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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벙이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성격이 야무지지 못하고 조금 모자란 듯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꺼벙이는 꿩의 어린 새끼를 '꺼병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못생긴데다 암수 구분이 안된다고 합니다. 이 말이 바뀌어서 현재 쓰이는 꺼벙이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길창덕 선생님이 1970년대 꺼벙이라는 만화를 그림으로써 널리 통용되는 말이 된 것입니다. 저희 세대에서는 학교에서 꺼벙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들을 한 두명 쯤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순진한 듯하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하지만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만물박사이지만, 그리고 굼뜨고 운동을 잘못하고, 다른 아이들이 뭐라고 하는 것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그런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친구들은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억울하게 오해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의 심각한 형태가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이름으로 설명되어 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진단체계를 만든 스웨덴의 정신의학자인 길버거가 쓴 A guide to Asperger’s disorder에 나오는 부분입니다. (현재 분당서울대 병원 소아정신과에서 북리딩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 [서론 한스 아스퍼거는 비엔나에서 소아과 의사로서 일했으며, 점차 소아에서의 반항적/비정상적 발달에 대한 관심에 빠져들었다. 그도 또한 치유교육학(Heilpadagogik)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그의 클리닉에서는 특히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에 어려움을 보이고 행동문제를 가진 어린 소년들을 대상으로 교육적 형태의 개입이 두드러졌다. 아스퍼거는 1930년 자신의 케이스에 대해 처음으로 강의를 했지만 1944년에서야 독일어로 자신의 첫번째 논문을 발표했다. 아스퍼거가 죽은지 1년 후 영국의 자폐증 전문가인 로나 윙(1981)이 34 케이스를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라고 명명하고 보고한 후에 아스퍼거의 작업은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초로 아스퍼거의 original paper가 영어로 주석이 달려 번역된 것은 1991년이었고, 1994년 DSM IV가 출판되기 전까지는 (Asperger’s disorder라고 기술) 미국에서는 이러한 경우를 특정한 진단명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소아 청소년 정신의학과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논의되지 시작한 것은 불과 최근 10년 정도다. 몇 년 전부터는 발달 소아의학자나 (법 정신의학을 포함하는) 성인 정신의학에서도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아스퍼거 증후군, Asperger’s disorder에 대한 수백편의 과학적 논문이 출판되었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뇌의 기능과 이상에 대한 지식들이 엄청나게 발전하였다. 그것은 아스퍼거 증후군의 기저 뇌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가능하게 하였다. 인접 분야의 발전도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보다 나은 이해를 가능하게 했고 보다 복잡(complex)하고 복합적인(complicated) 양상을 띠게 되었다. High-functioning autism, semantic-pragmatic disorders, non-verbal learning disability, right-hemisphere dysfunction, pathological demand avoidance, 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 tics and Tourette syndrome, DAMP(deficits in attention, motor control and perception), ADHD, girls with social deficits and learning problems에 대한 연구들로부터 이들 모두가 보다 broad ‘autism spectrum’의 개념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많은 용어들은 비교적 새로운 것이며 아스퍼거 증후군과 겹치거나 공유하는 증상과 핸디캡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나 기능손실을 언급한다. 요즈음 아스퍼거 증후군는 소아정신의학 뿐만 아니라 성인 서비스에서도 가장 널리 토론되는 정신과 진단 중에 하나이다. 정신과적 진단이 제공되기 어려운 성인 정신과 환자들 중 과거에 진단받지는 못했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은 경우가 많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더 이상 소아정신의학은 드문 진단명이 아니다. 교사들은 오랜 기간에 겨우 한 번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everyday practice에서 보다 규칙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 케이스와 함께 한다. 한번도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진단받지 못했지만, 모든 특징(hallmarks)를 가진 사람들이 증상과 특별한 양상에 관한 논문(article)들을 읽고 자신의 문제와 강점에 부합되는 면을 깨닫게 된다. 부모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consult를 받지 않고도 그들의 아이들이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배우자는 자신의 파트너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실에 입각하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이용가능한 정보가 중요하다. 이것이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된 정황(context)이다. 나는 고기능 자폐 (High-functioning autism)과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환자들과 이와 관련된 문제들에 관해 25년 이상 일해왔다. 나는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는 1975년 DAMP(deficits in attention, motor control and perception)에 관한 연구 계획의 일환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얼마 되지 않아 나는 이 장애로 고통받아온 몇몇 사람을 이미 나의 어린 시절에 만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1985년 이래 아스퍼거 증후군과 고기능 자폐증은 나의 연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해가 거듭할수록 나는 수백명의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follow up했다. 내가 아는 그들 중 몇몇은 거의 20년 넘게 가깝게 함께 일하고 있다. 좀 더 표면적인 수준에서는 휠씬 더 많은 Asperger’s particular variant of high-functioning autism을 만나왔다. 공통된 문제와 인격양상의 중핵(core nucleus)를 가진 이들 모든 독특한 인간들(unique human beings)이 이 책의 골격이다. 융통성의 부족(Lack of flexibility)와 아연하게 하는 자기중심성(egocentricity)를 가진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정상 생활 (‘normal’ life)와 해결(coping)하는데 많은 문제들을 가진다. 동시에 많은 이들이 자유로운 사색가(‘free thinkers’)이거나 과학적으로 심미적 매우 뛰어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인 경우도 있다. ‘Asperger people’(종종 그들 자신이 그렇게 부르기를 좋아하는데)은 매력적이고 인류의 발전에 특별한 기여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들의 차이점과 강점들이 발전과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 중 그들 자신을 정상인‘normal’ people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종종 더 선호하는) ‘neurotypical people이다. ]
서울대 소아정신과 임상강사 이주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