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에도 기록되지 않는 학교폭력의 죽음들
토론회 장소는 넉넉하지 않았지만
피해자 부모들이 많이들오셔서 60여명으로 꽉찼다.
솔직히 말하면 교사들이 조금 더 함께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토론회는 근 두 달에 걸쳐 준비되었고, 그 시간 동안 마음 아프고 쓸쓸한 순간들이 적지 않았다.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마감해도 기사 한 줄 나지 않는 일이 여전히 반복된다. 작년 한 해에만 270여 명의 학생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중 상당수는 ‘학교폭력’이라는 이름조차 통계에 남지 않는다. 심리부검 과정은 어렵고, 설령 부검이 이뤄져도 대부분 ‘병사’로 정리된다. 학교폭력은 이렇게 기록되지 않은 채 사라진다.
토론회를 준비하며 고민정 의원이 떠올랐다. 학부모로서 이 문제에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끝까지 토론회 자리를 함께해 주었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반발과 문제 제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의 문제의식은 단순한 비난에 있지 않았다. 교육부, 교육청, 교사를 향한 분노를 쏟아내는 대신 “그 방식은 학교폭력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 “피해자다움을 요구하지 말고, 피해자를 사람으로 대해 달라”는 목소리가 오갔다.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피해자들은 얼마나 많은 침묵을 견뎌야 했을까.
“짧은 치마를 입고 그렇게 행동했으니 그런 일을 당한 것 아니냐”는 교사의 말, 피해 학생을 향한 노골적인 비난, 학폭위를 열지 말라며 회유와 협박을 일삼는 교사들.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사립학교법에 따라 징계가 이뤄지지만, 교사의 2차 가해를 독립적으로 규율하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쿨 미투’ 당시에도 성희롱과 성추행을 저지른 사립학교 교원들이 학생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교법인의 재량으로 가벼운 징계만 받은 채 교단으로 복귀한 사례들이 있었다. 그런가해교사들이 하나의 목소리로 광장에 모일 때, 그 장면을 바라보는 피해자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더 충격적인 사실은 내 가까운 주변의 여러 가정에서 자녀들이 심각한 학교폭력을 겪었음에도 학폭 심의 과정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피해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안전공제회 지원이라도 받기 위해 피해자 가족은 빚을 져야 하는 현실에 놓인다. 교사는 단체교섭권을 통해 교육청과 교육부에 요구할 수 있지만, 학부모는 피해를 당하는 순간부터 모든 부담을 개인과 가족의 몫으로 감당해야 한다. 가산을 탕진하고, 생계를 위해 밤늦도록 일하며, 그 와중에 또 다른 자녀들을 돌봐야 한다.
그래서 “천막이라도 쳐서 해결될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방법은 없다. 결국 먼저 떠난 아이를 떠올리며 정신과 치료와 약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피해자 가족들의 현실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교사들은 그 눈물과 절망의 이야기를 직접 마주해야 했다. 다행히 토론회 이후 피해자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고,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었다”고 웃어주는 얼굴을 보며 그동안의 고통과 준비가 헛된 것은 아니었음을 느꼈다. “이제 첫발을 뗐으니, 학부모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에 “언제든 연락 주면 달려오겠다”는 응답이 돌아왔다. 슬프고 무겁게 시작한 자리였지만, 마지막에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으며 헤어질 수 있었다. 학교폭력의 문제는 여전히 크고 깊지만, 적어도 침묵 속에 묻히지는 않겠다는 다짐만큼은 분명해진 시간이었다.
전교조 교육희망 강성란기자가 자리 한켠에서
묵묵히 기사를 담아주었고
언론창 차원기자도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며
기사작성을 해주었다.
성북청소년언론안병석기자는
무거운 카메라로 오신분들을 정성껏 렌즈를 통해 기록으로 담아주었다.
또 많이 오신것같은데
미처 인사를못드린 분께 죄송하다.
"학폭 대응, 엄벌에서 피해자 회복으로" - https://www.lawtimes.co.kr/news/214784
https://www.educh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8092
[1월 7일 교육희망]
[보도] 가해 학생 조치 아닌 피해 학생 치유와 회복 중심 학폭 대책 마련해야
🌻'학교폭력 대책 올바른 방향은?' 국회 토론회 열려
http://news.eduhope.net/27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