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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곡직(是非曲直)
옳고 그르고 굽고 곧다는 의미로,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이르는 말이다. 도리에 맞는 것과 어긋나는 것을 말한다.
是 : 옳을 시(日/5)
非 : 아닐 비(非/0)
曲 : 굽을 곡(曰/2)
直 : 곧을 직(目/3)
(유의어)
비리곡직(非理曲直)
시비곡절(是非曲折)
시비선악(是非善惡)
옳고 그르고 굽고 곧음을 말함인데 곧, 잘 잘못을 말할때 하는 말이다.
채근담(菜根譚) 후집(後集) 제42장에 영욕(榮辱)이나 득실(得失) 따위가 나를 부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이 있다.
此身常放在閒處(차신상방재한처)
榮辱得失(영욕득실)
誰能差遣我(수능차견아)
이 몸을 항상 한가한 곳에 놓아 두면 영욕이나 득실로 어느 누가 나를 부릴 것이며,
此心常安在靜中(차심상안재정중)
是非利害(시비리해)
誰能瞞昧我(수능만매아)
이 마음을 항상 고요한속에 편히 있게 하면 시비나 이해로 어느 누가 나를 속이리오.
탐욕과 시기와 다툼이 마음속에 가득한 사람의 주변에는 또 그런 사람들만이 모여들게 마련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란 이런 경우를 가리킴이려니와 거기에는 반드시 이해득실을 앞세우고 시비곡직(是非曲直)을 따지는 분쟁이 일게 되어 있다.
반면 평안과 자유와 사랑이 마음속에 가득한 사람의 주변에도 유유상종의 원칙이 적용되어 그런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시기와 질투와 분쟁이 없을 것이니 그야말로 순수한 교제요 지상낙원이다.
모든 결과는 그 자신의 마음가짐에서 오는 것임을 깨달을 때 참된 인생관이 정립될 수 있음을 알아야겠다.
또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제50장에 선인(善人)에게는 관대(款待)한 것이 좋고, 악인(惡人)에게는 엄한 것이 좋다는 가르침이 있다.
處治世 宜方(처치세 의방)
태평한 세상에 처함에는 몸가짐을 방정(方正)하게 하여야 하고,
處亂世 宜圓(처난세 의원)
어지러운 세상에 처함에는 원만하게 하여야 하며,
處叔季之世(처숙계지세)
當方圓互用(당방원호용)
말세에 처함에는 방정과 원만을 아울러 써야 한다.
待善人 宜寬(대선인 의관)
선(善)한 사람을 대함에는 너그럽게 하여야 하고,
待惡人 宜嚴(대악인 의엄)
악(惡)한 사람을 대함에는 엄하게 하여야 하며,
待庸衆之人(대용중지인)
當寬嚴互存(당관엄호존)
범용(凡庸)한 사람을 대함에는 너그러움과 엄함을 아울러 지녀야 한다.
정치가 밝아 세상이 잘 다스려져서 평화스런 시대에는 사람들이 바른 길을 가므로 시비곡직(是非曲直)을 가려서 모나게 사는 것이 좋다. 어지러운 시대에는 옳고 그름을 기릴 것 없이 둥글게 사는 것이 재앙을 멀리하여서 몸을 보전하는 길이다.
도덕이 쇠미(衰微)한 말세에는 모나게 할 때에는 모나고, 둥글게 할 때에는 둥글어서 환경에 적응하는 몸가짐이 필요하다. 사람 대하는 것은 착한 사람은 너그럽게 대하고 악한 사람은 엄하게 대하고 범상한 사람은 그 처지에 따라서 너그럽게 대할 때는 너그럽게 하고, 엄하게 대할 때는 엄하게 하여서 두 가지를 아울러 써야 한다.
동몽선습(童蒙先習)은 조선 명종(明宗) 때 학자 박세무(朴世茂)가 저술하였다. 천자문(千字文)을 익히고 난 후의 학동들이 배우는 초급 교재로, 먼저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의 오륜(五倫)을 설명하였다.
이어 중국의 삼황오제(三皇五帝)에서 부터 명(明)나라까지의 역대(歷代) 사실과 한국의 단군(檀君)에서 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역사를 약술(略述)하였다. 이 책의 중요성을 깨달은 영조(英祖)는 교서관(校書館)으로 하여금 발간하여 널리 보급하도록 하였다.
天地之間 萬物之衆에 惟人이 最貴하니 所貴乎人者는 以其有五倫也라.
천지지간 만물지중에 유인이 최귀하니 소귀호인자는 이기유오륜야라.
천지 사이에 있는 만물의 무리 중에서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니 사람이 귀한 까닭은 다섯가지 인륜이 있기 때문이다.
是故로 孟子曰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시고로 맹자왈 부자유친하며 군신유의하며 부부유별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라 하시니 人而不知有五常卽 其違禽獸不遠矣라.
장유유서하며 붕우유신이라 하시니 인이부지유오상즉 기위금수불원의라.
然卽 父慈子孝하며 君義臣忠하며 夫和婦順하며 兄友第恭하며
연즉 부자자효하며 군의신충하며 부화부순하며 형우제공하며
朋友輔仁然後에야 方可謂之人矣라.
붕우보인연후에야 방가위지인의라.
그러므로 맹자 말하기를, 어버이와 자식은 친함이 있고, 임금과 신하는 의리가 있으며,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고, 어른과 어린이는 차례가 있으며, 벗끼리는 믿음이 있다 하니, 사람으로서 이 오상(五常)을 알지 못하면 그 날짐승과 길짐승에 다름이 멀지 않다.
그러니 어버이는 인자하고 자식은 효성스러우며, 임금은 의롭고 신하는 충성스러우며, 남편은 온화하고 아내는 순하며, 형은 사랑하고 아우는 공경하며, 벗은 인을 도운 연후에야 바야흐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인지라, 사람은 반성을 할줄 알아야 한다.
옛날부터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그랬다. 고고학(考古學)을 보면, 애들이 공부하는 책에도 이런 소리가 있다. 만물지중(萬物之衆)에 유인(惟人)이 최귀(最貴)라. 모든 만유(萬有) 중에 오직 사람이 가장 귀(貴)한 것이다. 왜? 사람은 오행(五行) 정기(精氣)를 모두 타고 났기 때문이다.
모든 만유(萬有)라 하는 것은 음양오행(陰陽五行) 가운데 금기(金氣)면 금기, 목기(木氣)면 목기, 수기(水氣)면 수기, 화기(火氣)면 화기, 오행정기(五行精氣)의 하나만 타고 났다. 그래서 비금주수(飛禽走獸)서 부터 미물 곤충에 이르기까지 물건으로 말하면 미완성품, 불완전한 생명체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것은 오행정기(五行精氣)를 모두 타고 나서 기거좌와(起居坐臥), 즉 일어서고, 거하고, 앉고, 눕고 모든 것을 뜻대로 하고, 내 신체도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무릇 소 같은 것, 돼지 같은 것, 아니 그런 것은 어디를 달아나다가도 돌아서지를 못 한다. 뻣뻣한 목이 돼가지고서, 사람은 그게 아니잖는가? 마음대로, 내 몸땡이도 마음대로 작동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정신 자세도 그렇게 되어져 있다. 사람은 내가 잘못되면 고칠 수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는, 옳고 그른 시비곡직(是非曲直)을 가릴 수 있는, 옳고 그르고 비꾸러지고 반듯하고, 스스로가 그걸 비판하고 알고 고칠 수 있는 것이다.
역사적인 고고학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천지지간(天地之間) 만물지중(萬物之衆)에 유인(惟人)이 최귀(最貴)라. 천지지간(天地之間) 즉 하늘 땅 사이에, 만물 가운데에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한 것이다고 하는 역사적인 그런 문구가 있다.
헌데 사람이라 하는 것은 천지의 대역자(大逆者)다. 천지라 하는 것은 이법(理法)에 의해서 주이부시(周而復始) 해서 자꾸 둥글어 가는데, 그 천지지간(天地之間)에 만유(萬有)의 생명을 관리하고 사람이 필요에 의해서 사용을 하고, 천지를 대신해서 천지의 역사를 하는 것이 오직 사람이다. 사람은 역사와 더불어 창조의 경쟁을 하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 하면, 인류 역사를 우리가 더듬어볼 때 천지라 하는 것은 천지의 이법에 의해서 주이부시(周而復始)해서 자꾸 그저 둥글어가는 뿐이다.
천지라 하는 것은 생장염장(生長斂藏)이라 하는, 봄에는 물건 내고 여름철에는 기르고 가을에는 봄에 물건 내서 여름철에 기른 진액을 전부 뽑아 모아서 열매를 맺고. 알캥이, 통일을 한다. 겨울이 되면 다시 폐장을 하고 새봄이 되면 다시 또 새싹이 나고, 그런 가운데에서 그 모든 역사라 하는 것은 천지를 대신해서 사람이, 천지에서 매듭지은 것을 사람이 추수도 하고, 사람 위해서 일년도 있는 것이고, 우주년(宇宙年)이라 하는 것은 사람농사를 짓는 거니까 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문제라 하는 것은 전부가 다 사람이 해결하는 것이다. 사람을 위해서 천지라 하는 것은 있는 것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비자(韓非子) 내저설상(內儲說上) 칠술(七術)에는 임금이 신하를 부리는 일곱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즉, 첫째 여러 신하의 말을 서로 비교 검토할 것, 둘째 죄 지은 자는 반드시 처벌하여 군주의 권위를 밝힐 것, 셋째 공이 있는 자는 반드시 포상하여 그들의 능력을 다하게 할 것, 넷째 신하의 말을 밝고 정확히 경청하고 일일이 그 실적을 확인 문책할 것, 다섯째 때로는 의심스러운 명령을 내려 아랫 사람을 시험하되 그 실력을 측량할 것, 여섯째 임금 스스로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하여 신하에게 물어볼 것, 일곱째 일부러 말을 거꾸로 하고 일을 반대로 하여 신하를 시험할 것 등인데, 이 일곱 가지는 임금이 반드시 사용해야 할 방법이라 하였다.
또한, 외저설좌하(外儲說左下)에서는 임금은 자기 수중에 있는 상벌의 권한을 믿어야지 신하의 충성에 의지하려 해서는 안되며, 법을 믿되 신하의 충성에 의지하지 말라고 역설하면서, 이러한 술책을 아는 임금은 상을 실수없이 행함으로써 신하들로 하여금 그 재능을 모두 발휘하게 하고, 벌을 적절하게 시행함으로써 간사함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외저설우상(外儲說右上)에서는 진문공(晉文公)과 호언(狐偃)의 고사를 빌어 백성으로 하여금 임금을 위하여 잘 싸우게 하려면, 백성에게 선정을 베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공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죄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면 싸우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형벌을 철저히 행하려면 임금의 혈육이나 총애하는 자, 신분이 높은 자도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진(秦)나라 효공(孝公) 때 상앙(商鞅)이란 명재상이 있었다. 그는 위(衛)나라의 공족(公族) 출신으로 법률에 밝았는데 특히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한 부국 강병책을 펴 천하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정치가로 유명했다.
한번은 상앙이 법률을 제정해 놓고도 즉시 공포하지 않았다. 백성들이 믿어 줄지 그것이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앙은 한 가지 계책을 내어 남문(南門)에 길이 3장(三丈: 약 9m)에 이르는 나무를 세워 놓고 이렇게 써 붙였다. ‘이 나무를 북문(北門)으로 옮겨 놓는 사람에게는 십금(十金)을 주리라.’
그러나 아무도 옮기려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오십금(五十金)을 주겠다고 써 붙였더니 이번에는 어떤 백성이 나무를 파서 옮기는 이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 사람을 실없는 사람이라고 웃어 넘기고 말았다. 그러나 상앙은 즉시 약속대로 오십금을 주었다. 그리고 법령을 공포하자 백성들은 조정을 믿고 법을 잘 지켰다고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상앙은 후에 자기가 만든 법에 스스로 얽혀서 죽고 말았다(作法自斃 작법자폐)
한편, 육도(六韜)는 무경칠서(武經七書) 가운데 하나로 주(周)나라 초기의 정치가, 공신인 태공망(太公望)의 저서로 알려져 있다. 태공망은 본명이 강상(姜尙)으로, 그의 선조가 여(呂)나라에 봉하여 졌으므로 여상(呂尙)이라 불렸고, 속칭 강태공(姜太公)으로 알려져 있다. 주(周)나라 문왕(文王)의 초빙을 받아 그의 스승이 되었고, 무왕(武王)을 도와 은(殷)나라 주왕(紂王)을 멸망시켜 천하를 평정하였으며, 그 공으로 제(齊)나라에 봉함을 받아 그 시조가 되었다.
문도편(文韜篇) 영허장(盈虛章)에, 주(周)나라의 문왕이 강태공에게 옛날의 성현(聖賢)에 대하여 묻자, 강태공(姜太公)이 말하길, 요(堯)임금을 현군이라 하고, 요임금 시절의 다스림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마음을 고르게 하고 예절을 바르게 하여, 법도로써 사위(邪僞)를 금하고, 미운 자라도 공이 있으면 반드시 상주고, 사랑하는 자라도 죄가 있으면 반드시 벌하였습니다. 천하의 홀아비, 홀어미, 어리고 부모없는 사람, 늙어서 자식없는 사람 등을 존양(存養)하고, 화를 입어 망한 집을 진섬(賑贍: 진휼하여 넉넉하게 베풀어 줌)하며, 스스로에게 봉양하는 것은 매우 엷고, 백성에게 지우는 부역은 매우 적게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만민이 부유하고 즐거웠으며 굶주림이나 추위로 고통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백성이 임금을 해나 달처럼 받들었으며, 임금을 부모와 같이 여겼던 것입니다.”
또 문도편(文韜篇) 상벌장(賞罰章)에, 문왕이 강태공에게 물어 말하였다. “상을 줌으로써 권면하고 벌을 줌으로써 징계를 보이는 것이니, 나는 한 사람을 상주어 백 사람에게 권면하고, 한 사람을 벌 줌으로써 뭇 사람을 징계하고자 하는데, 이러한 생각이 어떠하오?”
강태공이 말하였다. “무릇 상을 줌에 있어서는 신(信)을 귀하게 여기고, 벌을 줌에 있어서는 필(必)을 귀하게 여깁니다. 상신(賞信), 벌필(罰必)은 이목(耳目)이 듣고 보도록 하면, 문견(聞見)하지 못하는 자라도 음화(陰化)하지 못함이 없을 것입니다. 대저 그 정성이 천지에 달하고, 신명에 통할 것이니 하물며 사람에게야 말해 무엇하리이까?” 즉 상은 권선(勸善)의 뜻을 가졌고, 벌은 징악(懲惡)의 규범을 보이는 것이니 문왕은 그 방법을 물은 것이다. 상을 주려면 그 상을 주는 사람에게 맞아야 하고, 벌을 주려면 나쁜 행위에는 반드시 벌이 있다는 것을 믿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상벌을 경솔하게 해서는 안된다.
위와 같이 신(信)에 상(賞)하고 필(必)에 벌(罰)한다고는 하나, 실제에 있어서는 그것은 대체로 이목으로 듣고 보는 적은 범위에 그친다. 그러나 그것을 잘하면 견문(見聞)이 미치지 않는 곳까지도 은연(隱然)중 감화를 미치게 한다. 이른바 권백(勸百), 징중(懲衆)의 효과(效果)이다
전국시대 진(秦)나라 효공(孝公)은 진(秦)나라가 중원의 여러나라로부터 오랑캐로 대우받을 정도로 전락한 것을 한탄했다. 춘추시대(春秋時代) 때는 목공(穆公)이 춘추오패(春秋五覇)의 한사람으로 불릴 정도로 진(秦)나라의 국력이 강성하지 않았던가. 효공(孝公)은 오늘날의 이 치욕을 씻고 목공(穆公)의 전성시대를 재현해 보겠다는 욕망에 불타고 있었다.
효공은 그런 자신의 욕망을 이루어낼 만한 인물로 상앙(商鞅)을 찍고 그를 재상 자리에 앉혔다. 상앙은 진(秦)나라의 부국강병을 위해서는 먼저 낡은 법률과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률 제도 개혁론은 일부 중신들의 반대에 부닥쳤으나 효공의 강력한 지원으로 상앙의 변법은 탄생할 수 있었다. 내용은 정전제폐지(井田制廢止), 신상필벌(信賞必罰), 연좌제(緣坐制), 도량형제도(度量衡制度)의 통일 등인데 모두 진(秦)나라의 부국강병책에 부합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진(秦)나라는 10년도 채 못되어 군사와 경제의 대국이 되었다.
그러나 효공이 죽고 혜왕(惠王)이 즉위하면서 상앙은 바람 앞의 촛불 신세가 된다. 반대파는 상앙이 역적 모의를 한다고 음해했고 혜왕(惠王)도 태자로 있을 때부터 상앙에 대해 유감이 있었기 때문에 즉각 체포령이 내려졌다.
상앙은 숨어 다니는 도망길에 어느날 하룻밤 묵고 가려고 주막을 찾아들었다. 그러나 주막 주인은 이렇게 말하면서 재워주기를 거절했다. “손님의 신분을 확인하지 않고는 재워드릴 수가 없습니다. 이를 어겼다가는 큰 벌을 받게 되지요. 상앙의 법률에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상앙은 탄식하고는 중얼거렸다. “내가 만든 법 때문에 내가 죽는구나(作法自斃). 결국 상앙은 관리에게 잡혀서 거열형(車裂刑: 사지를 수레에 묶어 찢어 죽이는 형벌)에 처해서 죽고 말았다.
이건 이래야 하고 저건 저래야 된다고 너무 따지지 말자. 이렇게 할 수도 있고 저렇게 할 수도 있는 게 세상사 인데 너무 따지다 보면 좀스러워지고 마음마저 번거로워질 것이다. 누군 이래서 나쁘고 누군 저래서 좋지 않다고 흉보지 말자. 이러할 수도 있고 저러할 수도 있는 게 사람의 성품인데 이 사람 저 사람 흉보다 보면 되레 자신이 욕먹게 될 것이다.
이것도 틀렸고 저 일도 잘못 되었다 너무 나무라지 말자. 살다가 보면 실수도 있고 그르칠 수도 있는 일인데 너무 자주 나무라면 누구나 사기와 용기가 꺾일 것이다. 이 사람은 잘났고 저 사람은 잘 산다고 부러워 말자.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게 이 세상인데 남들 부러워만 하다가는 자신만이 초라해지게 될 것이다.
남이 해놓은 일을 두고 이러쿵 저러쿵 비난하지 말자. 자신이 직접 한다면 그 보다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니 남 비난(非難)하기 보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편이 도움 될 것이다. 세상사 왜 요 모양, 요 꼴이냐고 탓하지 말자. 시비(是非)도, 선악(善惡)도, 행, 불행도 있는 게 인생사이니 세상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다듬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몸을 낮추어 세상을 바라보자. 다른 생각없이 보면 진실이 보이게 될 것이니 세상사에 마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다할 수 있으리라.
▶️ 是(이 시/옳을 시)는 ❶회의문자로 昰(시)는 동자(同字)이다. 해(日)처럼 정확하고 바르다(正)는 뜻이 합(合)하여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是자는 ‘옳다’,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是자는 日(해 일)자와 正(바를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正자는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바르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正자와 日자가 결합한 是자는 ‘태양(日)은 올바른 주기로 움직인다(正)’는 뜻이다. 즉 是자는 태양은 일정한 주기로 뜨고 진다는 의미에서 ‘올바르다’와 ‘옳다’라는 뜻을 가지게 된 것으로 해석한다. 是자는 때로는 ‘이것’이나 ‘무릇’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是(시)는 (1)옳음. 옳은 것 (2)도리(道理)에 합당함 (3)이. 이것. 여기. 이곳 등의 뜻으로 ①이, 이것 ②여기 ③무릇 ④이에(접속사) ⑤옳다, 바르다 ⑥바르게 하다 ⑦옳다고 인정하다 ⑧바로잡다 ⑨다스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불(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다. 용례로는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을 시비(是非), 옳다고 인정함을 시인(是認), 그릇된 것을 바로잡음을 시정(是正),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날을 시일(是日), 마찬가지로나 또한을 역시(亦是), 만일에 또는 가다가 더러를 혹시(或是), 도무지나 전혀를 도시(都是), 변하여 온 사물의 처음 바탕을 본시(本是), 나라의 근본이 되는 주의와 방침을 국시(國是), 옳다고 여기에 확정되어 있는 그 정당의 방침을 당시(黨是), 회사나 결사의 경영 상의 방침 또는 주장을 사시(社是), 학교의 기본 교육 방침을 교시(校是), 민족 정신에 비추어 옳다고 여기는 주의와 방침을 민시(民是), 다른 것이 없이 곧을 변시(便是), 자기 의견만 옳게 여김을 자시(自是),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꼭 들어 맞음을 칭시(稱是), 시비를 가릴 줄 아는 마음을 시비지심(是非之心),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한다는 시시비비(是是非非), 옳고 그르고 굽고 곧음 또는 도리에 맞는 것과 어긋나는 것을 시비곡직(是非曲直), 옳으니 그르니 하고 시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일을 시야비야(是也非也), 어저께는 나쁘다고 생각한 것이 오늘은 좋다고 생각됨을 작비금시(昨非今是),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름을 사시이비(似是而非) 등에 쓰인다.
▶️ 非(아닐 비, 비방할 비)는 ❶상형문자로 새의 좌우로 벌린 날개 모양으로, 나중에 배반하다, ~은 아니다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非자는 ‘아니다’나 ‘그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非자를 보면 새의 양 날개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非자의 본래 의미는 ‘날다’였다. 하지만 후에 새의 날개가 서로 엇갈려 있는 모습에서 ‘등지다’라는 뜻이 파생되면서 지금은 ‘배반하다’나 ‘아니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飛(날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非(비)는 (1)잘못, 그름 (2)한자로 된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잘못, 아님, 그름 따위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그르다 ③나쁘다, 옳지 않다 ④등지다, 배반하다 ⑤어긋나다 ⑥벌(罰)하다 ⑦나무라다, 꾸짖다 ⑧비방(誹謗)하다 ⑨헐뜯다 ⑩아닌가, 아니한가 ⑪없다 ⑫원망(怨望)하다 ⑬숨다 ⑭거짓 ⑮허물, 잘못 ⑯사악(邪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옳은 이치에 어그러짐을 비리(非理), 예사롭지 않고 특별함을 비상(非常), 부정의 뜻을 가진 문맥 속에서 다만 또는 오직의 뜻을 나타냄을 비단(非但),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목숨을 비명(非命), 보통이 아니고 아주 뛰어남을 비범(非凡), 법이나 도리에 어긋남을 비법(非法), 번을 설 차례가 아님을 비번(非番), 사람답지 아니한 사람을 비인(非人), 잘못되거나 그릇된 행위를 비행(非行), 불편함 또는 거북함을 비편(非便), 결정하지 아니함을 비결(非決), 사람으로서의 따뜻한 정이 없음을 비정(非情),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을 시비(是非), 옳음과 그름을 이비(理非), 간사하고 나쁨을 간비(姦非), 아닌게 아니라를 막비(莫非), 그릇된 것을 뉘우침을 회비(悔非), 이전에 저지른 잘못을 선비(先非), 교묘한 말과 수단으로 잘못을 얼버무리는 일을 식비(飾非), 음란하고 바르지 아니함을 음비(淫非), 같은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비일비재(非一非再), 중도 아니고 속인도 아니라는 비승비속(非僧非俗),꿈인지 생시인지 어렴풋한 상태를 비몽사몽(非夢似夢),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라는 말을 비례물시(非禮勿視), 모든 법의 실상은 있지도 없지도 아니함을 비유비공(非有非空) 등에 쓰인다.
▶️ 曲(굽을 곡/누룩 곡)은 ❶상형문자로 麯(곡)의 간자(簡字)이다. 대나무나 싸리로 만든 바구니 모양의 굽은 모양을 본뜬 글자로 굽다를 뜻한다. 曲(곡)은 ㄴ,ㄷ,∪와 같은 모양을 한 도구나 그릇, 굽히다, 굽다, 작은 변화가 있는 일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曲자는 ‘굽다’나 ‘바르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曲자는 曰(가로 왈)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지만 ‘말씀’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曲자를 보면 L자 모양에 눈금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길이를 측정하는 ‘자’를 그린 것이다. 다만 曲자는 굽은 형태에서 연상되는 ‘굽다’나 ‘바르지 않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曲(곡)은 (1)일부 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곡조(曲調)나 노래 또는 어떤 곡조(曲調)나 노래 이름을 나타냄 (2)곡조나 노래를 세는 단위 (3)곡조, 악곡(樂曲) (4)이곡(理曲)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굽다 ②굽히다 ③도리(道理)에 맞지 않다 ④바르지 않다 ⑤불합리하다 ⑥정직하지 않다 ⑦공정(公正)하지 않다 ⑧그릇되게 하다 ⑨자세하다 ⑩구석 ⑪가락 ⑫악곡(樂曲) ⑬굽이 ⑭누룩(술을 빚는 데 쓰는 발효제) ⑮잠박(蠶箔: 누에 기르는 채반) ⑯재미있는 재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굽힐 굴(屈), 굽을 만(彎), 굽을 왕(枉), 굽을 요/뇨(橈), 노래 가(歌), 에돌 우(迂),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곧을 직(直)이다. 용례로는 구부러진 선을 곡선(曲線), 옳고 그름을 곡직(曲直), 타원면 등의 곡선으로 이루어진 면을 곡면(曲面), 구부러져 꺾임을 곡절(曲折), 가사나 음악 등의 가락을 곡조(曲調), 굽이쳐 흘러감을 곡류(曲流), 간곡하게 정성을 다함을 곡진(曲盡), 길을 잘못 든 학문을 곡학(曲學), 곡예의 기술을 곡기(曲技), 구부러지게 쌓은 성을 곡성(曲城), 굽은 형상을 곡형(曲形), 정상이 아닌 방법으로 그린 그림을 곡화(曲畫), 비틀어 곱새김을 왜곡(歪曲), 말이나 행동을 빙둘러서 함을 완곡(婉曲), 간절하고 마음과 정성이 지극함을 간곡(懇曲), 이리저리 꺾이고 굽음을 굴곡(屈曲), 악곡을 창작함 또는 그 악곡을 작곡(作曲), 노래의 곡조를 악곡(樂曲), 간사스럽고 꾀바름을 간곡(奸曲), 악곡을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일의 총칭을 음곡(音曲), 휘어 구부러짐 또는 휘어 굽힘을 왕곡(枉曲), 학문을 굽히어 세상에 아첨한다는 곡학아세(曲學阿世), 굴뚝을 꼬불꼬불하게 만들고 아궁이 근처의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곡돌사신(曲突徙薪), 말이나 글의 조리가 분명하고 널리 통한다는 곡창방통(曲暢旁通), 옳고 그름을 묻지 아니한다는 곡직불문(曲直不問), 잘못이 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있다는 곡재아의(曲在我矣), 곡이 높으면 화답하는 사람이 적다는 곡고화과(曲高和寡) 등에 쓰인다.
▶️ 直(곧을 직, 값 치)은 ❶회의문자로 十(십)과 目(목)과 乚(숨을 은; 隱의 옛자)의 합자(合字)이다. 十(십)과 目(목)을 합(合)하여 열개(여러 개)의 눈(많은 사람)으로 숨어 있는(乚) 것을 바르게 볼 수 있다는 뜻을 합(合)하여 바르다, 곧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直자는 ‘곧다’나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直자는 目(눈 목)자와 十(열 십)자, 乚(숨을 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直자의 갑골문을 보면 단순히 目(눈 목)자 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눈이 기울어지지 않았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눈 위에 획을 하나 그려 넣었던 直자는 금문에서부터 눈을 감싼 형태의 획이 하나 더해져 ‘곧다’라는 뜻을 더욱 강조하게 되었다. 直자는 때로는 ‘가격’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가격이란 정확해야 하기에 ‘바르다’라는 의미가 반영된 것이다. 그래서 直(직, 치)은 (1)이직(理直)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곧다, 굳세다 ②바르다, 옳다③굽지 아니하다 ④기울지 아니하다 ⑤부정(不正)이 없다, 사(私)가 없다 ⑥펴다, 곧게 하다 ⑦꾸미지 아니하다 ⑧온순하다 ⑨억울함을 씻다 ⑩당하다, 대하다 ⑪대적하다 ⑫바루다, 고치다 ⑬모시다, 시중들다 ⑭곧, 즉시 ⑮바로 ⑯일부러 ⑰다만, 겨우 ⑱바른 도(道), 바른 행위(行爲) ⑲숙직(宿直)⑳세로 등의 뜻과 값 치의 경우는 ⓐ값, 물가(치) ⓑ품삯(치) ⓒ만나다, 당하다(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를 정(正), 곧을 정(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굽을 곡(曲)이다. 용례로는 중간에 매개나 거리 간격이 없이 바로 접함을 직접(直接), 두 점 사이를 가장 짧은 거리로 연결한 선을 직선(直線), 수평선과 수직선이 이루는 각을 직각(直角), 바로 눈에 보임을 직관(直觀), 바른 대로 알리거나 고해 바침을 직고(直告), 두 직선 또는 두 평면이 직각으로 만나는 일을 직교(直交), 다른 곳을 들르지 않고 곧장 목적지로 들어가거나 들어옴을 직입(直入), 일이 생기기 바로 전을 직전(直前), 바로 그 아래 곧장 그 밑을 직하(直下), 실정을 바른대로 말함을 직토(直吐), 있는 그대로 베껴 씀을 직사(直寫), 올바르고 착실함을 직실(直實), 원의 지름을 직경(直徑), 직접적로 예속됨을 직속(直屬), 거짓으로 꾸미거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음을 솔직(率直),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성품이 바르고 곧음을 정직(正直), 몸 따위가 굳어서 뻣뻣하게 되는 것을 경직(硬直), 똑바로 드리운 모양을 수직(垂直), 옳고 그름이나 굽음과 곧음을 곡직(曲直), 어리석고 고지식함을 우직(愚直), 그 날 그 날의 당직을 일직(日直), 마음이 굳세고 곧음을 강직(剛直), 곧게 바로 비치는 광선을 직사광선(直射光線), 직계에 속하는 가족을 직계가족(直系家族), 지나친 정직은 도리어 정직이 아니다는 직궁증부(直躬證父), 인정에 벗어난 신의를 직궁지신(直躬之信), 곧이 곧대로 재빨리 나아간다는 직왕매진(直往邁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