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간의 열띤 토론을 재미나게 보고있는 30대 이민 1.5세대 직장인입니다. 퇴근후 심심하여 제 생각도 몇자 끄적여보겠습니다
우선 저도 팁을 주는 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있는 사람입니다. 왜 줘야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다들 준다니 어쩔수 없이 아까운 마음으로 점심에는 보통 10%, 저녁에는 보통 15%정도를 줍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자꾸 서버 (웨이츄리스)에게 서비스를 받았으면 팁은 줘야하는거 아니냐고 하시는분들이 밑에 많이 보이는데,
서버는 서빙하는것이 주된 일 (Duty)이며 그에따른 보수를 받습니다 (wage, income). 서빙하는것 자체가 서비스가 아닌 그분들의 '의무'인셈입니다. 따라서 그들이 서빙에 하는 일 (예: 음식을 나르고, 고객을 응대하고, 고객의 질문에 답하고, 계산을 돕는)은 그들이 식당(혹은 업장)으로부터 받는 보수로 인해 만족됩니다.
팁을 받는 업장들이 많지만 다 얘기할수 없으니 식당만 놓고 얘기하자면,
팁이란 손님의 입장에서 식사를 마쳤을때 자신을 응대해준 서버로 인해 '만족도가 높아 즐겁고 행복감'이 들면 그때 자발적으로 제공할수 있는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서버가 음식을 나르고 물을 따라줬기 때문에 팁을 주는것이 아니라 (그건 서버의 '의무'이기 때문에), 서버가 해야하는 의무 그 이상을 손님에게 제공하고 손님 입장에선 그것으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높은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낀다면, 그땐 손님의 100% 자발적인 행동으로 팁을 주는것이죠. 보통은 서버의 센스나 순발력, 그리고 말투와 태도에서 반영됩니다.
예를들면
예약손님이 아기가 있는것을 미리 묻고 캐치하여 아기의자를 미리 세팅해놓고 테이블 자체도 수유실과 가장 가깝게 준비한다거나,
임산부가 있는것을 보고 저희 가게에 많은 맛있는 논알콜 음료가 있는데 혹시 마실 의향이 있는지 물어본다거나,
손님이 와인을 고르는데있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손님과의 대화를 통해 어느정도 음식에 맞는 와인을 추천해준다거나,
음식이 식을만할때쯤을 어떻게 기가막히게 알고 다시 따뜻한 용기로 바꿔준다던지
등등....
가장 기억에 남는건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커플이 파인다이닝에 들어와서 앉았는데, 남성분이 서버에게 '콜키지와인' 주세요라고 합니다. 콜키지라는것의 뜻을 모른채 어디서 듣고만 와서 애인 앞에서 주문한거죠. 서버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놀라운 순발력을 발휘하며 손님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한 뒤, 주방에 들어가는 척 하면서 주류메뉴를 들고와 '손님, 콜키지 메뉴입니다'라고 합니다. 열어본 손님은 바로 깨닿게 되죠 아 내가 잘못알앗구나! 곧이어 적혀있는 와인을 하나 주문합니다. 서버의 이런 센스와 순발력으로 인해 남성분은 여성분 앞에서 난처한 상황을 모면하게 됩니다....
가끔보면 음식값의 절반을 팁으로 받는 서버들도 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론 위 서버같은 사람은 그럴 자격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공통적인것으론 보통 '내가 묻기 전에 먼저 알아서 내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것을 능숙하게 하는 서버일수록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아질것입니다. 예의있는 태도와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는것은 우선 기본이구요.
한국사람들만 팁에 인색하다고 또 많이 보이는데, 이렇게 말하는사람이 가장 무지한 사람입니다. 요즘엔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해외커뮤니티 레딧에 가보시면 인종차별없이 모두가 열띤 토론중인 핫한 주제임을 알수 있습니다.
문화니까 그냥 따르라고 한다면 왜 아시안 백인할것없이 요즘엔 모두가 이 난리일까요? 그것은 바로 이 문화로 인해 내가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단돈 $5이라도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이로인해 내가 손해를 보고 쌓이면 더큰 손해를 본다는것을 알기때문에 하기 싫어하는것이죠.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다른 문화들은 이정도로 반발을 사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문화라서 그냥 따라야한다고 하는것도, 악습이라고 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하는것도 아니고 저는 그냥 내가 팁을 내는것은 내 자발적인 자유. 이것만 보장되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식당/업체/서버분들의 인식부터 바껴야하는게 순서같네요. 적어도 팁을 내면서 눈치보는 상황 자체를 제공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난 내가 주고싶은만큼 주고, 서버도 뭐 주는건 손님마음이니까. 땡큐바이! 이정도 인식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 계산기에 15, 18, 20% 버튼이 있어도 기타 버튼 누르고 10%주는걸 성격상 별로 스트레스 받지 않기때문에 전혀 눈치안보고 자주 한다지만 아닌 사람이 더 많을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론 센스있는 서비스까지도 아니고 그들에게 주어진 '의무'조차 달성 못했으면서 팁 내놓으라고 하는 서버들은 참....불쌍합니다.
어떠한 문화든 강요되는순간, 강요받는다고 느끼는 순간 안좋은겁니다. 한국에서 제사 문화가 요즘엔 거의 없잖아요? 그냥 문화가 아니라 무려 조상님들부터 내려오던 '전통'이였는데 말입니다. 문화는 법이 아닙니다.
그럼 이만!
첫댓글 역시 논리적이고 그냥 일방통행이 아니라 그런지 더 동의하게 되네요.
아주아주 명쾌한 말씀입니다.
문제는 서버하면 기본임금외에 팁으로 큰돈을 만지기때문입니다 하루에 잘되는 가게에서 쉽게 200불팁만 챙겨가는걸 1년 365일 보았거든요 제가 운영하던 백인레스토랑 ...그당시 카드로 팁찍혀도 서버들이 캐쉬로 받아가는 구조라 제가아는 핀치 술집은 1달에 팁만 2만~3만불나옵니다 생각해보세요 열광할만하죠!!!
그렇게 주는사람들한테 고마워하고 안주는 사람들에겐 아무 생각이 없으면 그걸로 된거라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니 문제지만요
어떤 논란을 종결 시키셨나요 종결자님? 아래 팁 못주겠다는 사람들 불러올까요?
네...한번 불러와주세요 🙏
ㅎㅎ 이정도면 이 사람은 그냥 남의 말을 들을 준비가 안되어있는듯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제 생각과 똑같네요.
깔끔하네요. 만약에 서버분들의 불만이라는것이 글의 예시와 같은 수준 높은 서비스조차 (한국)손님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팁을 안준다는것이라면, 그건 손님들의 인식이 바껴야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글들을 보면 그런것 같지는 않아요.
맞아요. 한인사회라서, fob(...)들이라서 이러는거 아니고 요즘 sns마다 핫한 주제입니다. 오죽하면 tip fatigue란 말이 있겠어요?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직종들은 (ex. 피팅룸 안 고객에게 옷 사이즈 맞춰 새로 찾아다주는 옷가게, 테스팅 해주고 설명해주는 화장품가게 등) 점주가 일에 합당한 대가를 (=시급) 제공하는데, 왜 유독 서빙의 경우엔 손님에게서 직접 그 대가를 찾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이 힘들때 합당한 시급을 지급하지 않는 점주에 대해 불만을 품는게 아니라 손님에게 불만을 품게 하고요. 차라리 시급을 올리고, 그에 맞게 전체적으로 음식 가격도 올려야 한다면 올리고, 손님은 그에 맞게 소비자로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진짜 맛있게 먹었다면 차라리 주방에 직접 팁 꽂아주고 싶네요...
저는 15프로 이상 꼭 팁내는 사람임을 알려드리면서 제 의견을 적어봅니다.
미국은 최저 18프로인데 왜 미국사람들이 더 관대한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지요.
그런데 알고보니 미국에 레스토랑 서버들의 시급이 캐나다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것을 알았는데 보스톤도 6.75불이지요.
어떤 곳은 그보다 더 못한 곳이 나은 곳보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정부에서 아예 서버들의 임금을 팁을 베이스로 하고 책정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캐나다는 이제 서버들의 시급도 일반 노동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팁문화는 하나의 사회적 규범인데, 그것을 받는 분의 입장에서 강제하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글쓴 분의 말씀처럼 정말 손님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팁을 주고 싶은 그런 환경에서 팁을 내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한국분들이 서양 식당에서는 꼭 팁을 15프로 이상 내면서 한국식당에서는 인색 혹은 아예 안내는 그런 마인드는 정말 욕먹을 만한 행동이라 봅니다.
팁없는 최저임금으로 일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팁걱정없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미국이 최저 18%인지는 저도 지금 처음알았네요. 장기적으로 보면 팁은 없어져야 하는 문화가 맞는것 같습니다. Chanson님의 말씀처럼 시급이 많이 오른 요즘은 더더욱 이 주장이 힘을 얻는것 같네요. 전세계적으로 없고 거의 북미에만 있다면, 뭐 없어져도 되는 문화 맞는거같아요 유럽에도 없다는게 참.
글 표현에 "자발적 자유" 아주 좋습니다.
캐나다에서 배운 팁 문화를
한국방문시 고국에서도 여러차례 하게 되었는데
저도 좋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상대도 좋고!
한국에서 택시탈때, 식당 서버, 미용실 미용 후, 세탁소 수선 후..기타 서비스 받고 기분 좋아서 자발적으로 했는데 서로 기분이 좋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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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쉽지 않습니다. 본인이 하는 일들이 의무인지 생각안하고 팁의 절대적인 액수만 생각하는 서버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바뀔수 있다고 봅니다....
전부 맞말이네요! 저도 의아한 점은 wage가 평균이 된 서버에게 왜 아직도 팁 머신이 존재하는지긴 합니다.
로컬친구들한테 물어보면 기분 좋게 나와서 먹으면서 팁 주는게 왜 논란이 되냐는 반응이던데, 팁을 주며 살아왔던 관성 때문일까요? 하지만 기분 나쁜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저나 작성자님이 팁을 주고 있듯이, 안 주면 이상한게 현주소인거 같습니다.
사실 팁을 없애자는 논쟁은 의미가 없어보여요. 이제와 없애자고하면 캐나다내 모든 서버분들이 보이콧하는 일이 한바탕 벌어질거고, 이후 서버는 잡이 아니라 한국처럼 학생들만 하는 파트타임이 되겠죠.
저는 친절하고 센스 좋으면 서버도 Job으로 일할수 있는 이곳의 문화가 없어지지 않길 바래서, 차라리 wage를 낮춰서 프로패셔널한 서비스 팁잡으로 바뀌면 좋겠네요😂 서비스다운 서비스 없이 tip만 바라는 서버도 없애고 소비자도 양질의 서비스를 받으며 모두가 행복하게 외식할 수 있게요. 특히, 콜키지 와인 얘기는 보는 제 기분이 다 훈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