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중요한 달이지요. 그런데 12월에는 이를 위해 무엇보다 관용과 용서라는 단어를 마음속에 두시면 어떨까요?
한 해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주위 사람들의 잘못에 대한 미움과 증오를 털어버리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용서(容恕)란 관용을 베풀어 벌하지 않는다는 뜻인데, 관용과 용서는 나와 상대방 모두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를 보며 절영지연(絶纓之宴)이 떠오릅니다.
絶 끊을 절
纓 갓끈 영
之 어조사 지
宴 잔치 연
유향(劉向)의 <설원(說苑)> 복은(復恩)편과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 등에 나오는 이 말은 ‘갓끈을 끊고 즐기는 연회’라는 뜻으로, 남의 잘못을 관대하게 용서해주거나 어려운 일에서 구해주면 반드시 보답이 따름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이 투월초의 난을 평정한 뒤 공을 세운 신하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성대하게 연회를 베풀고, 총희(寵姬)로 하여금 옆에서 시중을 들도록 하였습니다. 밤이 되도록 주연을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광풍이 불어 촛불이 모두 꺼져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어둠 속에서 불현듯 왕의 시중을 들던 총희가 부르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총희는 장왕에게 누군가 자신의 몸을 건드리는 자가 있어 그자의 갓끈을 잡아 뜯었으니 불을 켜면 그자가 누군지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장왕은 촛불을 켜지 못하도록 제지하고는 오히려 신하들에게 “오늘은 과인과 함께 마시는 날이니, 갓끈을 끊어버리지 않는 자는 이 자리를 즐기지 않는 것으로 알겠다(今日與寡人飮, 不絶冠纓者不歡)”라고 말하였고 이에 신하들이 모두 갓끈을 끊어버리고 여흥을 다한 뒤 연회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3년 뒤, 초나라가 진(晉)나라로 전쟁을 하였는데, 한 장수가 선봉에 나서 죽기를 무릅쓰고 분투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장왕이 그 장수를 불러 특별히 잘 대우해준 것도 아닌데 어찌하여 그토록 목숨을 아끼지 않았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장수는 3년 전의 연회 때 술에 취하여 죽을 죄를 지었으나 왕이 범인을 색출하지 않고 관대하게 용서해준 은혜를 갚은 것이라고 하였지요.
한 해를 보내는 모임이 많은 12월을 남의 잘못을 관대하게 용서해주거나 어려운 일에서 구해주면 반드시 보답이 따른다는 절영지연(絶纓之宴)의 자세로 맞이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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