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골프 땜빵으로 나갔다. 삼복더위에 골프라운딩은 참 힘들다. 땜빵은 더 힘들다. 웬만해서는 땜빵은 거절하지만 어제 부탁은 거절할 수 없었다. 농협의 동인회장이자 매 주간 한 두 번씩 스크린모임(일산포럼)에서 만나는 이재관 회장님의 부탁이라 할 수 없이 오케이 해버렸다.
고양cc는 집근처에 있고 하도 많이 가서 익숙한 코스이기도 하다. ⛳️ 골프가 좋긴 좋다. 이 더위에도 막걸리를 마셔가면서 즐길 수 있으니 은퇴자들에게 여유가 있다면 인기만점이다. 오늘의 멤버는 과거 농협에서 다들 한 자리한 분들이다. 부회장에다가 임원급인 조감위원장 등을 누린 쟁쟁한 분들이시다. 나이가 너댓살 위인데에도 골프실력이 대단들 하시다. 재미를 더하기위해 조폭(?)게임을 했는데 부담이 없어 좋았다. 그 나이가 되도록 필드를 누비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체가 대단하다. 물론 재력도 충분히 뒷받침이 될 것이다.
또하나 놀랐다. 땜빵 대상이 박래수 삼부문화인쇄 회장님인데 그분이 코로나에 걸려 못나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거 현직 시절에 참 많이도 같이 교류했었던 분이시다. 내 책 여러 권도 출판해 주고 같이 골프도 많이 치러 다녔었다. 무엇보다 농협의 여러 층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좋은 인상을 남기셨다. 나보다 열 살 정도 위이신데 꼭 친구같이 친하게 지냈었다. 이제 팔십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팔팔하게 골프를 치신다니 대단하다. 반갑게 통화를 했다. 당장이라도 만나고 싶은 분이다. 땜빵으로 나갔다가 귀한 인연을 맺은 분을 찾았다.
인생길을 걸어가면서 소홀히 할 인연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잊혀진 인연도 언젠가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원수이든 은인이든 ...
생각해보니 골프가 인간관계를 맺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취미이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은퇴자의 주머니를 너무 많이 갉아먹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병원에 갔다 줄 돈 대신에 썼다고 생각하니 덜 부담이 된다.
나도 훗날 후배들과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오늘같이 좀 더 베풀고 낮은 자세로 임해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첫댓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 골프 라운딩을 했습니다.
그것도 어제 갑자기 부탁을 받은 땜빵이었습니다.
사실 칠순이 넘은 내가 땜빵이라니 말이 안되지만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다 아는 농협동인들이라 부담감은 덜 느꼈습니다.
한 분이
코로나로 인해 부득이하게 취소했다고 하네요.
알고보니 재직시절에 나와 참 잘 지냈던 분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인연이라는 게 참 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