 가지고 있지만 중앙 정부와의 통신을 힌디어로 하는데 동의하였다. 그러나 중앙 정부는 나머지 15개주와 4개 연방령과는 영어로 통신한다.
한편 인도의 각 주는 힌디어 또는 주에서 통용되고 있는 언어 중에서 하나 또는 하나 이상을 주의 공용어로 채택하도록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각 주에서는 공용어 정책을 수립, 시행해 왔다. 대부분의 주들이 주의 지배적인 언어를 공용어로 정한 것 외에도 특정 지역에서 특정 집단을 위해 일정한 범위내에서 제 2 또는 제 3의 공용어를 추가적으로 인정하여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도 헌법은 제 8 별항(the Eighth Schedule)에 인도의 언어들을 지정하여 수록하였다. 처음에 지정된 언어들은 14개어로 아쌈어, 벵갈리어, 구자라띠어, 힌디어, 까싀미리어, 깐나다어, 마라티어, 말라얄람어, 오리야어, 빤자비어, 따밀어, 뗄루구어, 우르두어, 그리고 산스끄리뜨어이며 1967년에 신디어가 추가되고 1992년에 3개어(꽁까니어, 네빨리어, 마니뿌리어)가 추가되어 현재 18개어에 이른다.
지정어로 선정된 언어들에 어떤 지위나 혜택이 주어질 수 있는가에 대하여 헌법에 명시적으로 표현된 것이 없으며 지정어에 해당되지 않는 언어들이 법적으로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별다른 사항도 없다. 지정어는 실질적인 지위보다는 명목상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여겨진다.
비록 대부분의 지정어들이 주의 공용어로 쓰이고 있지만 이는 그 언어들이 관련 주의 지배적인 언어들이기 때문이지 반드시 지정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도 헌법에 지정어로 등록됨으로써 인도어로 인정되었다는 상징적 지위와 권한이 부여되었고 이러한 상징성은 실제로 지정어 사용자들에게 자신들의 언어와 공동체가 사회 제도적 지위를 보장받는다는 심리적 자부심과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인도의 지정어로 채택된 언어들을 보면 그 선정 기준에 객관성과 보편성이 상당 부분 결여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힌디어를 비롯한 대다수의 지정어들은 일정지역에서 지배적인 다수에 의해 사용되며 문학 전통과 문자를 보유한 언어들이다. 그러나 산스끄리뜨어는 사용인구 면에서 절대적으로 자격에 미달하나 문화적 전통의 가치를 지닌 고전어로서 인도 주요 문자어들의 근대화 작업에 자원이 되는 언어라는 특성을 배려하여 선정되었다.
우르두어는 비록 지리적으로 분산되어 있지만 다수에 의해 사용되며 동시에 문자와 문학을 갖고 있는 언어라는 점이 고려되었다. 이처럼 지정어 선택 시 언어의 문화적 가치가 지정어 선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씬디어, 네빨리어, 꽁까니어, 마니뿌리어 등은 언어자체의 능력과 가치보다는 정치적인 운동과 배려에 의해 선정된 언어들이다. 이 언어들의 사용인구나 문학적인 가치는 상당수의 비지정어들에 못 미치고 있다.
이처럼 지정어 선정시 여러 기준이 차별적으로 적용되면서 언어 외적인 정치 사회적 배려가 많이 작용하였다. 지정어로 인정받지 못한 많은 언어들은 지정어로 인정받기 위한 언어운동을 전개해 왔으며 정부의 차별적인 지정어 선정과 관련한 정치적인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언어와 관련한 인도의 여러 현상들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언어에 기초한 주의 재편성이다. 군사적 또는 식민 행정 편의에 기초한 영령인도하의 주 편제에 대해 독립 이전부터 인도의 독립운동 지도자들은 언어에 기초한 주의 재편성을 주장하였다.
1905년 벵갈 주로부터 힌디어 사용 지역을 분리시키는 문제가 정부 차원에서 실사된 이후로 재편성 운동은 더욱 활발하게 논의되고 전개되었으며 독립 이전에 이미 인도국민회의에서 언어에 기초한 주의 재편성 방침이 세 차례나 확약되기도 했다.
인도가 독립한 이후 주 재편성의 기준을 놓고 언어중심과 행정중심의 공방이 있었으나 여러 지역의 강력한 압력에 의해 언어를 중심으로 한 재편성이 실시되었다. 1953년 안드라 쁘라데시 주가 마드라스 행정구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필두로 1956년과 1966년 사이에 각 지역에서 지배적인 12개의 언어들을 기준으로 주들이 재편성되었다.
1956년에 8개주(아쌈, 안드라 쁘라데시, 서벵갈, 까르나따까, 까싀미르, 께랄라, 오리사, 그리고 따밀나두), 1960년에 2개주(구자라뜨, 마하라싀뜨라) 그리고 1966년에 1개주(빤잡)가 각각 지정어 중의 일개 언어를 중심으로 편성되었으며 5개주(비하르, 하리야나, 마댜 쁘라데시, 라자스탄, 우따르 쁘라데시)가 힌디어를 중심으로 편성되었다.
신디어와 우르두어는 고유한 주를 갖지 못했는데 이는 인구의 분포와 역사에 기인한다. 산스끄리뜨어는 단지 문학과 문화적 유산의 고전어로 남았다. 물론 모든 주가 언어에만 바탕을 두고 구성된 것은 아니다. 나갈랜드, 메갈랜드, 마니뿌르 그리고 뜨리뿌라 등의 주들은 종족과 경제적 요인에 따라 우따르 뿌라데시와 비하르 주는 역사와 정치적 요인에 따라 그리고 마댜 쁘라데시와 라자스탄 주는 토후국들의 통합과 실질적 배치의 필요성이 작용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들은 주 재편성으로 각자의 고유 지역 언어를 공용어로 선포할 수 있게 되었으며 각 주별로 행정과 교육 등의 제반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동일한 언어가 쓰일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부작용도 뒤따랐다. 주 재편성의 과정에서 빤잡지역의 경우 빤잡어 사용자가 비교적 밀집되어 있는 현재의 빤잡주 지역을 제외한 동부지역의 대부분을 힌디어 사용지역의 주로 내놓게 되었고 이에 대한 불만은 차후 인도 국내의 심각한 정치적 갈등으로 심화되었다.
한편 독립적인 주나 연방령의 위치를 차지하고자 상당한 언어 운동과 정치 운동을 전개했던 많은 언어집단들이 소외 집단으로 밀려났으며, 또한 주 경계선 간에는 2개 이상의 언어가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주 사이의 경계선과 관련한 갈등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처럼 언어를 중심으로 한 주의 재편성은 이질적인 문화 집단 간의 갈등, 그리고 종교 및 언어 정체성과 관련한 여러 문제들을 야기시켰다. 이는 언어 동질성을 중요시하는 연방 구성의 방향과 전통적인 인도 사회의 다원주의적 성격과의 상충에서 비롯되었다.
다인종 다언어 사회의 국가 형성에서 언어 문제는 정치적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고 사회와 지역의 정체성 확립에서도 종교 이상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인도의 정치 지도자들은 언어와 사회 및 지역의 정체성 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사회문화의 다원성을 인정하면서도 단일체적이고 통합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으며 이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겪어 왔다.
합리적인 수준의 해결 방안들이 여러 각도에서 모색되었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인도의 다원적 특성들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조화롭게 발전시키지는 못하였다. 다원적인 사회 문화 구조와 여러 집단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등의 한계성을 넘어 서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힌디어를 비롯한 지정어들의 발전을 원만히 추진하는데 성공하지 못하였다.
인도 정부는 향후 공용어의 강력한 재추진과 동시에 영어 사용의 재검토, 그리고 다원주의적 입장에서 지정어들의 조화로운 발전과 현실적인 소수어 보장 정책 추진 등 산적한 과제들을 남겨 놓고 있다.
첫댓글 인도사람들 언어 빨리 배우던데 다 이유가 있네요. 한글로만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을 언제나 꿈꾸며~~
일순님은 이제 이집트말도 잘 하시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