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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쉼터 스크랩 옆으로 기는 뿌리 / FOOD ESSAY
ysoo 추천 0 조회 184 17.05.01 18:3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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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ESSAY

 

옆으로 기는 뿌리

 

쌉싸름한 풋것 머위


뒤란의 머위는 앵두나무와 금슬 좋게 동거하는 사이다.

그렇게 서로 주거니 받거니 애정 행각을 펼쳐서인지 해마다 머위의 식구는 놀랍도록 늘어난다.

머위는 다소 습기가 있는 곳에서 무리지어 잘 자란다. 빈 땅에 두어 뿌리만 심어도 세를 불리는 건 문제가 아닐 만큼 번식력이 강하다.


머위는 지역에 따라 머구, 머우라고 하며 한의학에서는 ‘봉두채(蜂斗菜)’라고도 한다. 보통 2월 말에서 3월 초가 되면 땅속 줄기가 뻗어 오르면서 꽃대도 올라오는데, 계절이 더딘 방등골에서는 4월 중순경이라야 꽃대가 올라온다.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피는 것이다.

암수가 딴 그루로 자라서 숫그루의 꽃은 노란색으로 피고 암그루의 꽃은 흰색에 가까운 채소로 자란다.


10여 년 전 된장에 박은 머위꽃 장아찌를 처음 맛봤다.

은근히 품은 꽃향기도 반할 만한데, 꽃으로 장아찌도 담글 수 있다는게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후로 머위꽃이 필 무렵이면 때를 놓치지 않고 숭어리를 딴다.

간장물을 부어 한 열흘 삭혀서 쪽쪽 찢어 먹기도 하고 튀김옷을 살짝 입혀 튀겨 먹기를 즐긴다.
고구마빛을 띠는 어린 줄기와 잎은 겉절이로 가볍게 무치거나 데쳐 무치기도 하고 밥 한 술을 얹어 쌈을 싸면 쌉쌀한 맛이 봄의 미각을 일깨운다.


머위 뿌리는 한의학에서는 기침을 멎게 하는 진해제(鎭咳劑)로 사용한다.

머위는 해독 작용이 뛰어난 식물로 알려졌으며, 물을 정화해 맑게 하는 특성도 있다.

또 차를 끓여 먹기도 하고 술에 담가 약술을 만들기도 한다.


가을에 여자의 검지만 한 굵기로 머윗대가 자라면 국이나 찜이나 반찬으로 볶아 먹는다. 머윗대를 만지려면 손톱 밑이 보기 싫게 까매지는 것쯤은 감수해야 한다.

머위 성분 중에 폴리페놀과 클로로겐산이 있어 자르거나 껍질을 벗긴 부분에 공기가 닿으면 갈색으로 변하므로 날것은 빨리 데쳐 물에 우려야 쓴맛도 적고 연녹색이 곱게 살아난다.


특히 들깨즙을 넣은 머위나물을 무진장 좋아한다. 들깨즙을 넣고 조리하면 머위 맛이 부드러워지고, 특유의 향미를 맛볼 수 있어서다. 그뿐 아니라 섬유질이 많아 콜레스테롤 제거 효과가 크고 불포화 지방산을 듬뿍 지닌 들깨즙과 어울려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머윗대를 넉넉한 물에 삶아 껍질을 벗기고 굵은 것은 가늘게 가르고 알맞게 썰어 물기를 짠다.

삶은 머윗대와 다진 마늘을 들기름에 볶다가 물을 넣고 끓으면 들깻가루와 쌀가루를 넣어 걸쭉하게 한소끔 끓인 뒤 소금으로 간한다. 경우에 따라 양파나 조갯살을 넣고 볶으며, 국간장으로 간하기도 한다.

대합, 미더덕, 새우 등 해산물을 넣거나 당근, 고추, 죽순, 고사리, 미나리 등 채소를 넣기도 한다.

멸치장국 국물을 쓰기도 하고, 다슬기나 우렁이 삶은 물을 육수로 이용하기도 한다. 머윗대들깨볶음, 머윗대찜, 머위나물찜이라고도 한다.


적은 양으로도 물이 잘 드는 머위는 매염제에 대한 반응도 뛰어나다.

계절에 따라 염색에서 차이가 나는데 10월보다 5월에 채취한 잎의 색이 더욱 짙다.

햇볕 알레르기가 있어 볕이 따가워지는 이맘때부터는 목을 칭칭 감고 바깥 활동을 해야 한다. 올해는 머위잎으로 물들인 목수건 한 장을 가져봐야겠다.

 

 

머위잎 간장 장아찌

 

머위잎 간장 장아찌


재료
머위잎 70장
장물-간장 1컵, 물 3컵, 설탕 1컵, 식초 1컵


만들기
① 머위잎은 줄기의 겉껍질을 벗긴 다음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거둔다.
② 장물을 팔팔 끓인 뒤 식힌다.
③ 소독한 용기에 머위잎을 차곡차곡 담고 식힌 장물을 붓는다. 장물에 푹 잠기지 않아도 된다.
그 위에 돌이나 무거운 접시를 올려 30분가량 두면 숨이 죽으면서 저절로 장물에 잠긴다.
④ 어린 머위잎이라 사흘 정도 지나면 먹을 수 있다.

 

 

머위꽃 튀김

 

머위꽃 튀김


재료
머위꽃 12송이, 튀김가루 ½컵, 감자 전분 1큰술, 물1컵, 각얼음 10개, 덧밀가루 2큰술, 튀김 기름 적당량

만들기
① 머위꽃을 살랑살랑 흔들어 씻은 다음 물기를 뺀다.
② 볼에 튀김 가루와 물, 얼음을 섞어 묽은 반죽을 만든다.
③ 꽃에 덧밀가루를 묻힌 다음 튀김 반죽을 입힌다.
④ 180℃로 데운 기름에 ③을 넣어 튀긴다.
⑤ 채반에 건져 기름을 뺀 뒤 한 번 더 튀긴다.

 

 

 

 

사랑스러운 착각의 열매 딸기


한겨울에 딸기가 먹고 싶다는 병든 노모의 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눈밭을 헤매 딸기를 구해드렸다는 효성 지극한 아들의 이야기는 동화 속 허구로 치부되었다.
겨울에 딸기가 날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겨울에 딸기를 만나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닌 세상이다.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재배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노지 딸기가 제법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볼 수가 없다. 비닐하우스 딸기에 밀린 것이다. 비닐하우스 딸기 재배는 1960년대 경남 지방에서 시작되어 80년대에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 과정에서 농민은 가격을 더 받기 위해 남보다 일찍 딸기를 시장에 내려는 경쟁이 벌어졌고, 마침내 11월이면 ‘햇딸기’를 맛볼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닐하우스의 딸기는 인공으로 겨울을 나 계절을 착각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단다.

계절을 착각해 맺은 딸기를 우리는 또 계절을 착각하며 먹는 것이다.


하우스 딸기 재배가 한창이던 1980년대 초에 나는 고등학교를 다녔다. 봄이면 으레 대학 졸업반 학생이 교생실습을 나왔는데 한 달간 정이 담뿍 쌓여 그녀와 헤어져야 하는 게 아쉬워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계획했다.

기차를 타고 밀양 원동의 딸기밭을 갔더랬다. 줄줄이 늘어선 비닐하우스의 규모와 그 안에 탐스럽게 열린 딸기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때 먹은 딸기는 놀라움과 아쉬움이 밴 잊히지 않는 맛이었다.

어느 지역에서는 일종의 입장료를 내고 남녀 대학생이 비닐하우스에서 딸기팅도 한다는 소문도 제법 돌았다. 낭만이 철철 넘치는 대목이다.


함박만 하게 핀 작약꽃 아래에 딸기가 열리기 시작했다. 노지 딸기이며 이야말로 제철 딸기다.

딸기는 토양에 대한 적응성이 뛰어나고 토성을 별로 가리지 않아 집에서 기르는 게 어렵지 않다. 게다가 번식력은 얼마나 좋은지 날마다 차례로 익는 딸기를 수색하는 재미도 여간 쏠쏠한 게 아니다.


딸기는 주로 주스나 케이크, 마멀레이드, 밀크셰이크, 스무디, 아이스크림, 푸딩 등 다양한 후식으로 사랑받는 과일이다. 쉽게 무르는 성질이어서 그중에서도 잼이 딸기 요리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을 것이다.

며칠 따 모아둔 딸기를 비교적 설탕이 적게 들어가고 딸기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콤포트로 졸였다.


딸기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중학교 가정 시간의 실습실 풍경이 떠오른다. 앞치마와 머릿수건을 쓰고 조별로 조리대를 차지한 단발머리 소녀들은 충분히 상기되어 있었다.

제 손으로 딸기잼을 만든다는 사실이 여간 신기하고 설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습실을 장악한 달큼한 딸기 냄새와 집이 아닌 학교라는 공간에서 부엌의 온기를 만끽한다는 비현실감이 야릇한 서정으로 새겨졌다. 물그릇에 한 방울 떨어뜨려 잼이 퍼지지 않으면 완성이라는 가정 선생님의 가르침은 지금껏 잊히지 않는 팁이다.


딸기 대비 30%의 설탕을 넣었다. 막상 설탕을 부으니 이것도 많나 싶게 뜨끔거린다. 단것을 탐미하면서도 설탕 앞에 주눅드는 모순이라니. 혀와 머리가 대립하는 장면이다.

마침 굴러다니는 레몬 한 조각도 마지막에 꾹 짜 넣었다. 달기만 한 딸기 시럽이 레몬즙 한 방울에 빛깔도 더 선명하고 똘똘한 단맛이난다. 매번 옳은 에센스다.


얼마 전 야생화를 정성 들여 가꾸는 어느 펜션의 마당에서 분홍 딸기꽃을 발견했다. 딸기꽃은 흰색이라는 공공연한 인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신기해서 한 포기 얻어다 심었다. 그럴 리 만무하지만 분홍 딸기꽃에서는 분홍 딸기가 열릴지도 모른다는 아이 같은 궁금증을 갖는 봄이다.


글·사진 양은숙(자연주의 생활 스타일리스트, <들살림 월령가> 저자)

 

 

딸기졸임과 팬케이크

 

딸기졸임과 팬케이크


재료
딸기 콤포트-딸기 1㎏, 설탕 300g, 라임 ½개
팬케이크 반죽-밀가루 100g, 설탕 60g, 소금 1g, 베이킹파우더 6g, 달걀 1개, 바닐라 오일 2~3방울,기름 약간

만들기
① 딸기는 꼭지를 떼고 씻어 물기를 뺀다.

손질한 딸기와 설탕, 라임즙을 넣어 버무린 다음 잠시 둔다.
② 냄비에 물과 유리병을 담아 펄펄 끓인 후 식힌다.
③ ①의 딸기에 수분이 생기면 강한 불에서 끓인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면 중간 불로 줄이고 거품은 걷어낸다.

딸기의 과즙이 시럽처럼 걸쭉해질 때 불을 끈다.
④ 소독해 물기를 말린 유리병에 졸인 딸기를 담는다.


⑤ 볼에 달걀을 푼 다음 우유와 바닐라 오일을 섞고 체 친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 설탕을 섞는다.

반죽을 체에 거른다.
⑥ 팬을 약한 불에 달궈 기름을 한 방울 떨어뜨리고 종이 타월로 닦아낸다.

반죽을 한 국자 떠서 팬의 가운데 살며시 떠 올린다. 반죽이 저절로 번지도록 그대로 둔다.
⑦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온 다음 가장자리부터 가운데까지 반죽이 투명해지면 뒤집어 30초간 익힌다.
⑧ 구운 팬케이크를 접시에 담고 딸기졸임을 곁들인다.

 

 

 

선비나무의 기품

 

복사골 가는 길에
동굴 같은 몸을 가진 느티나무를 만났다.
한눈에 귄이 흘렀다.


나는 선비로소이다


무얼하며 살아왔는지
어느만큼 살아냈는지
묻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알아차렸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와 맞짱을 떠도 지지 않을 위엄이다.


나이를 잘 자신 어른에게 경배를 드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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