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잠 자는 아기를 두고 방에서 나와 막 하루를 시작하려는데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농사짓는 집, 아는 언니셨지요.
'어머 웬일이세요?' 라는 제게 다짜고짜 오늘 안바쁘냐 물으시더라구요.
아이 보는 일 외엔 바쁜건 없다고 하니, 함께 목욕탕 가고 점심먹자시네요.
농사를 짓는다는 공통점 아래, 비오는 날은 자주 모이신다며, 제게도 모임 참석을 권유하시더라구요.
더군다나 만남의 취지는 목욕탕가고, 장보고, 그간 못한 헤어스타일도 손보고...
너무나 건전한 모임이네요!!
그러나 백일 안된 우리 딸내미가 허락을 하지 못하는 관계로 목욕탕 조우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점심 자리에 늦게나마 참석을 하게 되었답니다.
우리는 모두 농사를 짓는 가정의 아내, 엄마, 며느리이죠.
날씨가 좋으면 신랑도우러 가는 언니들. 그래서 비가 와야 만남이 성사된다고 해요. ^^
저처럼 도시에서 시집 온 언니들은 동네에 또래가 없다더라구요.
또래가 있어도 바쁜 농사철에는 만나기 힘들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번개처럼 함께 모인답니다.
번개같은 모임에 저도 부랴부랴 언니들의 사랑을 받고자 번개처럼 소모양 쿠키를 만들었습니다.
목욕탕에서부터 이어진 농부신랑 내조하는 이야기이며, 아이 키우는 이야기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시댁과의 이야기. ^^
가끔씩 이렇게 모여 수다라도 실컷하고나야 내일을 살아가는 힘이 더욱 키워지는 우리 여성분들!
만들어간 소모양 쿠키로 한우 한마리씩 드신다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곤 각자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어느 날 우리 신랑이 동네 빨래터가 폐쇄된다는 소식을 듣고, '빨래터에 수다 소리로 돌아가는 짤순이만 한대 있어도, 빨래터가 없어지지 않고 잘 될텐데...' 라며 여성의 수다에 대한 동력 가능성에 대해 들은 적 있는데, 이제보니 커피 한잔 소박하니 마시면서 모여하는 수다야 말로 우리 농산물을 잘 키워내는 힘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묵묵히 화이팅입니다, 다음에 만나 수다를 떨 때까지요~~!! ^^
첫댓글 주부님들의 수다는 농촌의 희망~~음!!!~참 좋아요
이참에 술빛고을 기자로 활동 좀 해줘요~~10원짜리 동전 하나 웁지만~`ㅋㅋㅋ
글구~주천강문학 2012년 문집에 반영하여도~괜찮쥬?!!!~~~
문집에 넣어주신다기래 올린 글입니다. 근데 희망영월에도 나갈텐데 괜찮은지요?? ^^
그럼요~문집은 주천 고장의 문인들이 1년을 결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느곳에 기고를 하였어도 괜찮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