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한 여름의 폭염·열대야·초열대야(超熱帶夜)에 대한 斷想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7월 30일은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민간기상기업 ‘케이웨더’에 따르면 이날 한반도는 일본 규슈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었습니다 계속되는 폭염(暴炎)!. 수도권은 계속되는 열대야(熱帶夜)! 7월 31일! 지금까진 강렬한 햇볕에 의한 ‘불볕더위’였다면, 앞으론 끈적한 공기로 체감온도가 높은 ‘찜통더위’! 입추(立秋/8.7)가 있는 팔월(八月)! 그런데 8월 첫 주일 주간 날씨 일주일 예보 : 내내 최저 26도 내외, 최고 33도 내외! 그러니까 계속 열대야이고 폭염(暴炎)! ‘열대야“란?
지긋지긋한 열대야(熱帶夜)! 열대야는 본래 일본 기상청 용어로 야간의 최저 기온이 25℃ 이상인 밤을 뜻합니다. 일본의 기상 수필가 구라시마 아쓰시(倉嶋厚)가 만든 말입니다. 그런데, 일본 기상청이 통계로 하는 것은 야간 최저 기온에 의한 열대야가 아니고 하루(0~24시) 중 최저 기온이 25℃ 이상인 날이며 이에 관련해서 특별한 명칭은 없습니다. 대한민국 기상청에서는 2009년 7월 24일부터 밤 최저기온(오후 6시 1분~다음날 오전 9시)이 25℃ 이상인 날을 열대야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종전에는 우리 기상청에서도 열대야를 일본기상청과 마찬가지로 일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날로 정의했었습니다.
그러면 우리에게는 아직 좀 낯선 ‘초열대야(超熱帶夜)’는? 열대야(熱帶夜) 보다, 훨씬 더 더운 밤! '초열대야'도 구라시마가 작명한 용어로, 밤 사이의 최저 기온이 30℃를 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본에서는 초열대야는 '밤 사이 최저기온이 30℃ 이상인 날'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상청에서는 초열대야에 대해서는 사전에서 '열대야보다 훨씬 더운 아주 무더운 밤' 정도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초열대야 수준으로 기온이 올라간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2013년 8월 8일 강원도 강릉의 밤 사이 최저기온이 30.8℃를 기록하면는 이상 고온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해 초열대야 현상이 언급되기 시작했고, 2018년 여름에는 국내 111년 기상 관측 역사상 폭염 일수가 두번째로 길었던 2016년과 같은 무더위가 화두에 올랐었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7월 27일(현지시각)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러시아의 동부 시베리아 야쿠티아(사하공화국)가 불타고 있다”는 글과 피해 지역 위성사진을 올렸습니다. 이 불의 피해 면적은 우리나라 강원도의 90% 정도인 1만5000㎢에 이른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이 지역은 과거에도 이상 고온과 산불을 겪었지만 올해는 전례 없는 규모라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이곳이 지역구인 페도트 투무소프 러시아 연방 하원의원은 “지금껏 본 적 없는 불길”이라고 말했습니다. 불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사하공화국은 주요 도시에서 마을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한편, 항공편을 중단시켰습니다.
세계기상기구는 올해 여름 지구촌의 기상이변 상황을 총괄한 “극한의 여름”이라는 제목의 긴급 보고서에서 올여름의 기상이변이 갑자기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자연재해의 빈도가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여름 북미지역의 폭염과 산불, 유럽과 아시아의 폭우와 홍수에 이어 동토(凍土)로 불리는 시베리아까지 평균 기온보다 25도 상승하며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등 기상이변과 자연재해가 전 세계 곳곳을 강타하며 대규모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최근의 극한 기후현상들은 독일처럼 인프라 등이 갖춰진 ‘잘 사는 나라’들이나 ‘못 사는 나라’들이나, 큰 나라나 작은 나라나 거의 같습니다. 기후위기 앞에선 아무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지구촌 곳곳에 잇따라 폭염이 발생해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 언론인은 “지구촌 폭염 공포..이러다 2100년까지 계속된다”고 걱정했습니다. 올해 여름 북미지역의 폭염! 캐나다는 계곡되는 불볕더위로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719명이 돌연사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망자수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불도 150건 넘게 발생했고,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북동쪽 소도시 리턴은 최근 기온이 49.6℃까지 치솟는 날이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에서는 폭염으로 95명이 숨졌고, 워싱턴주는 불볕더위에 따른 사망자를 30여 명으로 집계했습니다. 북극권도 최근 기온이 30℃를 넘을 정도로 치솟았으며 이라크는 50℃가 넘는 고온과 전기 시스템 붕괴 등으로 주민들이 활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디. CNN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폭염 사태는 매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폭염은 2100년까지 매년 나타날 수 있다고 영국 기상학자 니코스 크리스티디스는 덧붙였습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폭염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했습니다.
수도권 폭염·열대야는 7월에 평년 기록 넘었습니다. 8월 첫 주일에도 계속! 폭염(暴炎)! 폭염의 기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상공을 덮은 고기압은 중국과 일본에 각각 비를 뿌린 6·8호 태풍 세력 사이에 끼어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날씨 전망! 폭염과 열대야!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낮 기온은 34도 내외로 올라 매우 덥겠으며, 특히 오늘(4일)부터 체감온도가 35도 이상 오르는 지역이 많아지면서 중부내륙과 전라권에는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강화될 가능성이 있겠다는 예보!.
당분간 이어질 폭염과 열대야를 어떻게 물리칠 수 있을까요? 자동기록식 온도계가 발명된 이후 기록된 더위는 1922년 9월 13일 멕시코의 ‘포트시·산·루이스’라는 곳에서 기록된 섭씨 58도입니다. 최근 캐나다는 폭염에 수백 명 사망했고,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곳곳이 폭염에 몸살을 앓으며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우리는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럴 때는 각자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면 피서가 되지 않을까요! 필자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끝으로, 미국 H.D.소로우( Henry David Thoreau,1817-1862)의 “더위”를 읽어봅니다.-“오 바람아 더위를 활짝 식혀버려라/ 더위를 멀리 몰아내라/ 산산히 식혀버려라/ 이런 무더위 대기 속에서/ 열매는 꼭지가 물러날 수 없고-/ 치밀어 받치는 더위/ 배 꼭지를 둔하게 하여 주는 더위/ 포도의 알알을 동그랗게 하여 주는 더위/ 더위를 둘로 쪼개내라/ 갈아버려라/ 그대 길 위/ 좌우편으로”
[사진]
1. 세계기상기구 긴급보고서-극한의 여름-산불 사진
2. 폭염 속의 해수욕장 풍경
3. 열대야- 피서하는 사람들
4. 여름철 폭염대비 건강수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