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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집후기 스크랩 맛----칼럼[⊙정보⊙] `대구뽈탕` 이면 연말 술자리걱정 뚝!
-큐피트의화살→ 추천 0 조회 497 07.05.22 07:1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맛객(맛 전문 블로거)

(12월만 되면 언론에서는 연말 술자리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 맛객

 

 

해마다 12월이 되면 어김없이 행해지는 일 두 가지가 있다. 멀쩡한 보도블록 들어내고 새로 깔기, 또 하나는 언론사마다 쏟아내는 연말 술자리 기사다. 기사의 내용도 틀에 박은 듯 그 나물에 그 밥, 기사를 읽지 않아도 주요 내용은 달달 외울 정도다.

 

간이 술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2~3일 걸리니, 하루 마시고 2~3일 쉬어야 몸에 무리가 없다는 충고는 필수로 들어간다. 공복 시 술은 피하고 안주는 자극성 있는 것보다 단백질 많은 걸로 먹어야 한다는 내용도 빠지지 않는다. 또 술자리를 피 할 수 없다면 요령껏 마셔야 한다면서 친절하게 몇 가지 노하우까지 전수해 준다.

 

이렇듯 술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 연말은 ‘술 마시는 달’ 이 아닌가 싶다. 술에 취해 살다 술 깨고 나면 어느새 새해가 되고 마는 우리네 인생, 그렇다고 해서 술 마시는 사람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모두가 좋아서 마시는 건 아니니까. 11일자 한겨례 신문 보도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에서 일반 직장인 28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는 확인된다. 62프로가 인간관계 유지 때문에 술을 마신다고 한다.’

 

그 인간관계라는 게 수평적 인간관계는 아닐 터, 수직적 인간관계에서 마시기 싫다고 혼자  만 빠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눈 밖에 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하는 게 직장인의 애환이고 보면, 기사에 나온 올바른 음주법은 허공에 뜬 메아리만큼이나 공허하다. 누가 음주법을 몰라서 폭탄주 돌리고, 1차 2차 GO! 하지는 않으니까.

 

 

피할 수 없는 술, 요령껏 마시기보다 맛있게 마시자

 

 

(대구뽈탕, 이왕이면 숙취해소에 도움 주는 안주로 마시는 게 좋다)    ⓒ 맛객

 
술 마시는 사람치고 소주 몇 잔, 양주 몇 잔, 하는 식으로 일일 음주 적정량에 맞춰 마시는 사람 누가 있을까? 그런 거 따지면서 스트레스 받느니 안주라도 잘 골라 마시는 게 현명 할 것 같다. 많고 많은 안주 중에 선택한 오늘의 메뉴는 안주와 식사, 속풀이까지 일인 3역을 해결하는 ‘대구볼때기탕’ 이다.

 

볼때기라는 말은 ‘볼’의 속된 말로서 주로 감정 상했을 때 사용되는 언어다. 먹는 음식에 언제부터 볼때기란 이름을 붙였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우리 음식의 이름은 갈수록 천박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뼈다귀탕도 그 축에 든다. 뼈다귀탕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아무튼 시중 업소에서는 ‘대구볼테기탕’, ‘대구볼태기탕’, ‘대구머리탕’, ‘대구뽈탕’ 등 다양한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볼때기 탕이라고 해서 볼 살이 들어가는 건 아니고 대구머리가 들어간다. 대구(大口)는 한자어대로 한다면 입이 큰 생선이다. 하지만 입이 크기보다 머리가 크다. 머리가 큰 생선이다 보니 볼때기 탕이란 음식도 가능하다.

 

대구탕보다 비싼 대구 볼때기탕. 그 이유가 대구머리는 하나기 때문에 비싸다(몸통은 여러 토막)이라는 농담도 있지만, 외국에선 부산물 취급하는 머리를 비싼 값에 파는 건 좀 수긍이 안 간다. 안 먹으면 그만이겠지만 그 만큼 맛있기 때문이라고 위안을 삼고 먹는 수밖에 없다.

 

 

(대구 볼에는 다른 생선보다 설점이 두툼하게 붙어있다)    ⓒ 맛객

 

 

(단조로운 몸통에 비해 대구머리는 살 발라 먹는 재미가 있다)    ⓒ 맛객

 

명태머리에 비해 살점도 많아 살 발아 먹는 재미도 느껴진다. 살점만 먹을 때 느껴지는 단조로움이 볼때기 탕에는 없다. 머리를 해부하면서 이쪽저쪽 뼈를 빨아먹는 재미, 아 살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쫄깃함과 다양한 잔재미가 있기에 몸통보다 비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맞다! 오늘 자리는 술자리였지. 이때 쯤 해서 또다시 한국적인 음주문화가 시작된다. 열심히 먹다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건배제의, 잔 부딪치고 술 따르기가 무섭게 이번엔 또 옆 사람이 건배한다.

 

 (건배는 군사문화의 잔재라고도 하지만 의견일치, 다짐, 화해 등 좋은 의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근래에는 술 강권하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건배란 게 무엇인가? 의기투합 아닌가? 하이파이브처럼 너와 내가 마음이 통하거나 다짐했을 때, 또는 화해했을 때 하는 건배에 진정한 의의가 있다. 그런데 우리네 건배는 어떤가 한번 보시라. 무슨 놈의 마음 통할일이 그리 많은지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건배, 싸우다가도 건배, 술잔 제사지내고 있으면 건배, 혼자 마시기 싫으니까 건배, 건배! 건배! 건배하다가 날 샐 지경이다.

 

 

(대구머리와 콩나물에서 우러난 국물이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    ⓒ 맛객

 

코가 삐뚤어지지 전에 국물을 마시자. 대구머리와 콩나물, 몇 가지 재료와 채소에서 우러난 국물 맛이 참 시원하다. 술 마시면서 술 깨는 기분, 어떤 이는 안주가 좋아 술 마시자마자 깨면 술값 아깝다고도 하지만, 그래도 몸을 생각한다면 국물 후루룩 마시는 게 좋다.

 

 

(남은 국물에 볶아먹는 밥이 별미다. 술 잘 마시는 사람은 결국 안주나 음식을 잘 챙겨먹는 사람이다)

 

 

(자 한 숟가락 들고 속 든든하게 해 주세요)    ⓒ 맛객

 

국물이 바닥 날 때 쯤 밥을 볶아 달래서 식사까지 해결하고 나면 입가심으로  맥주 따~악

한잔만 GO!  앗! 글쓴이 술버릇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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