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만에 밖으로 나와서 산길을 걸었다. 날씨 탓도 있고 컨디션 조절한다고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으로 운동했다. 그렇지만 산책에 대한 갈증은 여전해서 자꾸 마음이 가라앉았다. 산책하는 일이 나에게는 소중한 삶의 일부가 되었다. 에너지 고갈이 되지 않고 언제나 평상심을 잃지 않고 살아 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나를 위로했다. 쉬라고 하는 것이니 그냥 쉬자고 나를 다독였다. 창밖을 바라보는 횟수가 많아지고 그리움이 많아지고 몸이 무거워지는 것이 갈증이 해소가 되지 않아서다. 오늘은 점심을 아들이 좋아하는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나도 색다른 것을 먹으면 기분이 전환 될 것 같았다.
날씨도 화창하고 영상의 포근한 오후다. 요즘 우리 집에는 미니 메추리 오형제가 알을 낳아서 경사가 났다. 신비로운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자그마한 새가 알을 낳는 일이 얼마나 신비로운 일인가. 생명을 낳는 것이다. 정성으로 키우는 아들에게 작은 선물로 햄버거를 사주었다. 아들에게 귀한 선물을 달라고 기도했는데 들어주심에 감사를 드린다. 나의 신은 기다리면 적당한 때에 기적을 보여주심을 나는 믿는다.
햄버거를 아들과 마주 앉아 먹으니 행복하다. 맛있는 것을 함께 먹는 일이 얼마나 축복인가. 건강해서 먹을 수 있으니 그것 또한 감사할 뿐이다. 청포도 에이드를 먹으니 봄이 입안에 가득하다. 오랜만에 햄버거 하나를 다 먹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서 반쪽만 먹고 아들에게 주는데 오늘은 다 먹었다. 샐러드도 다 먹고 청포도 에이드도 홀짝거리며 먹었다. 잘 먹고 컨디션을 정상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 광주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남편이 아직도 목소리가 코맹맹이 소리를 하느냐고 걱정한다. 광주에서 제일 맛있는 ‘옛날 통닭’을 사 온다며 그것을 먹으면 싹 나을 것이라고 위로해 준다, 맞다. 사랑이 필요하다. - 2024년1월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