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고지대 기후변화기지 국내 최초 설립
기후변화 기지에 고정인력 상주하며 모니터링
고지대와 섬지역등 거점별로 기지 확산 필요
스위스의 Alpine Research and Education Station Furka
고지대의 기후변화 조사 관측망
지리산국립공원 세석평전 고지대에 기후변화 조사 및 관측 등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 연구 거점시설(스테이션)이 국내 최초로 개소됐다.
기후변화 대응 연구 거점시설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구상나무(멸종위기종), 가문비나무 등이 서식하는 아고산(亞高山帶, sub-alpine zone,1,600m 내외)지대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축되었으며, 총면적 약 57.7㎡로 지상 1층 규모다.
이번 시설은 점차 고지대등반인구가 축소되어가는 현실에서 기존의 대피소 식당을 개조하여 리모델링한 시설로 5억원 정도가 투자되었지만 향후 기후변화와 식물 생태계의 변화를 상시적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국립공원 거점별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고지대측정관리는 종전에는 측정장비를 메고 등산을 하여 2,3일간 머물며 측정한 후 하산하는 시스템이었다. 이는 일시적이고 매우 일회성적인 측정을 하므로서 측정분석치에 대한 기초데이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측정관리소에는 4명이 상주하며 지속적으로 관측하면서 사물인터넷(IoT) 과 5세대 통신네트워크 등의 최신 정보통신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게 된다. 최적의 국립공원 관리방안을 도출하면서 국립공원 연구원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송신하는 시스템을 통해 과학에 근거한 자료 기반 조사와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고지대기후변화관측소에서는 온도, 습도, 강우량, 풍향, 풍속, 토양수분함량 등의 기상환경을 조사한다. 식물의 개화·개엽·단풍·낙엽 시기, 식물수액 흐름 및 생장량 등을 관측하게 되어 기상청이나 국립환경과학원이 분석하는 시스템과는 차별화된 연구를 하게 된다.(측정장비는 켐벨사이언스제품이다)
고지대에는 멸종위기인 구상나무를 비롯하여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주목, 남한에는 몇 안되는 눈측백과 눈잣나무,눈향나무와 같은 상록침엽수와 활엽수인 사스래나무가 분포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생물다양성이 높은 매우 중요한 생태계지역이다.
최근 아고산대에 서식하는 구상나무의 고사현상이 발생되고 있고 남해지역의 흑범고래와 푸른바다거북의 출현등 기후변화에 매우 민감한 생태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은 상시적으로 접근 및 장기간 머물며 모니터링 하기가 어려운 지형이다.
국립공원공단(이사장 송형근)은 앞으로 설악산 중청봉,오대산 노인봉과 질뫼늪,소백산 연희봉,덕유산 향적봉, 지리산 노고단과 왕등제습지등 국립공원 내 주요 아고산 지역과 한려 소매몰도,다도해 거문도,한라산 진달래밭,다도해 갯벌, 태안갯벌등 섬 과 갯벌 지역에도 연구 거점시설을 추가로 구축하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구축된 연구 거점시설은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유형의 생태계 변화를 비교·분석하고 국제 수준의 생태관찰 시스템을 구축하여 국립공원 등의 보호지역을 대표하는 기후변화 대응 전진기지로 활용된다.
최근들어 강우량이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고 기온의 상승등 이상기후에 대한 조짐이 있지만 기후와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연구분석은 연간 5-6회 정도에 머물 수밖에 없어 체계적인 연구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해당 시설은 국립공원연구원과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가 공동 운영하며, 민간기업 한화솔루션도 환경·사회·투명(ESG) 경영 차원에서 연 3억원씩 3년간(2022년 ~ 2024년) 연구 운영을 지원한다.
이 자금은 시설 근무자(기간제연구원)의 연구활동비(인건비 등) 재정을 지원하게 된다.
이에 대해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는“ 기후변화가 점차 가시적으로 생태환경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싯점에서 고지대 정상에 관측기지를 구축한 것은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생태관측의 전초기지로 유용한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아쉬운점은 국립공원별(거점별)로 우리나라 중심 기업들도 ESG경영의 적극적인 동참을 통해 이같은 시설에 대한 투자와 운영관리를 지원하는 선순환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 이미 해외 유명 국립공원들은 정부와 지자체,기업이 함께하는 공동의 운영시스템을 구축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 함께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사례로는 미국의 Mountain Research Station (로키산맥 고산생태계 모니터링 수행)은 해발고도 2,900m에 위치하고 있으며 콜로라도대학이 운영하면서 주요 동․식물 출현종 등 생물정보 수집 및 학생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T-van Station (美 장기생태연구의 일환으로 고산지역 대기 연구수행)은 해발고도 3,500m에 위치한 곳으로 이미 1958년부터 도입되어 이산화탄소농도 등 대기관측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Finse Alpine Research Center (노르웨이 고산생물 연구 수행)는 해발고도 1,200m 위치하며 고산지대의 조류, 설치류, 토끼, 순록 등 생물다양성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스위스의 Alpine Research and Education Station Furka (알프스산맥 고산식물 연구수행)는 해발고도 2,435m에 위치하며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고산초원식물 연구를 하고 있다.
이곳은 과거 군사기지를 개조한 시설로 바젤대학과 비영리단체가 운영관리를 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사회는 지역 특성에 따른 연구를 현지에서 측정 분석한 모니터링자료를 실시간으로 전송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위한 기초적 자료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좀 더 적극적인 기본적인 연구틀이 필요하다.
이번 국립공원의 기후변화대응 거점시설은 향후 생태환경연구의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경영신문 www.ionestop.kr , 박남식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