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장,
인애는 행복한 신혼생활에 젖어든다.
생각보다 이해심이 많고 사람을 귀하게 여겨주시는 시댁이었다.
두 사람 모두 직장생활을 하는 것을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대해주시는 시부모님이신 것이다.
당신 아들 혼자서 버는 것보다는 그래도 능력이 있는 며느리가 함께 벌어들이고 며느리의 친정에서 의젓한 아파트를 마련해 주신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시는 시부모님이시다.
제사 때마다 직장 관계로 참석을 할 수 없지만 인애가 비행을 나가고 없을 때 친정어머니 정숙이 모든 것을 알아서 시댁으로 보내주곤 하시는 바람에 인애는 생각보다 행복한 신혼생활에 젖어들게 된 것이다.
결혼을 하고 나서 각자의 비행기에 탑승을 하지만 그래도 회사에서는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두 사람의 귀국비행을 비슷하게 조절해 주곤 한다.
인애는 어제 저녁 집에 도착을 했다.
그러나 송성민은 오늘 오전에야 집에 도착을 할 것이다.
이제 또 이틀간은 둘 만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인애는 성민을 위해 부지런히 음식을 준비한다.
오늘 하루는 둘이 푹 쉬고 나서 내일을 친정에 들릴 계획이다.
친정 올케의 임신을 알면서도 축하 인사를 해주지도 못한 인애는 올케를 위해 사가지고 온 선물을 줄 생각이다.
집안은 모처럼 음식냄새로 사람 사는 집 같아진다.
전화벨이 요란스럽게 울린다.
인애는 앞치마에 손을 닦으면서 수화기를 집어든다.
친정어머니의 음성이다.
“인애니?”
“엄마!”
“잘 잤어?”
“네!”
“송서방 아직 도착 안했지?”
“아마 부지런히 집으로 오고 있는 중일 겁니다.”
“어디 피곤하지는 않니?”
“네!
밤새 잘 잤더니 아주 개운해요.
엄마!
우리 내일 들릴게요.“
“그래!
혹시 어디 아프지나 않는지 걱정이 돼서 전화를 했어!
너 몸이 편안하면 됐다.“
정숙의 전화는 그렇게 끊어진다.
인애가 없는 동안에도 정숙은 아파트에 들려 청소를 하고 밀려 있는 빨래를 해 주고 반찬도 새로 해서 가져오는 것이다.
인애는 항상 엄마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을 수가 없다.
집안이 언제나 청결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는 것이 모두 엄마 때문이라는 것을 인애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마치 당신이 낳은 자식보다 더 아껴주고 사랑해 주시는 엄마의 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곤 한다.
식사 준비가 거의 다 되어갈 때 현관의 부저 소리가 난다.
“자기야?”
“응!”
인애는 현관의 잠금 쇠를 푼다.
성민이 여행용 가방을 들고 서 있다.
“자기야!”
인애는 성민의 품속에 안긴다.
그들은 현관에서 그렇게 뜨거운 키스를 나누고 나서야 집안으로 들어온다.
“배고프지?
샤워를 먼저 할래요?“
“아니!
밥부터 먹고 싶다.“
두 사람은 식탁을 마주하며 서로 행복한 모습으로 마주 본다.
“이번에 힘든 일이 없었어요?”
“응!
나야 힘들 것이 뭐가 있어?
당신은 어땠어?“
”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가끔은 술에 취하거나 성질이 까탈스러운 승객들도 인해 고역을 겪을 때가 있는 것이다.
“항상 당신이 고역을 당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런 생각을 왜 해요?
어느 직장이건 그런 일들이 없는 곳이 있어요?
어디나 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당신이 그런 일을 당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드는 걸 어떻게 해?“
“송기장님!
제 걱정은 마시고 기장님 걱정이나 하세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그들은 서로 마주 보면 환한 웃음을 터트린다.
식사가 끝나고 나서 성민은 인애와 함께 설거지를 함께 한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얼마 되지 않는 두 사람은 무슨 일이든 이렇게 함께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샤워를 하고 침대로 직행을 하는 것이다.
부부로서 그동안 나누지 못한 사랑을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들을 하면서 그렇게 그들은 함께 시간을 공유한다.
“성민씨!
다음 귀국에는 휴가를 낼 수 있어요?“
”휴가는 왜?
아마 휴무가 삼일은 될 텐데 굳이 휴가를 낼 이유가 있겠어?“
“그럼 나만 휴가를 내면 되겠네요.
그때 함께 부모님을 찾아뵈어야지요.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 잠시 들리고 아직 찾아뵙지를 못했으니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찾아뵈어야지요.
벌써 육 개월이 넘었는데 우리를 얼마나 걱정하시겠어요?“
“당신은 참으로 생각도 깊고 마음이 넓은 사람이야!
참으로 당신을 선택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고마워!“
성민은 인애를 꼭 끌어안는다.
성민은 날이 갈수록 인애의 성품에 더욱 매료가 되어간다.
떨어져 있는 시간들이 많기에 그들은 더욱 서로에게 애착이 가고 사랑하는 마음들이 깊어지는 것이다.
인애는 사소한 것 하나라도 신경을 쓰며 더욱 시댁에 대한 일이라면 성민이 생각하지 못하던 작은 것들도 놓치지 않고 신경을 쓰는 것이다.
그들은 하루 종일 집안에서 그들만의 시간을 즐긴다.
아무도 그들을 방해하는 사람이 없다.
진한 애정 표현도 서슴치 않고 아끼지를 않는다.
그러나 인애는 조금씩 불안해지는 마음이 생긴다.
아직도 아기 소식이 없는 것이다.
인애는 임신을 하게 되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둘 생각이다.
가정과 아기에게 최선을 다하며 충실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엄마 없이 자란 인애는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엄마 없는 빈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
금전적으로 풍부하지 못할지라도 엄마의 사랑을 충분하게 주면서 맑고 밝게 키울 생각이다.
그러나 반년이 지나도 아기 소식이 없자 인애는 은근히 불안한 마음이 생기면서 걱정이 된다.
“성민씨!
나 그만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어떨까 싶어!“
“갑자기 왜?”
“아무래도 그래야 우리 아기가 생기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인애!
난 아직 우리에게 아기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아!
우린 아직 좀 더 신혼을 즐겨야 하지 않을까?
남들이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우리도 함께 했으면 하는 것이 아닐까?“
성민은 아기보다는 자신들의 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다.
“성민씨!
당신도 나도 나이를 생각하면 아기를 갖는 것이 늦었어요.
부모님께서도 아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계실 것이고요.“
”그야 그렇지만 난 아기보다는 우리들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거든!“
”성민씨!
아기를 가지면 우리들의 행복이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니에요?
주변의 어른들께서도 기뻐하시고 어차피 자식을 가지려면 지금도 늦었는데 하루라도 빠른 것이 좋아요.“
“맞는 말이기는 하지.
허지만 인애!
우리 아직 그렇게 불안해하고 걱정하지 않아도 돼!“
성민은 인애의 마음 같지 않고 태평스럽다.
그러나 인애는 시부모님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더욱 불안해지는 것이다.
결혼식도 올리기 전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러 가던 날 시어머님께서는 하루라도 아기가 생기기를 바라시
면서 아들과 합방을 마련해 주신 것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다.
친정 올캐의 임신으로 인애는 더욱 아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된다.
이제 선희는 제법 눈에 뜨이게 표가 나는 몸이 되었다.
부모님의 기쁨이 표정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숙은 인애부부를 위해 음식을 준비한 것이다.
“언니!
별 것은 아니지만 태어날 조카를 위해 준비했어요.“
인애는 아기용품들을 준비한 것이다.
아기 신발과 장난감 등 상당히 여러 종류였다.
“어머나!
아가씨! 정말 고마워요!“
선희는 인애의 마음 씀에 감동을 받는다.
“인애야!
이제 너도 아기를 가져야 할 텐데 아직 소식이 없니?“
정숙은 인애의 임신이 걱정된다.
“아직 아무런 징후도 없어요.”
“얼른 아기가 들어서야 할 터인데.....
시부모님께서 많이 기다리고 계실 것이 아니겠어?“
”네!
엄마!
설마 아기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아니겠죠?“
”무슨 그런 말을 해?
그런 말은 아예 입에 담지도 말아라!“
정숙은 정색을 하며 펄쩍 뛴다.
“엄마!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나 사표를 낼까 해요.
아무래도 임신을 하려면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몸과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
임신을 위해서는 그렇게 하는 것도 좋겠다.
임신을 하면 그만 둘 생각이면 미리 그만두고 임신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그이도 내가 집에 있어야만 건강도 보살필 수가 있을 것만 같아요.
한 번 비행을 마치고 나면 몸과 마음이 지치고 피곤이 쌓이는데 내가 보살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인애야!
네 생활비 우리가 보태 줄 테니 아무런 걱정을 하지 말고 그렇게 해!
우리가 네 생활비를 보태 줄 형편이 안 되는 것도 아닌데 돈 때문에 직장생활을 계속할 필요가 어디 있니?“
정숙은 인애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인애로서는 자신이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금전 때문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성취욕과 일을 좋아하고 승무원의 생활에 만족하며 더 낳은 내일을 위해서라도 직장생활을 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기가 생기고 나면 무엇보다도 아이에게 엄마가 필요하고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좋은 엄마로 아이들을 지키며 키우고 싶은 것이다.
또한 남편과 자신이 모두 피곤에 지치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인애는 두 달을 더 다니다 사표를 낸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아이를 갖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었다.
집에 들어앉은 인애는 살림을 하는 재미와 임신을 하기 위해 마음과 몸을 쉬면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인애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성민 역시 집으로 돌아와 편안해 보이는 인애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지는 마음이다.
말을 하지 않지만 인애는 항상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참으로 편안해 보이는 인애의 모습인 것이다.
성민은 안도하면서 자신도 편안한 마음으로 비행기를 조정 하며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다.
집에서 편안하게 자신을 기다리며 가정을 가꾸어 가는 아내의 모습을 생각할 때마다 행복한 물결이 전신을 휘감아 돈다.
생각보다도 더 다정하고 뜨거운 정열을 지니고 있는 아내였다.
성민과의 사랑의 행위도 적극적이고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아내의 모습은 성민을 더욱 힘 있는 남자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성민은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남자로 변모해 나간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그 어떤 일에서도 앞으로 나서며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해결하고 추진해 나가는 사람으로 인식이 되어가는 것이다.
성민은 아내 생각을 하면서 자신을 이렇게 변하게 만들어 가는 인애를 떠올리면서 비행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로서 최선을 다하며 더욱 발전하려는 마음으로 틈나는 대로 공부를 하면서 내일을 위한 꿈을 꾼다.
글: 일향 이봉우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독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보고 갑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