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수건에 고이 싸서
2026.09.07
高山 스테파노
볼 때마다 그립고
그리울 때마다 보고 싶은
저 깊고 파란 하늘
떨어지기 시작한
버찌 잎새 사이로
나직히 불어오는
비단 바람
보일 듯 말 듯
환한 낮달이
가끔 얼굴 내미는
고요한 가을 구름
강물 따라
억새밭 사이로
게걸음 치는 논게
강 위 갈매기
가슴에 손 얹어
호흡을 조절하고
숨 막히게 느린
뜨거운 모래 위 강물
일렁이는 물결
고요하면서
풍성한 가을 빛
둑 끝으로 해 지자
눈시린 붉은 노을
고향집 삽짝 논
알알이 익은 나락
배고픔에 허리 꺾던
위천 들녘 허허로움
하얀 수건에 고이 싸서
장농 속에 두었다가
귀한 님 돌아올 때
젖은 미소로
따뜻한 마음 담아
정성으로 펼칠지니.
사진: 만경산 쪽 안계평야
첫댓글 벌써 가을이 깊어진 것 같습니다.
네, 아름다운 고향의 가을풍경이 보면 볼 수록 더욱 그립습니다.
네 그쪽이 안계였군요?
안계
의성쪽인가요?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안계 지명은 많이들은 듯
의성군 안계면이지요.
안계평야는 경북 4대 평야로 쌀맛 좋기로 예로부터 알려져 있답니다.
위천과 안계평야
반갑습니다^^
비안이 외가입니다
경화 시인은 나랑 피할 수 없는 인연이구려. ^^
고이 싸서 란 말에 마음이 콩닥여집니다.
저도 고향 친구들과의 만남에
지금의 산들바람과 선한 풍경들을 그림 그리듯 말해주면서 어린 시절을 추억해 보고 싶습니다.
참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고향을 생각하면 이유없이 눈가가 젖는 것은 돌아가지 못 하하는 안타까움 때문이겠지요.
고향산천은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하고 그립고...
특히 없어진 옛날의 많은 것들은 그저 기억 속에만 있으니...
고이 싸서 챙겨두고 싶은 마음이 일어 납니다. ㅠㅠ
벼가 황금들판을 이룬 풍경을 보니
저 논뜰 한가운데 부모님이 환하게 웃고 계시는 듯 합니다.
이렇게 농사를 잘 지었다며 뿌듯해 하시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도 하고요
이 그리움은 치유하지않아도 좋을 불치병입니다.
저 안계평야의 논이 1968년도 초부터 농경지 정리란 정부의 시책으로
대대적인 경지구획 작업이 시작되어 구불거리던 밭의 경계선이 직선으로 정리가 되어
집집마다 리어커로 논밭의 흙을 정리하던 그 때에,
위천 북쪽의 우리 조상논을 전부 경지정리하는 대역사에 참여하여 땀을 흘렸지요.
일꾼들과 어깨를 나란히 삽으로 땅을 파서 리어커에 실어 옮겨서 펴고 고르는 힘든 작업이었고,
대학 재수공부하러 1년간 할아버지 댁에 갔다가, 그냥 밥 얻어 먹을 수는 없어서 육체노동에 참가했었답니다.
거의 두달을 일했습니다. 59년전 스무살 때였지요.
그래서 제게는 안계평야가 더욱 살갑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