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세 번째산문집 발간 - 두 번 피는 꽃
* 들어가며 *
‘비워진 길 위에서 그리움을 줍다 ’
가을바람이 인다. 그리도 뜨겁던 한여름 뙤약볕이 훌쩍 지나고 가을을 머금은 청량한 바람이 불어온다. 자연도 마음도 천연색으로 물들어가는 이 가을, 가을풍경 한 모금에 단풍처럼 붉어진 달뜬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허리가 휘어지도록 흔들어대는 구절초 꽃이 만발한 시월이면 귀소본능일까 고향을 그리는 시간이 많아진다.
어느 날부터 먼 곳이 잘 보이고 가까이 있는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미간을 찌푸려야 할 나이가 되니 지난날의 정서, 그 시절의 풍경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바쁘다. 저무는 노을빛에 가을빛이 짙어지고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물결이 서걱거리고 있는데 아직도 마음이 봄 한가운데 머물고 있는 것은 그리움 때문일 게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산골 다랑이 밭도, 펄럭였던 비닐도 보기 드문 풍경이지만 우리의 정서, 우리의 멋이 담긴 아릿한 추억들을 전하고 싶다.
자식은 늘 바람 앞에 등불 같다며 자식걱정으로 사셨던 어머니. 낡고 오래된 영사기를 통하여 재생되던 흐릿한 흑백영화처럼 빛이 바랬지만 내 기억 속에 조재하는 이미지는 언제나 생생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추억하는 게 뭘까? 조각조각 흩어진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추억들을 소환하여 되새김하는 것일지 모른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자맥질하면서 모든 분들과 공감하고자 소중히 간직한 추억들, 가슴 밑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보물 상자를 열었다. 어르신들은 밤새 문밖에 있던 복이 아침에 제일먼저 대문을 여는 사람에게 복이 온다고 했다. 그 믿음을 기대하며 제일먼저 대문을 열어 복을 끌어안아 보려고 한다. 첫발을 내딛는 마음이 설렌다.
이 가을, 첫 번째 산문집「여자이고 싶어요」, 두 번째 산문집「가을 타는 여자」에 이어 가슴 따듯한 추억과 마음 한구석이 뭉클했던 기억들을 모아 아름아름 엮어 세 번째 산문집「 」묶어 조심스럽게 내 놓는 모습이 못내 부끄럽다.
2020년 가을에 임현택
첫댓글 와우, 축하축하드립니다. 산문저서를 세 권씩이나 내시네요.
그 만큼 생을 치열하게 살아오셨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텁게 쌓여가는 낙엽이 흙을 보다 기름지게 하듯이
생각의 낙엽을 채곡채곡 쌓아가셔 더욱 향상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와 ! 축 하 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지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