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라는 시입니다.
짧지만 큰 울림이 있습니다.
연탄이 연탄재 취급받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사실 한 세대 전에만 해도 연탄은 서민들의 삶에서는 뗄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살을 에는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훈훈한 땔감이었고, 보글보글 밥과 국, 찌개를 끓이는
부엌의 보배였습니다.
광에 하나 가득 쌓여있는 연탄을 보고 가슴 뿌듯했던 어린 시절도 있었고
연탄 두장을 새끼줄에 묶어 미끄런 빙판 언덕을 올랐던 기억도 아련합니다.
가끔 무서운 가스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지만,
발갛게 타오르는 연탄불은 춥고 배고픈 서민들의 가슴에 타오르는 희망의 불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스나 석유, 전기를 쓰는 방식으로 난방과 취사가 바뀌면서 연탄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도 사라졌습니다.
연탄은 대신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둑해질 무렵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 그리운 주당들을 위해 연탄불 삼겹살 구이집이 생겨난 것이지요.
서민들의 꿈과 애환, 눈물과 인정, 웃음과 희망을 담고 겨울을 함께 났던 연탄은
이제 아련한 기억의 뒤편으로 사라졌지만 아직 연탄의 기억이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곳이 있습니다.
이른바 달동네로 상징되는 빈민가와 치솟은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한 영세농가에서는 아직도
소중한 삶의 동반자입니다.
연탄 한 장이 아쉬운 이런 서민들을 위해 연탄 나누기 운동을 하는 아름다운 시민운동 단체가 있습니다.
"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 이라는 시민단체입니다.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눠 연탄을 사고, 또 가진 시간을 조금 나눠 직접 달동네와 북한 주민들에게 배달하는
자원 봉사 운동을 수년 째 벌여, 벌써 희망의 불씨 되어 날라진 연탄이 2천만장을 넘었다니 대단하지요?
어제 저녁 서울 종로 조계사 경내 불교 역사문화관에서는 이 시민단체의 '후원의 밤'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병욱과 어울림은 흥겨운 음악을 통해 이 분들의 노고를 위로했습니다.
어울림을 위한 2011, 해금과 기타 장구를 위한 우리 가락, 오!금강산, 능소화, 이 땅이 좋아라, 신풀이,
진도 아리랑에 이르기까지 멋진 어울림 가락이 수고하고 땀 흘린 연탄 나눔 후원자 분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습니다.
연탄불처럼 활활 피어 오른 우리 가락, 우리 노래에 참석자들은 환호했고 한 마음이 돼서 박수치고
또 노래했습니다.
어울사랑 가족분들도 20여명이 이 아름다운 향연에 참가했고, 어울림 가족 이름으로 연탄 후원 성금도
전달했습니다.
어울림이란 '함께 잘 사는 것'입니다.
이 겨울 입을 것 없고 먹을 것 없고 잠잘 곳 없다면, 어울림은 공허합니다.
이 겨울이 유난히 힘겨울 분들을 위해 어울림도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의 공연과 한번의 기부가 아니라, 이런 뜻 깊은 운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어울림 음악도
계속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특히 남북간의 갈등으로 올해 중단된 북한 동포에 연탄보내기 운동이 다시 재개될 때,
어울림도 함께 참여하고, 어울림 음악이 북한 땅에서 연주된다면 북한 형제, 동포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될지요?
생존과 생활의 어울림은 음악과 예술을 통한 어울림의 선결 조건이 아닐까 합니다.
어제 공연은,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
하루 하루 삶이 힘겹고 고통스러운 이웃들이 늘어가는 이 시대, 어울림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
뜻 깊은 공연이었습니다.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이 연탄불처럼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하면서
어울사랑 가족들도 희망의 연탄 한 장 쌓는 대열에 동참하기를 희망합니다.
- goforest 合掌 -
첫댓글 네, 저도 신혼초에는 연탄 보일러를 때느라 하루 20여장의 연탄을 갈곤 했었지요, 불과 얼마전 얘기지만 아련하네요, 소외된 이웃에게 더없이 힘이될 연탄 나눔 운동에 우리 모두 동참하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연탄 나눔 운동본부 후원 신청연락처 남김니다, 02-334-1042 입니다, 어울사랑 회원이라고 꼭 말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좋은일 하셨네요...가봤아야 하는데..그날 일이 있어...저도 동참하겠습니다.
사람냄새가 나는 훈훈한 시간이었군요.. 따뜻한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