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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데이빗"은 1999년 미국 도서협회에서 주최하는 그림책 부분 우수상인 `칼데콧`상을 받은 작품으로 이 책에 나오는 데이빗의 모습은 너무나 개구진 악동입니다. 알라딘이라는 인터넷서점에는 117개의 마이리뷰가 붙어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생각을 해주게 한 셈이네요. 그 공통된 내용 중에 하나는 2-3살된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의 아들도 3살무렵 이 책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아이들이 아마 이 책의 주인공인 데이빗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 책을 보고 데이빗을 따라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 상담이나 육아 현장에서 아이들의 모습에 대해 잘 했다 못했다. 심판하는 경우보다 아이들의 행동를 그대로 되비쳐줌으로써 스스로 그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저의 아들의 경우도 책에 나오는 것처럼 너무 심한 장난을 칠 때 웃으면서 “너, 데이빗이야?”라고 질문하면 아이도 웃으면서 ‘나 데이빗 아니야’라고 장난을 멈추는 대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하 ADHD)를 소개하거나 교육할 때 많이 이용했습니다. ADHD는 만 7세 이하부터 증상이 나타나야만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임신 중에 벌써 태동이 많은 경우도 있고 제가 본 환자 중에는 이미 100일 때부터 부산하게 팔을 흔들고 벽까지 굴러갔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동기 초기부터 부주의 또는 과잉행동, 충동성이 지속적으로 나타납니다. 학교나 집 등 장소에 관계없이 똑 같은 형태를 보이는 것도 하나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만으로는 4-5세 아이들의 경우는 이러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정상적으로 3살부터 5살까지의 아동들은 정상적으로 활동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ADHD와 관련이 많은 전두엽 부분은 사춘기 초까지 계속 발달합니다. 하지만 만 7세가 넘어서도 이러한 행동이 문제를 일으킬 만큼 지속된다면 ADHD를 고려해보아야 합니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을 시 2차적인 많은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부주의 함으로써 받는 질책과 꾸중은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빼앗고 학습은 혼나는 꺼리로 전락되어 흥미를 잃게 됩니다. 친구나 선생님에게 계속 지적 받으면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확고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청소년이 되면서 반항이나 우울, 불안, 물질남용 등 다른 문제를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제가 이 책을 부모나 교사 교육에 사용할 때 꼭 드리는 말이 있습니다. “책 속의 데이빗의 너무나 사랑스러운 표정과 모습은 모두에게 웃음을 불러 일으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행동은 부모나 교사의 화를 일으킵니다. ADHD의 증상을 공부하는 이유는 그 나이를 ADHD 환자라고 낙인 찍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 아이의 행동을 적절한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언어화하여 이해하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행동을 그림책 속의 데이빗처럼 사랑스럽게 볼 수 있는 내공을 쌓아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서 입니다. ”
안돼 데이빗의 2탄 입니다.
학교를 간 데이빗은 ADHD의 학교에서의 증상을 모두 보여줍니다. ADHD의 증상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유치원에서 마음대로 해도 비교적 허용되었던 행동들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부모님들이 처음으로 ADHD를 발견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지능이 좋은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정도까지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4학년 경부터 단순한 과제에서 높은 단계로 이행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커져서 방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데이빗! 또 늦었구나! 아침에 학교 가도록 준비시키기가 어렵고 등교 도중에도 꽃보고 새보다가 지각하기 일쑤입니다.
자리로 돌아가, 데이빗 수업 중에도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돌아다닙니다. 부모님들이 병원을 찾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입니다.
공부 시간에 껌 씹으면 안돼! 데이빗, 그게 무슨 짓이니! 제 자리에서도 계속 움직이고 손장난 칩니다.
데이빗, 손을 들고 말해야지! 데이빗, 차례를 지키지 못하겠니! 충동성으로 순서나 차례 지키기가 어렵고 지시나 규칙을 잘 따르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나댄다. 말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
데이빗, 한눈 팔지 마! 부주의 증상은 쉽게 놓쳐지는 증상입니다. 여자 아이들은 과잉행동이나 충동성 없이 부주의만 주된 경우도 있는데 공상이나 백일몽에 잘 빠지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너희 둘 다 똑깥이 잘못했어! 또래 관계에서도 문제가 많이 생겨 친구가 없거나 따돌림을 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에서 선생님은 청소 후 데이빗에게 스티커를 줍니다. 스티커 제도는 행동치료의 한 가지 방법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상처나 모욕을 주지 않고 원하는 행동으로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에 한 가지입니다. “산만한 우리 아이 어떻게 가르칠까?”-샘터-을 참고 하세요.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 “수고 했다.” 이것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 가르치고 키우는 선생님과 부모님들이 자기 자신에게 해주어야 하는 격려겠죠.^^
서울대 소아정신과 임상강사 이주현 |
첫댓글 감사히 담아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