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윤석열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 힘 대표가 저녁식사를 하면서 각종 현안에 대해서 논의한다고 대통령실 정혜선 대변인이 지난 1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고 정부여당에 애정을 가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회동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어떤 자성의 메시지를 내어 놓을지 매우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금년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를 통하여 국민들은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어 윤석열대통령과 국민의 힘에게 강력한 경고를 전달했습니다. 이런 민심을 반영하듯 금년 4월 10일 총선 직후인 4월 3주 한국 갤럽의 여론 조사 결과 대통령 직무수행평가는 “잘하고 있다 23%” “잘못하고 있다 68%”였습니다. 5개월이 지난 9월 2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결과 대통령직무수행 “잘하고 있다 20%” “잘못하고 있다 70%”로 상황이 더 나빠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요약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윤대통령의 전통적인 지지층에서 조차 “잘 봇하고 있다”가 “잘하고 있다”를 훨씬 상회하고 있습니다:
잘하고 있다(%) 잘못하고 있다(%)
(지역별)
대구경북 35 57
부산, 울산, 경남22 68
(연령별)
60대 32 59
70대 37 48
(이념별)
보수 38 53
중도 16 74
(지지정당별)
국민의힘 55 37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 이유 다섯가지.
1. 외교 15%
2. 의대 증원 확대 14%
3. 전반적으로 잘한다 5%
4. 결단력,추진력, 뚝심 5%
5. 주관,소신 5%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 이유 다섯가지
1. 의대 정원 확대 18%
2. 경제,민행, 물가 12%
3. 소통미흡 10%
4. 독단적 일방적 8%
5.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6%
자료출처. 한국갤럽 9월 2주 자체여론조사
4.10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불만이 투표로 표출되었고 그후 5개월이 지난 지금도 전반적인 상황이 악화 일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에서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말한 안이한 논평이 보도되면서 대통령실이 민심이반을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집니다. 국민의 힘 지지자를 제외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전통적인 지지계층에서 조차 대통령 직무수행평가가 50%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비상 상황에 대해서 태연한 논평을 내어 놓으니 국민들은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문재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윤석열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평가가 4.10 총선이후 꾸준히 하향 추세에 있음은 분명합니다. 이 시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여론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 깊숙이 뿌리 박고 자라면 아주 그걸 만한 이유가 없으면 긍정적인 마음에게 좀처럼 자리를 내어 주지 않는 마음의 속성을 깡그리 외면 할 수 있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재와 같은 국정기조로 my way로 일관 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아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윤석열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시절 검사로 재직할 때 불차탁용(不次擢用)되여 관운을 누린 적이 있습니다. 불차탁용(不次擢用)이란 계급의 위계질서를 건너 뛰어 특별히 높은 자리에 발탁된 경우를 말합니다.
역사적으로 불차탁용(不次擢用)된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세종시대에 천민신분의 장영실을 종삼품의 대호군(大護軍)까지 승진시켰고, 아전 출신의 이예(李藝)를 재상급인 동지 추원사(종2품)으로 발탁중용했습니다. 선조(宣祖)는 임진왜란 직전에 이순신을 종6품의 정읍현감에서 7단계를 뛰어넘어 정3품의 당상관인 전라죄수사로 발탁했습니다. 이순신의 불차탁용 뒤에는 유성룡의 역할이 있었던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유성룡은 징비록에서 “내가 장수 될만한 인재로 이순신을 천거했더니, 정읍 현감에서 차례를 몇 개단 뛰어 넘어 수사(水使 전라좌수사)로 임명되었다. 사람들은 그가 갑자기 승진한 것을 의심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사도 약 10단계의 차례를 뛰어 넘어 검찰총장에 발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순신장군이 유성룡의 천거로 발탁된 것은 잘 알려져 있으나 윤석열 검사가 검찰통장으로 발탁되는 데 누가 천거를 했는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알려 진 바 없습니다.
아무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발탁한 윤석열검찰총장이 자신을 발탁한 살아 있는 권력과 정면으로 싸우면서 윤석열 검사의 정체성이 좀 부풀려 진 상황이 전정권하에서 한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에게 윤석열 총장에 대한 환상을 심어 준 덕분에 윤석열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앞서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 되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10월 강서구청장보궐 선거에서 실패하였고, 5개월전 총선에서 거듭 참패 한 후 유권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어준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에 대한 환상에서 점차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윤대통령은 검사시절 자신이 불차탁용으로 전 정권에서 영광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윤대통령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한번도 불차탁용의 인사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지 못했습니다. 또한 윤석열대통령이 후보시절 전두환 권위주의 대통령의 경제치적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한다고 언급하여 오해를 산 일이 있습니다. 그때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전대통령의 경제 치적을 우수한 전 전대통령의 인재발탁 때문이라고 칭송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국정보고와 기자회견때 경제성과에 대한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윤대통령의경제 정책은 필선부민(必先富民)이라는 제왕학의 기본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지금이야 말로 인재를 발탁(不次擢用)하여 필선부민(必先富民)을 시도할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서울의 집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데 당국에서 막연하게 공급 확대 만 외칠 뿐 실효성이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아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매우 염려가 됩니다.
의대생 증원 문제도 의사집단에 무게 중심을 두고 불편하더라도 2인 삼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의사들 수를 늘리는 것이 타당하다 하더라도 의료계의 요구를 경청하고 일부 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사들 참여 없는 무리한 의료 개혁은 공공의 복지를 빙자한 통치자 개인의 고집과 야망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이 있어 마음이 급하더라도 템포를 조절하고 보조를 맞추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도자에 대한 환상이 깨어 지지 않았을 때는 공동체 구성원의 자기가치는 지도자의 정체성과 결부 되여 있습니다. 따라서 지도자에 대한 비난을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 들이고 다른 사람이 지도자의 흠결을 이야기 하면 자신의 대한 비난으로 여겨 인정하기를 거부 합니다. 지금과 같이 공감의 리더십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도자에 대한 비난을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일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회의적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어준 윤석열대통령(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환상으로 인하여 지지자들의 감정적인 헌신 때문에 윤석열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윤석열대통령은 2년 반 동안의 세월동안 지지자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을 보이며 MY WAY를 강행하면서 지지자들은 차츰 환상에서 깨어나 윤석열 대통령의 참모습을 의혹에 찬 눈으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의 본성에는 공감성이 있습니다. 타인에게 공감을 얻으려는 지도자의 노력은 자기통제, 신중, 겸손, 포용의 지혜 등의 사회적인 덕목을 필연적으로 낳게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어렵더라도 공감과 포용의 정치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넛지의 저자인 리처드 딸러(Richard H. Thaler)와 캐스 선스타인(Cass R Sunstein)은 리더가 종종 이른바 근친상간적 증폭(incestuous amplification)에 빠져 상황을 오판한다고 지적 했습니다.
근친상간적 증폭 즉 같은 편끼리 동일한 의견을 서로 강화시켜 결국 판단 착오에 이르게 되는 사례로 이래의 경우를 인용합니다
1961년 4월 4일 존 F. 케네디 대통령은을 비롯해 딘 러스크(Dean Rusk)국무장관, 로버트 맥나마라(Robert McNamara)국방장관, 앨런 델레스(Allen Dulles) CIA 국장 등 전략 참모들이 훗날 ‘피그만사건(Bay of Pigs Invasion)’으로 알려진 쿠바 침공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CIA는 쿠바 망명자들을 동원해 쿠바를 침공하고 봉기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다는 기대 가득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참모들은 아무도 이 계획에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참모들의 침목속에 이 계획은 실행됐고, 결과는 이미 알고 있듯 비참한 실패였습니다. 치욕적인 대가를 치른 후 애초 그 계획이 꺼림직 했던 케네디는 ‘내가 어쩌다 그런 어리석은 계획을 추진했을까’ 라고 한탄했지만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훗날 쿠바 침공을 결정한 비밀회의의 분위기를 역사가이자 보좌관인 아서 슐레진저 2세(ARTHUR Schlesinger,Jr)는 참모들은 그 계획에 의심을 품었지만 자칫 ‘온건파’라는 딱지 붙는 것을 두려워 했고 또 감히 동료들의 시선을 거스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 의심을 적극적으로 개진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단 한 명의 참모라도 반대했다면 케네디가 그 계획을 취소 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프레시안, 2018.03.23)
참고로 쿠바 침공계획은 내국민의 봉기가 동시에 일어난다는 전제가 설정되었으나 실제 상황에서 내국민의 봉기가 일어나지 않아 쿠바 침공계획은 실패했읍니다.
윤석열대통령과 국민의 힘이 처한 엄중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폭넓은 의견교환으로 활로를 개척하고 떠나버린 지자자들의 감정적 헌신을
되찾는 획기적인 전기를 조속히 마련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정관의 치로 역사상 보기 드문 태평성대를 이룬 당태종은 ”군주는 밝고, 황후는 현명하고, 신하들은 곧아서(君明后賢臣直)” 성공할 수 있었다고 후대의 역사가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위정자들은 심기일전하여 국정을 쇄신하는데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잡언 다스리는 일이 제일 어렵다(齊家最難)”는 세종실록(재위 2년 10월11일)을 사족으로 인용하며 위정자에게 드리는 어리석은 시민의 고언(苦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