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을 시작하면
처음에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품성교육일 것이다.
지식을 쌓기 위한 공부는 일단 제쳐 두더라도
아침 일과를 예배나 성경일기로 시작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암송시키는 것도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의 뜻에 맞는 사람부터 되자는 취지일 게다.
그러나 말씀읽기와 품성교육에 할애되는 시간에 비해서
아이들의 변화가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것 같아 아쉽다가도
오늘과 같은 일을 만나면
그러면 그렇지.. 하는 뿌듯함이 생긴다.
겨울철에 운동량이 아무래도 감소하는 것을 걱정하던
영우 친구들엄마의 제의로 영준이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매주 하루 한시간 가량 동생들을 데리고 축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주는 거다.
영준이는 출석부를 만들고
반환점으로 사용할 볼링핀과 축구공을 챙기고
영우를 데리고 집 앞 잔디 마당으로 나갔다.
걱정이 되어서 나가는 영준이에게 몇가지 충고를 했다.
"아이들이 말을 안들으면 타임 아웃 정도는 괜찮을거야"
"안돼요 엄마. 오늘은 첫 시간이니까 말을 안들어도 봐주고
차라리 가정 통신문을 써보내야 겠어요"
으잉? 웬 가정 통신문? 속으로 웃음이 나왔지만
네가 선생님이니 잘 알아서 하라고 격려를 했다.
조금 후 영서를 데리고 나가보니
영우 친구 엄마들이 반색을 하며 반긴다.
"아니 영준이가 어쩜 저렇게 잘해요?"
"진짜 축구선생님보다 더 잘 하는것 같애요!"
"이집 큰 아들 하나는 끝내주게 낳아 놨다니까."
영준이는 어와나에서 배운 것을 응용한 건지
동생들 줄을 세우고 한명씩 나오게 해서 핀을 돌고 오게하는 둥
내가 봐도 제법 짜임새 있게 축구교실을 펼치고 있었다.
"홈스쿨을 해보세요.
우리 영준이 뿐 아니라 홈스쿨 하는 아이들은
동생들을 끝내주게 데리고 논다니까요."
진짜다. 얼마나 영준이가 멋진 선생님을 하고 있던지...
누가 홈스쿨 하는 아이들 사회성을 걱정하는가?
난 영준이를 홈스쿨 모임이 아닌 곳에 데려 가면
영준이가 참 변했다는 말을 곧잘 듣는다.
의젓해지고 밝아졌단다.
정말 기쁘다.
오랬만에 보는 사람은
다른 집 아이 키가 컸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듯이
성품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늘 함께 있는 우리는 크게 느끼지못해도
일년 전 우리 영준이를 본 사람은
지금의 영준이를 보면 한눈에 알게 될 것이다.
우리 영준이가 얼마나 의젓해졌는지
얼마나 성품이 편안해졌든지를....
부족한 나를
아들을 다 망쳐놓을 뻔 했던 무식한 엄마인 나를
홈스쿨로 인도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아 주님 사랑합니다.
첫댓글 wow !! 창조스쿨의 창의성을 본받고져 합니다. 체육-리더쉽-공동체- 이웃관계-성품-부모공경 종합과목입니다.
짝짝짝! 요즈음 영준이의 인기가 이곳저곳에서 급상승하고 있군요. 좀 더 있으면 인기관리 어렵겠는데요? 함께하는 우리들에게 기쁨의 소식이네요. 가정통신문을 좀 자주 받더라도 어떻게 우리 하영이는 낄 수 없을지! 우리 아들이 이 사실을 알면 형이 있는 영우가 무척 부럽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