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그리움과 설레임으로 차곡 차곡 쌓아 두었던 제주 올레길을 또 다시 걷다.. 제주의 가을하늘 아래 올레꾼이 되어 마주한 눈부신 풍경 그랬다~~ 박하사탕의 설경구가 " 나 돌아갈래 " 플래툰의 윌리엄 데포가 " 이것은 혁명이다 " 라고 외치며 두팔을 번쩍 치켜들었지만 7코스 기점 외돌개의 재홍은 " 와우~ 올레..! " 나도 모르게 두팔이 하늘로 올라 갔지만 설경구와 윌리엄 데포와는 성격 자체가 달랐다... 그들은 절규하며 자유를 갈망하는 안타까움이 밑바탕에 깔렸겠지만 나는 환희와 기쁨이 교차하는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이었으리라... 제주올레 7코스... 너를 위하여 출발하자 마자 서귀포 새섬교와 문섬이 보이고 가을 햇살은 소낙비 처럼 쏱아진다.. 50여개국 외교관이 침까지 흘려가며 극찬했다는 이 길섶.. 과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올레 21개 코스중 한 코스를 추천하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망설이지도 않고 7코스 이 길이 말밥이다(당근이라는 얘기다).. " 동너븐덕" 언덕에서 외돌개 방향이다 바로앞에 보이는 섬바위가 "자리덕" 그 뒤가 "무근덕"이다 "무근덕" 밑 말발굽한 형상을한 해안을 "할미개"라 한다 할미는 만처럼 들어간 곳을 나타내는 제주어다. 제주올레 7코스는 봄엔 아름다운 꽃들이 피고, 가을에는 억새와 갈대가 바람에 날리며 계절의 깊이를 더해 준다. 외돌개에서 시작되는 돔베낭길을 걷다 보면 먼 바다의 아름다운 깊이에 마음은 한참이나 그곳에 머물게 된다.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르는 인적드문 돔베낭길을 걷다 보면 여정의 마지막 날 올레꾼은 집으로 가야 할지 말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봄,여름,가을,겨울 어느 계절이든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리라... 제주올레길을 만든 서명숙 이사장님이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길 " 이라고 표현 한 것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돔베낭길은 아름다운 바다풍경이 끊임없이 눈앞에 들어오고 남녀 누구나가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나무데크로 정리되어 있는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이다. "외돌개" 장군석이라 불리우기도 하는 외돌개는 제주를 찾은 최영 장군과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라 한다. 길가의 풀의 나무와 들꽃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거나 새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걷는다면 또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의 풍경을 놓친다면 길에 얽힌 이야기와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듣지 못한다면, 대체 이 자연의 길을 걷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자연에 대해 다 안다고 자부하지만 아는 것과 체험하는 것은 다르다.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체험하는 것의 10분의 1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그러므로 이 길에서는 느리게 걸어야 하리라. 온갖 해찰을 부리며 걸어야 하리라. 올레길에서는 도달해야 할 목적지 따위는 잊자. 목적지에 가지 못한들 어떠랴. 길을 벗어나 낯선 길로 들어선들 또 어떠랴.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 그 자체가 아닌가. 여행을 떠난 순간 우리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강제윤의 올레 사랑을 만나다 중에서)
그래 맞는 말이다.. 어느 네티즌의 불로그에서 읽은 거지만 올레길을 하루에 두코스씩 걸어서 일주일에 주파 했다는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써 놓은걸 보고 과연 그는 무엇을 보고 느끼고 걸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었다.. 그 행자는 8척 롱다리의 소유자가 아닐꺼구 또 홍길동 축지법으로 날아간 것도 아닐터인데 그렇게 정신줄 놓고 쫒기드시 걸을바에야 차라리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을 돌고 말 것이지 비싼 경비와 아까운 시간을 허비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하기야 나두 젊은 한때 지리산 종주를 하루에 끝내고 자랑한 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올레길과 산악 종주는 별개라 한다면 남한강의 자기 합리화에 기인하는 것일까.. 글쎄~~~ 진행방향 왼쪽으로 보이는 섬이 범섬이다 종점 월평마을까지 줄곧 따라오며 친구하잔다.. 돔베낭길 가는길 한없이 평화롭고 아름답다. 이 길에선 조급할 것도 바쁠것도 없다. 걷다가 힘들면 쉬고 날저물면 그 자리에 멈추면 된다. 어느 해 올레 7코스 돔베낭길에서 바라 보았던 아침 바다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떠오른 해를 고스란히 품은 바다는 흩어졌던 내면의 감성들을 불러 모으고 나는 누구든 붙잡고 그 멎진 풍경을 말하고 싶어 안달이라도 난 심정이 되었었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제일 먼저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난다는 어느이의 말처럼 누구라도 그 길을 사랑하는 사람과 걷는다면 사랑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빨간 우체통이 정겨운 속골해안에 왔다. 이 곳에는 6개의 " STORY 우체통 "이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붉은색 5개와 초록색 1개의 우편배달통은 왼쪽부터 미락원(함께 오고픈 이에게), 가족애(가족에게) 우정(친구에게), 지고지순(문득 생각나는 사람에게), 대의(큰 뜻을 품은 사람에게) 그리고 초록색은 보내지 못할 편지를 넣는 곳이라 한다. 빨간색 우체통에 넣은 편지는 1년 뒤에 보내지고 초록색 우체통에 넣은 편지는 아얘 보내 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젊은 시절의 낭만과 설레이던 추억들을 되찾은 듯 하다... 속골 할머니 집에서 해장라면에 소라 한 접시와 막걸리 한 사발로 점심을 대신하고 수봉로로 들어서며 뒤돌아 본다. 제주올레 7코스는 길목마다 아름다운 사연이 있다는데 김수봉이라는 분이 사람이 다닐 수 없고 염소들만 다닐 수 있는 길을 스스로 홀로 개척하여 올레꾼이 다닐 수 있도록 수봉로로 이어져 올레7코스가 완성되게 되었다고 한다. 한낮의 햇살은 바다에 부서지고 해녀 동상은 그 너머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다. 선명하게 보이는 섬은 작은 포구를 더욱 운치 있게 만들어 주고 어느 게스트하우스의 건물 벽에는 이 곳을 지난 사람들의 흔적 낙서가 빼곡하다. 낙서를 보노라면 저리도 많은이들이 이 길을 걸었구나 싶어 주위를 둘러 보지만 바당올레길은 한적하고 주변에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다. 내가 이 길을 사랑함은 언제 어디서든 아름답고 고요한 정취속에 가슴 한 켠에 슬픔으로 자리한 나의 내면을 들추어 내어 치유하고 사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치며 차곡 차곡 모아 두었던 순간의 깨달음들은 여행의 끝에 섯을때 이 길을 걸었던 이유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해 준다. 때로는 한가하게 또는 분주하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길을 걸으며 추억을 만들고 또는 사랑을 만들었을까 그리고도 또 그리워 하고 있을테지~ 뒤돌아 보니 멀리 서귀포월드컵 경기장의 하얀 지붕과 아름다운 서귀포 시가지 위에는 한라산이 흰구름을 머리에 이고 나를 내려다 본다. 내 안에 범람하던 그리움들이 스치는 바람결에 묻어 한라를 오르더니 또 다시 구름으로 풀어헤쳐져 가을색 연하게 물들고 풀벌레 소리 요란한 여기 바다로 내려온다. 놀멍 쉬멍 간세처럼 꼬닥 꼬닥 걷다 보니 풍림콘도(켄성틴 리조트)의 쉼터 바닷가 유체국에 왔다. 바람개비 휘날리는 바닷가 우체국, 무료로 엽서도 보낼 수 있는 빨간 우체통도 있는데 편지 한 통 써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ctrl+c, ctrl+v처럼 마음대로 복사가 되고 붙여 넣을 수 있는 이메일이 아닌 비록 글씨는 삐뜰 삐뜰 할지라도 이길을 걸으며 느끼고 생각한 감정들을 정성들여 손가락에 힘주어 가며 솔직담백하게 적는다면 받아보는 그 누구라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지 않을까... 길은 이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강정 마을로 이어진다. 해군기지 건설로 사라진 아름답던 비럼구비를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저려온다... 오늘 여정의 종착지이자 올레7코스의 끝 월평포구로 향하며 바라보는 바다는 끊임없이 반짝 반짝 빛을 내며 나의 뒤를 쫒아오고 있다. 걷는 내내 많이도 보았던 바다이기에 이젠 덤덤해 질만도 하건만 바다를 처음보는 어린 아이의 눈빛처럼 옥빛과 금빛을 섞어 내 마음을 황홀하게 한다. 서쪽으로 넘어갈 채비를 서두르는 해는 바다와 내 마음을 금빛으로 물들이고 어디론가 향하는 배는 반짝이는 바다를 가로질러 쉼 없이 달리고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는 가슴까지 울렁이며 발걸음을 멈추어 한없이 바라본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눈과 마음에 담아가기 위해서다. 분명 난 이 바다를 몸살이 날 정도로 그리워할 것이 분명하기에...... 포구에 물드는 노을을 바라보는 나 빛들은 내면의 나를 끄집어 내어 지금 이 순간이 나이고 나의 삶이라 한다. 깨달음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건 이 길에서 난 행복했다. 이 행복했던 기억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한다. 아무도 몰래 꺼내 먹으려는 달콤한 사탕처럼..... 월평마을 아왜낭목 가는 길엔 가을이 왔음을 알리려는 듯 억새꽃이 하얗게 피기 시작한다. 걷고 또 걷고 .... 삶이란 한 번의 삭힘으로 숙성될 수 없는것 가을햇살 찬란한 하늘아래 애잔하게 그리웠던 제주 올레길에서 만난 해안가의 구멍난 돌, 푸른바다 숱한 그리움과 기다림과 정진으로 되새김질 하여야만 한 겹의 연륜을 빛낼 수가 있는것 이보시게나.... 이곳에 오거들랑 부디 잡은손 놓치 말고 함께 걸으시게.... 짧다면 짧고 멀다면 먼 길을 열대야의 햇살과 시원한 바닷바람에 철썩이는 파도소리에 믹스되는 풀벌레들의 오케스트라 들어가며 끝까지 완보한 제주올레 7코스.. 늦어도 괜찮다고 기다려 주는 올레길 행복하라 이 길에서.... 떠날가... 말까... 고민되는 이여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올레길 일단은 걸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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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진 영상과 현장에 있는 듯 착각이 들게 하는 자세한 안내와 느낌들......
여느 여행 잡지 보다 더 멋지게 소개 하셔서 행복한 제주 올래 탐방입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제주는 발 딛는 곳이 모두 관광지라 하지만
걷기 여행지로서의 제주올레는 타의 추종을 불허 하지요
1코스 시흥 광치기 올레에서 시작한 길은
제주 해안을 한 바퀴 돌아
21코스 하도 종달올레로 1코스와 만나게 되었지요.
전 14코스까지 걸었는데
올레길은 유명관광지를 거의 모두 경유하고 있고
제주를 많이 돌아 다니고 또한 자전거 하이킹으로 몇번인가 돌았기에
올레길 전체가 눈감아도 그려지지요..
감동입니다
마치 올레길에 내가 서있는듯한 감동... 그자체 입니다
꼭 한번 걷고 싶은 생각이.....
그렇습니다.
제주올레 탄생의 모태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라고 들었습니다.
당시 제주관광이라 함은 버스를 타고 단체로 바쁘게 몰려 다니며 유명 관광지만을
도는 것이 트렌디 였지만 제주올레길이 만들어 지면서 여행객들을 걷기여행 열풍속으로
몰아 넣게 되지요..
제주올레의 성공은 각 지자체로 하여금 걷는 길 조성에 열을 올리게 만들지만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제주올레를 넘어설 수는 없었죠.
제주올레 중에서도 7코스가 갑이라 한다면 여기에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