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워 회원분들은 ‘르제프 고기분쇄기’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들어본 적이 있다면 2차대전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신 분이고 대부분은 그냥 ‘응? 그 게 뭐지’하는 정도일 것입니다.
영화의 배경 : 르제프 전투(르제프 고기분쇄기)
<배경 설명>
- 르제프 전투- 는 1942년에 있었던 독일군과 소련군간의 전투입니다. 소련군이 공자입장이었는데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전략적인 목표를 달성하는데도 실패합니다. 처절하기로 이름난 ‘동부전선’의 여타 전투 중에서 (제 생각에는)수위를 다툴만한 전투인데 일반인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전투입니다.
대부분의 2차대전 서적, 심지어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에서도 안 나와요.
그나마 ‘독소전쟁사’에서는 “화성작전(르제프 전투)은 주코프 최대의 실패였다.” 정도로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 제목이 <1942Unknown Battle>인가 봅니다.
왜일까? 소련군의 참혹한 실패를 상징하는 전장 중 하나이기도 하고, 독일군은 이 승리의 주역(독일9군)이 1944년에 문자 그대로 녹아버려서 후대에 전달이 잘 안 된 것 같아요. 이 전투를 지휘한 독일군 장군 역시 1945년 전쟁 중에 자살하였습니다.
<영화 감상 >
러시아 전쟁영화를 보다보면, 느껴지는 것이 한 가지 있는데 그 것은 바로 국뽕입니다. 몇몇 영화를 보다보면 ‘아 저건 좀.’하고 고개를 가로 젖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이 영화에 대해 어느 유튜버가 ‘국뽕없는 러시아 영화’라고 소개하였는데 딱 정확한 평가입니다.
여기에 묘사된 소련군은 진정한 강군과는 거리가 있는 어딘가 미숙하고 부조리에 차있는 모습이거든요.
<예시>
1. 상부에 ‘대전차포’달라고 했더니 달랑 기관총분대 보내줌. -.-;;
2. 병사들 식사 추진은 대체 언제 오는 것인가?
3. 1,2번 항목보다 더 황당한 것은 NKVD장교의 칼같은 등장. -.-;;;
4. 어느 병사가 (NKVD장교때문에 황급히 독일 삐라를 걷는)정치위원에게 한 항의
“왜 종이쪼가리(독일군 삐라)를 무서워해야 합니까?”
5. 어느 하사관과 정치위원의 대화
“우리가 여길 차지한 것은 솔직히 운이 좋아서입니다.”
6. 대대장의 독백
“확실히 독일놈들은 전쟁을 할 줄 알아. 봐. 단 6개월만에 서유럽을 먹은 것을.”
위 5,6번 항목과 같은 자조적인 대사는 확실히 다른 러시아 2차대전영화라면 절대 안 나올 말입니다.
7. 그나마 유능한 장교로 묘사되는 중대장의 실수
– 다른 중대 지원을 위해 기관총 발사하라고 하사관 닦달함.
하사관의 대답 “사거리가 안 되어 도움은 안 되고 소리 때문에 우리 위치만 노출될 것입니 다.” -
결국 기관총은 쏘게 되고 하사관 말대로 중대 위치만 노출됨.
여러분도 한 번 보시고 찾아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비극적 오프닝>
제가 볼 때 이 영화의 첫 전투 시퀀스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에너미 앳 더 게이트’에 견줄 만 합니다. 정말 볼만합니다. 한 번 보세요.
<저의 평가>
개인적으로, 러시아 영화 중에 ‘브레스트 요새’와 함께 가장 볼만한 작품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전투 고증역시 상당히 신경쓴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단점 : 영화 끝 자막에서 르제프 전투는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투입될 독일군을 흡수했다고 했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그 자막에 의문이 들더군요. 그냥 당시 참전용사들을 염두에 두고 넣은 내용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작전자체가 너무 엉망으로 끝나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독일인 입장의 2차대전 영화를 하나 소개해볼까 합니다.
첫댓글 아 이거 괜찮더라고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쟁영화는 아니다만, 말씀대로 여타 러시아산 독소전 영화오는 다르게 ‘사람’ 냄새가 나는 영화입니다.
반대는 <T34>... 액션신은 괜찮은데 줄거리, 고증, 개연성, 현실성 죄다 보드카랑 바꿔먹은 놈이죠ㅋㅋㅋ
감사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