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야당 퇴장 속 예결특위 구성 ‘말썽’
11명 중 10명 초선… 위원장․부위원장도
야당 의원 제외… “의정활동 중 이런 일 처음”
건설도시위 8명 중 4명이나 예결특위 포함
같은 시간대 정족수 부족으로 상임위 의결 못해
포항시의회 예결특위가 야당 의원들의 퇴장 속 여당과 무소속 의원들로 구성해 말썽이 되고 있다.
의회는 18일 오전 11시부터 제319회 임시회를 열고 18일부터 2025년 6월까지 운영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예결위원 선임의 건은 전체 33명 의원 중 19명이 참석, 찬성 17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전체 국민의힘 24명 중 6명이 불참했으며, 참석한 국민의힘 18명과 무소속 1명 중에서도 1명 반대, 1명이 기권했다. 찬성표를 던지 국민의힘 의원은 16~17명에 불과했다. 후유증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의회가 선임한 예결특위 위원은 11명이다.
이중 위원장(국힘 비례대표)과 부위원장(국힘 비례대표)이 초선이고, 위원 11명 중 10명이나 초선이다.
3선 의원은 예결특위 위원을 사퇴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회의장을 떠났다.
예결특위 위원 중에는 의회운영위원장과 부위원장, 자치행정위원장과 부위원장이 포함돼 있다.
이들 상임위와 예결특위가 같은 시간대에 열리면 상임위와 예결특위의 부실 심사가 우려된다. 임시회나 정례회에서 예결특위가 열리는 시간대에 대체로 상임위도 진행되기 때문이다.
예결특위는 18일부터 내년 6월까지 7개월 여간 활동한다.
이 기간 2조 6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당초예산안과 1회 추경도 심사한다. 2024년도 결산도 심사하게 된다.
의회의 꽃은 예산안 심사와 조례안 심사, 행정사무감사로 불린다. 이중에서도 예산안 심사는 꽃 중의 꽃으로 일컬어진다.
예결특위 구성에 앞서 야당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민주당 박희정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건설도시위 위원 8명중 4명이 예결특위 위원 명단에 올라가 있다. 이 경우 정족수 5명을 채우지 못해 의안을 의결하지 못하게 된다”며 “다수당의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예결특위 구성의 건을 유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박칠용 의원은 “7년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 본다”며 “운영위원장까지 예결특위 위원으로 들어가 있다. 소가 웃을 일이다. 예결특위 구성의 건을 유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개혁신당 김성조 의원은 “의원들끼리 싸우는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다. 시민들 보기 창피하다”며 “원내교섭단체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원주 의원은 “의회 내에서 의원끼리 날을 세우기 위해 의원이 된 것이 아니라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의원이 됐다”며 의장단 총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문위원을 통해 예결특위 참여 뜻을 밝혔고, 전문위원이 해당 상임위원장들에게 보고했는데도 예결특위 위원 명단에 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포항시의회는 당초예산안이나 추경 심사에 앞서 그때마다 구성해오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이번엔 7개월 운영기간으로 구성했다.
의회 주변에서는 예결특위 구성과 관련, “외부 입김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며 “그간 포항시의회 역사상 이런 일은 처음 본다”고 안타까워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