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광양의 청매실농원과 마주한 먹점마을은 하동의 매화마을이다. 먹점(묵점)’은 그 옛날 검은 흙이 많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섬진강을 등지고 19번 국도 좌측 가파른 산길로 1.5㎞를 오르면 15가구 20여명이 해발 320~600m의 산기슭에 기대어 옹기종기 모여 산다. 과거 조씨 집성촌이던 이 마을은 하동에서도 오지로 불린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때도 피해를 보지 않을 만큼 외진 까닭에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아 한적하고 여유롭다. 지리산 자락에 터를 잡은 마을 대부분이 그러하듯 협곡을 지나면 부챗살처럼 펼쳐지는 모양새다.
먹점마을은 아랫마을인 흥룡마을을 거쳐 간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은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 그 길 초입부터 매화나무가 빼곡하다. 초여름 땡볕에 짙게 푸른 잎 사이로 고개를 내민 연초록 매실이 탐스럽다. 좁은 길이 열리는 산 중턱부터는 시야가 확 트인다. 드넓은 산속 공간은 순백의 꽃잔치는 없어도 눈앞에 펼쳐진 풍광이 멋스럽다. 산비탈을 깎아 만든 다랑이논과 야트막한 돌담, 곳곳에 세워진 장승,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도 정겹다. 출처: https://naver.me/FqibYur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