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을 찍을 여유까지는 없었고 사진 기술도 형편없어서 동영상은 아예 찍을 엄두도 못 냈습니다.
다만 같이 가셨던 사진전문기자님께서 촬영하신 동영상이 완성되면 보내주신다니 그때 올리려고 합니다. 기다려 주시길....^^
대신 그림으로나마 미끄러운 코너를 공략하는 방법에 대해 이론적으로 살펴보기로 합니다.(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운전자세)
먼저 핸들과 시트 포지션을 강사의 지시에 따라 조절합니다.
어떤 분이 말씀하시길 운전자의 자세에는 3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1) 택시드라이버 자세: 가능한 의자를 뒤로 밀고 등받이는 뒤로 약간 눕힙니다.(그래야 배가 나와도 편하니까...)
왼팔은 창틀에 걸리고 지루하면 담배도 하나 뭅니다.
핸들은 아무 쪽이나 남는 손으로 잡고 많이 핸들 조작이 필요할 떈 손바닥으로 돌립니다.
2) 초보(김여사님) 자세 : 무서우니까 핸들에 가능한 가깝게 의자를 앞으로 당깁니다.
양손은 핸들에 1시, 11시 방향으을 꽉 잡습니다.
백미러나 사이드미러는 안봅니다. 앞만 보기도 바쁘니까요.
3) serious 한 driver의 자세: 앉은 자세에서 핸들의 가장 먼 부분(윗부분이겠죠?)에 손목을 걸쳤을 때
양 팔꿈치가 약간 구부러지는 것이 좋습니다.
의자의 위치도 양발을 페달에 올려놓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구부러져 있어야 한답니다.
같이 갔던 친구와 저의 평소 운전 자세는 1번과 3번의 중간에서 1번에 가까운 자세였습니다.
30년 이상 운전하던 자세를 굳이 바꿔야하는 이유는 머지않아 밝혀집니다.
핸들잡기)
저를 포함한 많은 보통 운전자들은 cross hand grip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불편하기 떄문이지요.
Cross hand grip 은 스포츠드라이빙에서 권장되는 핸들링 방법으로 핸들(정확하게는스티어링휠)의 3시와 9시 방향을 양손으로 잡고 대부분의 곡선주로에서 이 그립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보통 자동차의 Lock to lock 이 2.5-2.8 회전인데 이 방법을 사용하면 핸들을 중립상태에서 +/- 180도까지 손의 위치를 바꾸지 않고 돌릴 수 있습니다. 즉 한바퀴까지는 커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정도로 대부분의 정상적인 도로에서는 조작이 가능합니다.
만약 그 이상을 돌려야 하는 경우에는 180도 돌린 상테에서 엇갈린 손 중 아랫 부분의 손을 위로 올려 핸들의 12시 방향을 잡아주는 겁니다.그림으로 한번 보시면
이렇게 잡고 시작해서 45도 돌릴 때는

90도 돌리면 그림과 같이 양손이 엇갈리게 됩니다. 그래서 cross hand 인가봅니다.

이 방법은 절대로 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어릴 적에 하던 코끼라 놀이도 아닌데 양팔이 꼬이게 되니 불편하다고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을 왜 프로들은 사용하는 것일까요?
그 해답은 실제 코스 주행에서 바로 느끼게 됩니다.
3) 그림으로 보는 카운터 스티이링을 이용한 커브돌기
미끄러운 길에서 순간적으로 바퀴의 토크를 증가시키면 바퀴가 미끄러지게 됩니다.
다만 요즈음의 자동차들은 전자자세 제어장치 중 traction control 이라는 것이 있어서 미끄러짐이 감지되는 바퀴로 가는 구동력을 차단해서 사고를 예방해주는 시스템이 있고 이번에 탄 아우디 S5 에도 당연히 이 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ESP 버튼(자동차회사마다 부르는 이름은 약간 다르지만)을 길게 눌러 전자자세제어시스템을 해제합니다.
그리고 차량의 속도를 충분히 줄여서 코너로 진입합니다.
트랜스미션은 수동 혹은 스포츠모드로 변경해서 액셀을 밟았을 때 충분한 힘이 나오도록 준비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처음의 진입속도가 너무 빠르면 차량이 아예 조향 능력을 잃게되고 이렇게되면 차는 커브밖으로 나가 버리는 언더스티어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차량의 앞부분이 커브를 돌아나가기 시작하면 코너의 apex 조금 못미치는 장소(차량위치 3)에서 엑셀을 꾹 밟습니다.
이렇게 가속하면 차량의 무게가 뒷바퀴쪽으로 몰리고 앞바퀴의 그립은 감소하면서 차량의 뒷부분이 바깥으로 나가려는 슬립이 발생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시선은 항상 자신이 가고자하는 방향을 보아야 합니다.
차가 미끄러지면 감았던 스티어링휠을 반대편으로 풀어주는 겁니다.(차량위치 5)
그러면 차는 머리부분을 커브의 안쪽으로 향한채로 뒷부분이 미끄러지면서 커브를 돌아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차에서 앞바퀴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느끼는 것입니다,
그립주행이라면 당연히 스티어링휠(핸들)을 꺾는 방향으로 차가 움직여주니까 감이 오겠지만 이렇게 미끄러운 얼음위에서 차가 미끄러지면 순간적으로 내가 핸들을 어느 방향으로 했었는지 우왕좌왕하게 되고 핸들을 이리저리로 돌리게 되는데(강사인 Frank 는 이것을 "Your hands fly over steering wheel"이라는 말로 표현하더군요.) 이것은 사고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저는 수십년 동안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내가 미끄러졌던 가장 큰 이유는 과도한 커브 진입속도 + 미끄러지는 순간의 우왕좌왕한 핸들링이었구나!!"
이쯤되면 조금 전에 말씀드린 핸들 잡는 법(Cross hand)이 왜 스포츠드라이빙에서 유리한지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자신의 차에 있어 앞바퀴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고 위급한 상황에서 당황해서 손이 핸들위에서 우왕좌왕할 가능성이 불어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방법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은 저를 포함한 많은 운전자들이 처음에 말씀드린 운전자세 중 1번이나 2번에 가까운 데 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실제로 강사였던 Frank 는 삼지어 짬짬이 한손으로 카운터스티어링을 하는 재주도 보여주었는데 대부분의 경우 손의 방향을 3시와 9시 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스포츠카의 스티어링휠이 위의 그림과 같은 3 spoke type 인가 봅니다.
Field 에서....
이런 주행은 2일째 내내 이어졌고 드디어 눈구덩이에 쳐박히는 참가자가 속출했습니다.
트랙은 차가 다니는 부분이외에는 전부 50cm 가 넘는 눈으로 뒤덮여 있서 코스를 이탈해도 다칠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트랙터는 바이킹같이 생긴 ,Peter 라는 거인이 몰고오는데 한번 트랙터를 불러 도움을 받을 때마다 목에 건 참가카드에 펀치로 구멍을 하나씩 뚫어야 합니다.
(하루에 몇번 이상이면 더 이상 운전을 못하게 한다는 설이 있지만 이는 사실 무근이고 지금까지의 기록은 3일 동안 17회 구조받은 다른나라 참가자가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우리 수준에 이렇게 급한 커브 구간에세 카운터스티어링이 과연될까 회의적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둘째 날부터 이게 가끔 되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약간 겁나지만 이게 몇번 되니까 슬슬 재미가 나기 사작하는데.....
퍽!!@!!@
저도 드디어 눈위에 올라탔습니다.
무전기에 풀 죽은 소리로 "Frank, This is car number 7. I need a tractor"
Frank 는 농담합니다. " No more free tractor before lunch time. Each tractor will cost 10 Euros."
멀리서 Peter 가 tractor를 몰고 눈위를 마치 에일리언처럼 달려옵니다.
지나가던 정모 기자님이 눈위에 올라탄 우리차를 한정 찍어주고 다시 열심히 달려갑니다.
첫댓글 미니시리즈 같아요...읽을만 하면 다음편에....ㅋㅋ
작년 드라이빙 스쿨에서 배웠던 부분이 읽으면서 계속 overlap되는 듯 싶네요. 눈길 상황에서 더 빛나는 cross hand grip도 그렇고 제 경우는 circuit에서 사고가 났을 때의 상황을 올려주신 설명과 함께 다시 비교해서 머리속으로 떠올려 보게 되네요^^besides, your instructor's sense of humor also makes me smile while reading : ) I'll be looking forward to reading next part of your experience, then~다음편 기대할께요^^두고두고 보면서 운전하면서 참고해야지 다짐해 봅니다~^^
큭 너무재미있어요ㅋ 다음편기다립니다~~
정말 재미있었겠어요.. 다음편이 기다려집니다.. ^^
제가 이번 단풍 달리기에서
동지와 경석이를 천국으로 보낼뻔 했던 이유가 코너진입에서의 핸들링 미숙이었는데 ㅜㅜ 정말 정독해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프랭크 보고 싶어요~ ㅎㅎㅎ 정말 재미있었겠어요~
많은 비용땜시 가지 못한다면 프랭크 초빙해서 각자의 차로 국내에서 드라이빙 스쿨 개최하는것도 썩 좋을것 같아요~~ㅋㅋ
허억~~part3 가 최종회인줄 알았는데요 ㅠ.ㅠ ㄷㄷㄷ
감질맛 나네용~^^
매우 잼나게 읽었습니당~~다음회 벌써 기대되네용~^^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글솜씨가 상당하시네요. ^^b
잘 보았습니다. 약 한달 전 강원도에서 엄청 눈이 많이 온날 그림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적이 있었죠.. 편도 1차선에서 T자 도로 우회전을 하는 순간 뒷바퀴가 미끌어지면서 편도 1차선 중앙 차선으로 차 뒷쪽이 미끌어 지더군요. 순간 진행방향쪽으로 얼떨결(?)에 핸들을 틀고 겨우 자세를 잡기는 했는데 맞은편에 차가 오고 있었다면 더 당황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글을 읽어보니 상황이 이해가 되네요. 콰트로도 미끌어진다고 속으로 불평 많이 했거든요..콰트로라 믿고 좀 과도한 꺽기를 했기는 했지만...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프랭크 초빙하면 참가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