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2016년 8월 5일(금), 맑음, 폭염, 수원화성 무궁화축제
수원화성 행궁 앞 광장에서 무궁화축제(2016.8.5.~8.8.)가 열렸다.
‘제26회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라고 한다. 전국에서 잘 기른 무궁화를 모셔다 놓았다.
장관이었다. 무척 더운 날인데도 무궁화는 제철을 만난 듯 활기가 넘쳤다.
무궁화는 일찍부터 아리따운 여인을 형용하는 꽃으로 옛 시가 속에 등장하였다.
『시경(詩經)』의 「정풍(鄭風) ․ 유녀동거(有女同車)」이다.
어떤 여자와 수레를 함께 타니 有女同車
얼굴이 무궁화 같네 顔如蕣華
나는 듯 날렵하게 걷는 맵시 将翺将翔
패옥은 경거네 佩玉瓊琚
저 아리따운 맹강 같은 여인이여 彼美孟姜
참으로 아리땁고 어여쁘네 洵美且都
어떤 여자와 함께 가니 有女同行
얼굴이 무궁화 같네 顔如蕣英
나는 듯 날렵하게 걷는 맵시 将翺将翔
패옥 소리 장장하네 佩玉将将
저 아리따운 맹강 같은 여인이여 彼美孟姜
그 덕음을 잊지 못하리라 徳音不忘
맹강(孟姜)은 제(齊)나라 후(侯)의 맏딸 문강(文姜)인데 아리따운
여인의 범칭으로 쓰였다고 한다.
이백의 「무궁화를 노래하다(詠槿)」이다.
이백은 무궁화가 정원의 어떤 꽃보다 아름답지만 일찍 시드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정원 꽃들 향기로운 때를 즐거워하고 園花笑芳年
못가의 풀은 봄빛이 아름답지만 池草豔春色
오히려 무궁화가 猶不如槿花
옥계 옆에 아리땁게 서 있는 것만 못하네 嬋娟玉階側
향기로운 꽃은 어찌 일찍 시듦을 재촉하는가 芬榮何夭促
영락함이 순식간에 있네 零落在瞬息
어찌 경수의 가지처럼 豈若瓊樹枝
세월 다하도록 무성함만 같겠는가 終歲長翕赩
조선 후기의 문신 임수간(任守幹, 1665~1721)은 「흰 무궁화를 노래하다(詠白槿花)」에서
무궁화가 작약이나 매화보다 낫다고 칭송하고, 전설 속 미녀인 합덕(合德)과 항아(姮娥)의
환신이라고 하였다. 합덕은 한나라 미녀 조비연(趙飛燕)의 동생인데 피부가 매끄럽고 몸에
서 향기가 낫다고 한다. 항아는 달의 여신이다.
시골집 적적하게 푸른 이끼만 자라는데 村居寂寞長靑苔
문득 아름다운 꽃에 눈이 환히 열리는구나 忽見瓊華照眼開
홍작약 번화해도 속됨을 면하기 어렵고 紅藥雖繁難免俗
한매 너무 담박하여 비웃을 만하네 寒梅太淡亦堪咍
피부미인 합덕은 훈탕에 목욕하고 豊肌合德熏湯浴
하늘선녀 항아는 달빛에 내려오니 秀色姮娥降月來
덧없는 꽃들이 모두 지나가버린 때 最是浮花都過盡
황국보다 앞서 깊은 술잔에 띄우네 且先黃菊泛深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