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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습(襲), 염(殮)
습이란 향탕수(香湯水)로 시신을 정결하게 씻기는 것을 말하는데 남자는 남자가 씻기고 여자는 여자가 씻긴다. 시신의 옷을 벗기고 홑이불로 가리고 물을 따뜻하게 하여 욕건(浴巾)으로 씻긴다. 또 습은 운명한 다음날 하는 것이 원칙이나 운명 당일에 하는 수도 있다.
상주 및 근친자는 햇솜으로 시신을 목욕시킨 후 수건으로 물기 없이 잘 닦고 머리에 빗질을 하고 내상(內喪)이면 버드나무비녀[약 4치 길이]를 꽂는다. 이때 향탕수와 수건은 상체와 하체에 각각 구분하여 사용해야 한다.
염의(殮衣)는 수의(壽衣)라고도 하며 망인이 입는 옷을 말함이니 갈아입혀야 한다.
습과 염의 절차가 중복되는 것 같으나 습은 시신에게 몸을 씻기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히는 절차이고 소렴(小殮)은 저 세상으로 가는 모든 행장(行裝)을 끝내고 소렴금(小殮衾)으로 시신을 싸고 속포(束布)로 묶는 절차이며 대렴(大斂)은 입관하는 절차이니 습, 소렴, 대렴은 연속으로 행하여지는 것이다.
장례식장에서 습이나 염을 할 때는 여러 복인은 장막(帳幕) 밖으로 나가고 상주만 고요히 지켜보기도 한다. 장례식장에 따라서는 습염 광경을 상가측에서 보지 못하게 하는 예도 있다.
(1) 장례용품
관, 수의, 행전, 완장, 두건, 방명록, 요질, 수질, 습신, 짚신, 예단, 복건, 면막수, 병풍, 촛대, 향로, 관보, 향, 명정, 멧베, 횡대, 채반, 대나무, 버드나무, 공포, 만장, 운불, 축문, 소독수, 탈지면, 혼백, 위폐, 양초, 광목, 조객록, 조위록 등
(2) 수의(?衣=壽衣)
연만한 노인이 계신 집에서 윤년 윤달을 택하여 수의를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쓴다. 상을 당한 후에 급히 수의를 만들려면 옳게 만들지 못하게 되고 또한 시간이 걸려서 치장 계획에 차질이 오는 경우도 있다.
예전에는 날을 택하여 친족 중에서 수의를 잘 만드는 분을 지휘자로 모시고 정성껏 만들었으나 근래에는 전통 있는 주단 집이나 장의사가 알선하는 곳에 맡길 수 있다. 수의 준비가 없이 상을 당하였을 때에는 수의부터 서둘러야 하는데 장례식장이나 수의 상점에 수의를 사서 마련한다.
① 수의 감 수의는 비단이나 마직(고운 부포나 베) 등 자연 섬유로 한다. 빛깔은 대개 흰색으로 하지만 집안의 법도 또는 고인의 소원에 따라 화려한 색으로 만들기도 한다.
② 수의의 크기 수의의 크기는 산 사람의 옷보다 훨씬 크게 만들며 겹옷으로 만든다. 수의는 시신을 편안하게 감쌀 수 있어야 염습할 때나 관에 편안히 모실 수 있다. 수의는 실의 매듭을 짓지 않으며 좀이나 벌레가 해친 수의는 쓰지 않는다. 수의의 실은 자연섬유의 실로 해야 한다. 화학섬유의 실을 쓰면 수의는 삭으나 실은 삭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③ 남자 수의 전통 수의는 29가지가 넘는다. 그러나 수의도 간소화되어 가고 있다. 바지, 저고리, 속바지, 두루마기, 모포, 멱목(?目 : 시신의 얼굴을 싸매는 헝겊), 악수(幄手 : 시신의 손을 싸매는 헝겊), 버선, 신, 오낭, 소렴금, 대렴금, 천금, 지요, 베개 등이 있다.
④ 여자 수의 여자 수의가 30가지가 넘으나 오늘날은 그 종류를 줄여 간소화되어 가고 있다. 속곳, 바지, 단속곳, 치마, 저고리, 원삼, 멱목, 악수, 버선, 신, 오낭, 소렴금, 대렴금, 천금, 지요, 베개 등이 있다.
⑤ 오늘날의 수의 ? 복건(幅巾) : 검은 명주베로 만든 모자를 머리에 씌운다. ? 두건(頭巾) : 머리에 씌우는 수건과 같다. ? 망건(網巾) : 머리카락을 싸는 것이니 검은 비단으로 한다. ? 멱목(?目) : 얼굴을 싸매는 것으로 명주베로 사방 35cm 사각에 끈을 다는데 겉은 검은색, 안쪽은 붉은색으로 한다. ? 악수(幄手) : 손을 싸매는 것으로 길이 35cm, 폭 5cm로 한다. ? 충이(充耳) : 새 솜으로 대추씨같이 만들어 귀를 막는다. ? 속옷[內衣] : 속적삼, 속바지를 말한다. ? 겉옷 : 바지, 저고리, 버선, 대님, 요대(腰帶, 허리띠), 행전, 두루마기, 조대(條帶), 대대, 토수(吐手), 신[명주베에 종이를 붙여 만든 신] 등이다. ? 천금(天衾) : 시신을 덮는 홑이불이다. ? 지금(地衾) : 시신 밑에 까는 겹이불이다. ? 속포(束布) : 시신을 묶는 끈으로 한지나 삼베로 한다.
(3) 소렴(小殮)
수의 준비가 끝나면 소렴을 시작한다.
소렴상 위에 지금(地衾)을 편 다음 속포(束布 ) 20마를 7구비로 서려 놓고, 장포(長布) 길이로 깐다. 여섯 사람이 양쪽으로 나누어 서서 시신을 그 위로 옮긴다.
수의를 입히기 쉽도록 미리 장포 위에 겉옷과 속옷을 끼워 깔아 놓고 하의를 먼저 입힌 다음 상의를 입힌다.
남자 시신은 남자가, 여자 시신은 여자가 입히고 염은 남자가 한다. 옷깃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여미고, 고름은 감기만 하고 매듭짓지 않는다. 손은 악수(幄手)로 싸매고 귀는 충이(充耳)로 막고, 명목(暝目)으로 눈을 가려 끈을 뒤로 돌려 매고 머리를 망건(網巾), 복건(幅巾)으로 싸서 덮는다.
이렇게 한 후에 지금(地衾)으로 시신을 싼 다음 길게 놓은 장포 양쪽 끝은 세 가닥으로 조금씩 찢어 좌, 우, 중앙으로 잡아당겨 매고, 가로로 놓은 속포를 일곱 가닥으로 하여 어깨, 배, 엉덩이, 발목 부분을 힘껏 동여맨다. 이때 시신이 반듯하게 되도록 양다리 사이나 팔과 목, 어깨 사이 등에 헌옷이나 창호지 또는 창호지에 싼 황토를 끼워 넣는다.
소렴 설명도(사례편람에서는 가로매를 9폭 썼다.)
이렇게 발에서 머리까지 일곱 가닥을 묶게 되는데 매듭은 한 가닥에 두 개이고 반 가닥이 한 개 합하여 모두 7가닥이 된다.
7가닥은 삼혼칠백(三魂七魄) 사상에서 나왔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광중(壙中)에서 체백(體魄)과 해체(骸體)가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상주는 시신의 동쪽에서 서쪽을 향하고 주부는 시신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한 채 곡을 한다. 죽은 이가 부모일 때는 시신에 기댄 채, 아들이거나 아내일 때는 옷을 잡고 곡을 한다.
(4) 대렴(大殮)
소렴이 끝난 후 시신을 입관시키는 의식을 대렴이라 한다.
관을 시신이 있는 곳으로 옮겨서 지요(관 이불)를 관속에 깐 다음 풀솜을 넣어 만든 베개를 머리가 놓일 곳에 놓고 시신을 관에 넣어 관이불로 시신을 싼다. 이때 머리카락과 손톱?발톱을 깎아 넣어 두었던 오낭 다섯 개를 관의 아래에 넣는다.
고인의 의복(화학섬유로 된 옷은 제외)이나 한지로 싼 황토 봉지 등으로 충관(充棺)하여 시신이 관속에서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천판(관뚜껑)을 덮기 전에 상주와 복인들은 통곡한 후에 은정(아래위를 뽀족하게 깎아 만든 나무못)을 박은 다음 구의(널보)로 관을 덮고 동아줄로 관을 묶는데 이를 절관이라 하고 절관에 쓰는 끈을 절관끈이라 한다. 관을 매는 것은 그림과 같이 하며 시신의 위아래를 표시해서 장사 지낼 때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절관이 끝나면 실외에 나무토막을 깔고 그 위에 관을 안치하고 덮는다. 그러나 장일이 급하거나 실외에 안치할 곳이 없을 때는 실내에 안치하고 병풍으로 가리고 명정을 관의 동편에 세우거나 병풍에 걸쳐둔다.
관을 옮길 때에는 관의 상(上)이 앞으로 향하도록 한다.
전통 상례시는 대렴 후 방이 아닌 집안이나 집 밖에 지감(址坎)하는 경우, 취침전과 이른 아침에 지감 주위를 돌면서 신혼곡을 하고 장사 후에는 남상주만 빈소에서 신혼곡을 하였다.
(5) 장례식장에서의 습과 염
오늘날은 거의 삼일장을 하므로 가능하면 사망한 다음날에 성복까지를 마쳐야 하므로 수의가 준비되어 있으면 사망 당일이라도 소렴을 하고 그렇지 못하면 수의가 준비되는 대로하는 것이 좋다. 시신을 깨끗이 닦고 수의를 입히는 절차를 고례에는 습이라 한다.
수의가 준비되었으면 수의를 입히지만 준비가 되지 않았으면 입던 옷 중에서 천연섬유질로 된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히면 된다.
습이 끝나면 소렴금(小殮衾)으로 싸서 일곱 번 묶는데 매듭 없이 틀어 끼운다. 이렇게 하여 염이 끝나면 깨끗한 백포로 덮어 입관한다.
현대 상례에서 염?습은 장례식장의 염사가 하거나 장의사의 염사가 염과 습을 하여 입관까지 처리하는 예가 많다.
오늘날은 각 가정에서 초상을 치르는 일은 드물고 병원이나 전문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른다. 습과 염은 유족들이 하지 않고 전문 염사들이 담당한다. 유리창을 통해 전문 염사들이 진행하는 고인의 습염 과정을 바라만 볼뿐 유족들의 관여가 일체 배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입관이 끝나면 성복례를 하는 장소로 관을 옮겼다가 성복례가 끝나면 저온 시설이 된 입관실로 옮긴다.
자료:李茂永:한국가정의례<한국예절대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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