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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 皇女황녀 ; 빈민?빈민촌?!
"할아버지! 웬일이세요!?"
빈민촌 돕기라는 아주 기특한 생각을 해 낸 나는 그것을 실현시키느라 그 날 이후 병원에 가 보지를 못했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무
척이나 반가웠다. 그래도 그 막노동을 하며 서로 많이 친해졌기 때문이다.
매일 빼먹지 않고 한결같이 나보다 빨리 병원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할아버지를 보며 처음에 무슨 생각을 했던가! 할아버지께 죄
송한 생각이지만, 할 일 없는 노인네! 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파티장에 있다면...혹시 알바?! 매일 병원에서 무보수로 일하다가, 돈이 없어서 황궁에 아르바이트하러 온 것일까?
"할아버지! 일하러 오셨어요?"
생각하기 무섭게 말로 튀어 나오는 내 입을 원망한다. 아니 저주한다!
내가 말하기 전까지 할아버지를 보며 내 옆자리를 한 손으로 안내하던 아바마마가 한 순간 얼어 버린 모습과, 할아버지를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힐끔거리던 귀족들의 시선이 다 나를 향해 있는 이 순간을 나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 것일까?
"하하, 텔렌이 네가 요즘 오지 않는다며 아픈게 아닌지 걱정을 하기에 와 봤단다."
순간 저 분이 혹시 대마법사가 아닐까 걱정을 했던 나는 얼굴에 함박미소를 지었다. 역시 그러면 그렇지! 내 손님이라고 하면 당연
히 들여 보내 줄 테니깐 파티장 안에도 들어올 수 있었던 거겠지?
이 세상에서도 결코 작게 산 세월은 아니지만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살아온 나는 아직 신분제에 대해 확실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을 하고는 딱딱 맞아 떨어지는 상황에 활짝 미소를 짓고 이야기 했다.
"아! 그동안 조금 바빴어요! 병원도 관계된 일인데 할아버지도 좋...."
"하하, 할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애슐리, 손님을 다른 곳으로 모시거라"
굳어 있던 아바마마는 어느새 원래의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말했다. 그러자 아바마마의 뒤에 서 있던 아저씨들 중 한명이 앞서 우
리를 파티장 밖에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
자리에 앉자 말자 나는 내가 해낸 일을 자랑하고 싶은 맘에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잘하면 ! 아바마마가 병원을 지원해주실지도 몰라요! 게다가 일자리 못 구하는 아저씨들을 위해서 다리공사를 벌일거
에요! 대단하죠! 이제 그 공사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굶어 죽지는 않을꺼에요! 그죠!"
할아버지도 분명 좋아할 것이란 생각에 침까지 튀기면서 열심히 이야기 했다.
"하하 잘됐구나, 그런 좋은 일이 있다면 텔렌에게 미리 말해 줬으면 좋았지 않느냐, 텔렌이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아느냐?"
"에~일손이 부족해서 그런 거겠죠, 걱정은 무슨~"
할아버지와 병원 사람들은 이래서 좋았다. 내 신분을 몰랐기에 맘 놓고 말도 할 수 있어서. 용병 아저씨들도 편하기는 하지만 황녀
란 걸 알고서는 예전보다 날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 같아 영 맘에 걸렸었다.
아~할아버지가 황궁에 오셔서 이렇게 이야기하니깐 좋다. 그동안 얼마나 병원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는데! 바빠서 나가지도
못하고..... 황궁?
"!!!"
병원 사람들 생각에 입을 벌리고 방실방실 웃던 나는 입이 벌어진 상태에서 얼어 버리고 말았다.
"애슐리? 왜 그러니? 애슐리?"
"..할아버지?"
하녀가 가져다 준 차를 마시고 있던 할아버지는 내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채고 날 불렀다.
날 부른 할아버지를 한참이나 쳐다 본 후에 나는 입을 열었지만 내 입에서 나온 말은 '할아버지' 한마디 뿐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는 내가 말로 표현해내지 못한 수많은 뜻이 담겨 있다. 우선 내가 알고 있는 그 할아버지가 맞는지 확인하는 말이고, 내가 황궁에
산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있냐는 물음이고, 혹시 내가 황녀인 것도 알고 있냐는 뜻이며, 그런데도 아무렇지도 않냐는 말이다.
할아버지는 왜 부르냐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셨다.
당연히 알아들을 리가 없지...
"흠...네 그 황금빛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보고도 의심치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 게다가 이름까지 애슐리라고 그대로 쓰면
서 말이다. 네 그 털털한 성격 덕분에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말이다"
내 말을 알아들은 건지, 할아버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말했다. 당황한 내가 다 웃기게 된 상황이군...
"그, 네가 말했던 다리 공사에 대해 자세히 말해 줄 수 있겠느냐?"
찻잔을 내려놓으며 내게 물었다. 나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원래 이 시기가 우기이긴 하지만, 예상 외로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 바람에 강이 범람하여 다리가 무너진 곳이 있는데 그 곳에 빈
민촌 사람들을 데리고 가 일자리를 줄 생각이다. 물론 건장한 남성중 지원자에 한하며, 여자 지원자들은 따로 모아 다리 공사를 하
는 사람들의 식사를 만들게 할 생각이다. 급료는 모두 나라에서 줄 예정이다.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빈민촌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벌어서 가난을 탈출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더 올바른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사람들이 밥만이라도 굶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덧붙여 말했다.
이 일만 잘되면 국가의 지원 하에, 병원도 깨끗이 다시 짓고 학교까지 세울 수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확정된 일이 아니라 그
말은 빼고 말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할아버지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나도 그 일을 돕고 싶군"
엑? 병원에서 하는 일 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보이시던데 그 공사판에서 일을 하고 싶으시다고? 돈 때문에 그런가? 역시 아바마
마에게 병원만이라도 지원해 달라고 해야겠어, 그래야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을 구할 수 있고, 텔렌아저씨와 할아버지도 조금 편해
지겠지?
"에...다리 공사는 힘들어서 안돼요! 곧 병원도 후원해달라고 할거에요! 그러니깐 조금만 기다리세요, 밀린 급료까지 다 드릴거에
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할아버지는 한참 후에야 반응을 보이셨다.
"하하하, 아하하하하"
왜 웃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오래 생각할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왜냐면...
"너와 이야기를 하면 항상 즐겁구나, 하지만 이제는 가 봐야 겠다. 네가 정말 걱정되어 몰래 와서 너만 보고 가려다가 황성이 조금
시끄러워질 것 같아 미리 이야기를 해 두고 왔더니 파티까지 벌여 놨구나, 늙은이는 저런 파티가 영 부담스러워서 말이야... 다음
에 보자꾸나"
더 많이 생각해야 할 일이 생겨 버렸기 때문에!
눈앞에서 뿅~하고 살아져 버린 할아버지를 보고도 빨리 이해가 가지 않았다. 뭘까, 뭐지 뭐였지?
한참이나 지난 후에 아바마마가 방에 들어와 대마법사님은 어디 계시지? 라고 물어볼 때 까지.....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내 둔하디 둔한 머리를 원망하며 밤새 끙끙 앓다가 결국 퀭한 눈으로 랄프선생님을 맞이했다. 오늘 리빈스강, 다리공사가 이뤄질
강을 둘러보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역시 소문은 무서운 것. 내 퀭한 눈을 보고도 랄프는 내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묻지 않았다. 다만 내 얼굴을 보고 소리 죽여 웃기만
했을 뿐이다.
"이런, 내가 너무 빨리 왔나 보군, 나중에 다시 올까?"
짓궂게 장난을 걸어오는 랄프선생님에게 답을 해줄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단지 한동안 째려보다가 말없이 욕실로 들어갔을 뿐.
처음 계획은 랄프와 둘이서 살짝 다녀온다는 것이었지만, 다리공사 지휘를 맡은 사람이니, 다리 건설에 필요한 예산을 측정하는
사람이니, 다리를 설계하기 위해 나온 사람이니, 이렇게 한명 두 명 더 오기 시작하더니 호위기사까지 합쳐서 스무 명은 더 되어
보이는 인원이 가게 되었다.
간편한 복장을 입은 랄프나 나와는 다르게 파티장 가는 듯 쫙 빼입고 나온 귀족들을 보며 랄프에게 귓속말하는 것은 빼먹지 않았
다.
"오늘 안에 강에 갔다 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황궁에서 말을 달려 40분 거리. 카이로 성벽 안쪽은 역시 수도라는 명칭답게 사람이 북적거렸기 때문에 말을 달렸다고도 말할 수
없다. 카이로 왼쪽 성문으로 빠져나가자 비 덕분에 평소보다 훨씬 불어난 강이 보였다.
역시, 다리공사를 하기위해 와서였을까 말에서 내려 강을 바라보자 제일 눈에 먼저 띄는 것은 반 쯤 강에 가라앉은 다리였다. 다리
는 중앙부부터 카이로 반대편 끝까지 무너져 내려 있었다.
카이로 왼쪽 평원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라면 강을 건너야 농경지로 갈 수 있으므로 강에는 여러 대의 쪽배가 떠 있었다. 나는
삼십년 넘는 세월을 살면서 아직도 철이 덜 들었는지 비가 한차례 휩쓸고 간 깨끗한 강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푸른 빛 강이
아주 예뻤기 때문이다. 강에 빠져서 수영하고 싶을 정도로...
"시원해..."
일하러 온 귀족들이 다리의 상태를 보며 서로 의논하고 있을 때 나는 강가에 앉아서 물장난을 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옆에 서서 들
어 보았지만 크게 일에 관계된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의 경력을 말하며 자화자찬의 시간 같기에 살짝 빠져 주었다.
"꺄~! 하하하하"
"으짜! 캬캬캬"
강에 몸을 반쯤 담근 채 물 장난을 치고 있는 두 꼬마...어째 쟤네랑 내 수준이 딱 맞을 것 같을까?
#031 皇女황녀 ; 빈민?빈민촌?!
"정말이야?!!!!!!"
"그렇다니깐요!!!!"
"그걸 애슐리가 어떻게 우리보다 빨리 알아?"
"음...우리 오빠가 황실소속 병사란 말이에요? 그래서 요즘 황궁 경비로 일하는데, 일하다가 들었데요!"
순간 나는 내 뒤에 서 있는 랄프 선생님을, 귀족가의 장남이며 요즘 잘나가고 있는 기사양반을, 황궁 경비원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기쁜 소식을 한시라도 빨리 빈민촌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에 다리 탐사를 마친 후, 기어코 따라오겠다는 일명 보디
가드들을 다 제쳐 두고 랄프선생님과 함께 병원으로 왔다.
랄프를 오빠라 소개하고는 서로 인사할 틈도 주지 않은 채 리빈스강에 있을 다리공사에 대해 침을 튀기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사실 병원으로 오는 길에 랄프가 너무 세세하게 이야기를 해주면 오해받을 것이니, 공사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만 하라고 몇 번
이나 당부를 했었다. 하지만 이 입이 방정이지, 내 이야기에 반응을 보여주는 사람들 때문에, 완전 아바마마께 올린 서류에 있는
내용을 읊듯이 다 이야기 해 버린 것이다.
"애슐리 오빠 되는 분께서는 어디서 경비를 서시기에 저렇게 자세한 내용을..."
오예, 나에게 날아오던 의문에 화살은 방향을 살짝 비켜 랄프선생님에게 날아갔다.
내가 세세한 이야기를 시작할 때부터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서 있던 랄프선생님은 사람들의 눈이 자신에게 돌아가자 도와 달란 식
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알아서 하세요! 라고 눈으로 신호를 보내자 곧바로 돌아오는 눈빛. '사실을 버릴 테다'
"아...음 그러니깐 우리 오빠는, 아 그러니깐 오늘 황궁에서 리빈스강으로 사람이 파견됐거든요? 거기 호위병으로 갔었어요. 그래
서 잘 아는 거예요"
나에게 돌아왔던 눈빛은 내가 말이 끝나자 말자 다시 랄프선생님에게 돌아갔다. 랄프선생님은 꺼림칙하다는 표정으로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랄프선생님의 반응을 보기위해 뒤로 돌아보고 있다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사람들의 뒷편에 서 있던 대. 마. 법. 사 할아버지와 눈
이 마주쳤다. 단순무식 내 머리는 그사이에 그 할아버지가 누구였는지 깜빡한 채 평소처럼 빵긋 웃어 주었지만 순간 떠오르는 어
제의 기억에 웃는 얼굴 그대로 굳어서는 고개를 돌렸다.
리빈스강 다리 공사 소식은 금세 빈민촌 전체로 퍼져 나갔고,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벌써 많은 사람들이 병원을 찾아 왔었다.
하지만, 랄프선생님과 함께 오랜만에 병원 일을 하고 있었던 나는 그 사람들을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젠장! 바쁜데 왜 계속 오는 거야! 사실 맞으니깐 안 아픈 놈은 썩 꺼져 버려!' 라는 소리만 몇 번이나 들었을 뿐.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皇女”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 꾀병 환자 아냐?"
물수건을 가지러 2층으로 올라갔다가 랄프선생님의 투정어린 질문을 받았다. 하긴 처음엔 나도 보고 놀랐으니깐....
"텔렌아저씨의 말로는 카이로 빈민의 숫자만 해도 백만 명이 넘는다고 하던걸요, 게다가 빈민촌사람들이 갈만한 병원도 여기 한
곳 뿐인데, 이 병원마저 한쪽에 치우쳐서 있기 때문에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 상황은 더 나쁘데요..."
랄프선생님은 자신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빈민의 숫자에 놀란 듯 했다. 카이로에 천오백만 명 이상이 사는 것에 비해 적은 숫자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여기가 수도라는 점이다.
랄프선생님은 복잡한 얼굴을 하고는 원래 있던 자리로 가 버렸다.
랄프선생님의 복잡한 표정은 일이 끝날 때 까지 유지되었다. 랄프선생님이 딱히 험악하게 생겼다거나 그런건 전혀 아니지만, 덩치
가 산만한 사람이 인상을 쓰고 있으니 그 무감각한 텔렌 아저씨도 신경 쓰였는지 일을 일찍 끝내 주셨다.
뭐 가려는 날 붙잡고 '애슐리....다음부터는 오빠 데리고 오지 말거라..응?'이란 말을 했다는 것은 후담이고.
새로 작성한 서류를 넘긴지 6일째 되는 날 드디어 공사를 시작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황제의 명령이 떨어지자 무서운 속도로 공
사 준비는 진행되어 갔다.
똑똑-
"황녀전하, 황제폐하께서 잠시 보자고 하십니다"
오랜만의 여유를 즐기며 검술 연습을 하고 있을 때 하녀가 방문 밖에서 말했다.
"아-네 알겠어요"
검을 검집 안에 집어넣고 아바마마를 만날 준비를 했다. 특별히 준비 할 것은 없지만 땀에 찌든 옷을 입고 갈수는 없지 않는가.
하녀들과 병사들의 인사를 받으며 아바마마의 집무실로 향했다. 오랜만에 보는 세리스아저씨에게 인사를 하자 아저씨는 한결같은
목소리로 아바마마께 내가 온 것을 알렸다.
"아바마마, 부르셨어요?"
아바마마는 내가 바로 올 것을 예상 했는지 책상에 딸려 있는 의자가 아니라 접대용 의자에 앉아 계셨다.
"아, 그래 제사 때문에 불렀다"
"제사? 갑자기 무슨 제사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죽은 사람에게 지내는 제사를 말하는 건가? 산소에 가서 소주 한잔 따라 놓고 인사를 하는 그런 제사를 말하는건 아니겠지..
"근 몇 년 만에 이런 대 공사는 처음이라 죽은자의 성에 가서 제사를 지내야 할 것 같구나"
아! 죽은자의 성! 책으로는 많이 읽어 왔지만 안에 들어가 보기는커녕 성 외곽도 한번 본적이 없다. 죽은자의 성은 초대황제부터 전
황제까지, 49명의 황제, 그리고 황비의 시신까지 100구가 넘는 황족의 시체가 안치되어 있는 곳이다.
언제부턴가 대륙에서는 신의 능력을 부여받은 사제들이 태어나지 않게 되자 점차 신을 모시던 신전은 사라지고, 대륙 사람들은 조
상신이라는 것에 의지하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전 황제들이 안치된 곳은 신성한 곳이 되었고, 황제나 제사장, 아니면 황제의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었
던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애슐리, 이번에도 내가 가려 했지만 이번 공사의 총지휘관인 네가 가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더구나.
네 생각은 어떻느냐?"
"좋아요! 좋고말고요!"
아바마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답을 해 버렸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한번 가보겠는가? 이런 흥미로운 일을 거절할 내가 아
니지!
아바마마는 내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하하, 그래 되도록 빨리 출발하는 것이 좋겠지? 미시아로 텔레포트를 한다 하더라도 거기서 부터 2~3일은 말을 달려가야 할 테니
말이다."
"네! 아바마마"
늦게 대답하면 마치 아바마마의 결정이 변하기라도 하듯이 재빨리, 힘차게 대답을 하고 집무실을 나와 버렸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저녁이 되자 내일 아침에 출발하라는 명령이 전해졌다. 어차피 미시아까지는 텔레포트로 이동할 것이
기 때문에, 여기서 출발하는 인원은 나까지 합쳐서 10명 안팎일 것이며 따로 준비할 것은 없다고 친절한 하인 아저씨가 전해 주었
다.
라이델을 안고 아무리 뒹굴 거려도 잠이 오지 않았다. 이 설렘! 처음에 죽은자의 성이란 것을 책에서 읽을 때부터 가보고 싶었다.
왠지 이집트에 있는 왕들의 계곡이 생각난다고나 할까?
그렇게 한동안 죽은자의 성을 상상하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
상쾌한 아침. 아니 상쾌한 새벽? 꿈에 나온 귀신들 덕분에 일찍 잠에서 깨어나 버렸다. 언젠가 역사책에서 보았던 왕들의 귀신!
얼마나 멋진가 귀신이라니!!!! 으하하 유령이라고 표현하는게 맞을까?
아직 어두운 창문 밖을 보며 무의식 적으로 라이델의 털을 쓰다듬었다.
"히히"
창문이 동쪽을 향해 있었기 때문에 해 뜨는 모습을 보고는 좋아서 웃어 버렸다. 사실 해 뜨는 모습을 보고 웃은게 아니라, 혼자 꿈
속에 나왔던 유령들과의 대화를 다시 상상하다가 웃었던 것이다.
그 때 내 밑에서 포착된 이상한 기운! 고개를 살며시 내리자 라이델이 깨어나서는 날 째려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웃으며 털을
잡아 당겼나 보다.
"미안해! 미안해 라이델...더자! 하하"
해는 점점 떠올라 라이델과 내가 누워 있는 침대 위까지 햇살을 비추었다.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셔 더 이상 누워 있을 수 없게 될 때
쯤 유모가 나를 깨우러 왔다.
"어머! 일어나 계셨네요. 목욕물 준비할게요"
"응, 고마워-유모"
침대위에 앉아 이젠 나보다 훨~씬 큰 라이델을 무릎에 눞이고 털을 쓰다듬는 날 보며 유모는 활짝 웃고 욕실을 향해 들어갔다.
"아참! 내일부터 빈민가에 뿌려질 포고문이랑 벽보에요"
욕실에 들어가던 유모는 생각났다는 듯이 치마 주머니 안에서 종이를 꺼내어 주었다.
"고마워"
"별말씀을요"
반듯하게 접혀 있는 종이를 펴 보자 정말 흰색 종이에 검은색 글자. 딱딱한 문장만이 달랑 적혀 있었다.
[ 포 고 문 ]
리빈스강 다리 공사 실시
빈민가 주거인을 대상으로 공사 참여 지원 받음
모집기간 : 태양력 3405년 9월 22일 ~ 27일
참가신청 : 빈민가 중앙에 설치 될 임시 건물
참나...이걸 보고 용케나 신청하러 오겠다? 정말 이거 누가 만든 거야.
나는 자리에 앉아 한동안 고민을 하다가 서랍에서 양피지 종이를 꺼내 다시 쓰기 시작했다.
[ 안 내 문 ]
카이로 왼쪽 성문 밖의 라빈스강에 대규모 다리공사를 실시합니다.
모집기간 : 태양력 3405년 9월 22일 부터 27일 까지 (5일간)
모집대상 : 빈민가 주거인
모집분야 1) 공사에 직접 참여할 18세~50세까지의 건장한 남성
2) 인부에게 제공될 식사 준비 및 부상자 치료를 담당할 여성
참가신청 : 빈민가 중앙 공터에 설치될 임시 건물
기타 문의 및 자세한 사항 또한 빈민가 중앙에 설치될 임시 건물에서 받습니다.
"공주님 목욕물 준비됐어요"
"아, 응 고마워 유모! 그런데 이 포고문 누가 쓴 거야?"
다시 한 번 그 종이를 보며 인상을 쓰고 물었다. 내가 예상컨대...
"그 종이를 대현자님에게서 받아왔으니 아마 대현자님이 쓰셨겠죠?"
빙고! 역시 그러면 그렇지
"유모 미안한데 이거 렌델아저씨한테 가져다줄래? 내가 줬다고 말하고"
"네 알겠어요"
"고마워 유모!"
안녕하세요 :) 돌.꽃입니다 !
저오늘 하루종일 답답~했습니다.
매일매일 성실연재를 약속드렸는데! 오늘 못 올릴뻔 했거든요^^;
어제저녁에 댓글 확인하러 들어왔는데..
이게왠일...강등이 되어버린거 있죠ㅠㅠ흑흑
소설 한편당 그림파일이 하나 이상 들어가면 안된데요...멍청한 제탓이져뭐 ㅠㅠ
(그런데...저도 재수좋은가바요! 딱 등업날짜에 마춰서 강등되는거 보면 말이져^^;;;)
전편에 댓글 달아주신분들에게만이라도 쪽지보내드리고싶었는데...
준회원은 쪽지도 안보내지네요ㅠㅠ흑흑 슬펐어요정말!
그래도 지금은 11시 54분! 12시 지나기전에 올렸습니다!
...음 생각해보니깐 이건 올렸던 건가요?ㅎㅎㅎ
혹시...저 기다려 주신분 계세요 ?
첫댓글 재미있게 잘보고 갑니다. ^^
재밌다니깐 너무너무 다행이에요! :) 감사합니다
올렸던거 아니예요.^^ 잘보고 가용 담편이 기대되넹 ㅎㅎ
올렸던건데..삭제됬었던거에요.흐흐, 다음부터는 강등안되도록 조심할게요! :)
재밋어요
ㅋㅋㅋ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연재할게요 :)
아아, 그러셨군요. 순간 전의 것과 같은 것이라..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강등되셨군요. 물론, 기다렸습니다. 쿡쿡.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정말요?! 정말 절 기다려주셨나요? 흑흑 감동의 물결입니다! 오늘것도 연재해놨어요! 물론 강등 안됬더라면 어제꺼였겠지만 :)
아니, 왜 삭제 되셨나요.ㅠ 기다리고 있었어요.
글 중간중간에 '황녀'써져있는 사진 올렸었잖아요...하하 그것때문에.........흑흑 저도 슬펐어요! 기다려주셨다니 너무 행복해요 :)
오홋!담편 기대하겟슴돠
다음편 벌써 올라와있을거에요 ! :)
과연 공사는 잘 마무리 될찌 걱정이네요
그러게요, 애슐리...뭔가 못미더워요, 그쵸? ㅎㅎ 그래도 랄프가 도와준다면야!
삭제된 댓글 입니다.
찾아주셨나요?! 헉, 감동이에요....읽으셨던거 또 읽어주신건가요ㅠㅠ? 진짜 감동인데요?! ㅎㅎㅎ 앞으로 강등안되도록 꼼꼼히 챙길게요 !
재밌어요!! 애슐리...음 완벽하게 해내자꾸나!! 다음편 보러가겠습니다!! 힘내세요!
ㅋㅋ감사합니다! 애슐리는 잘해낼 수 있을거에요~ 앞으로 강등안되게 꼼꼼히 챙겨서 성실연재 안하는 날 없도록 도력할게요!
당연히기다리죠~ㅋㅋㅋ
정말요?! 감동이에요ㅠㅠ이러면 제가 더빨리 연재하고 싶어지잖아요~ ㅎㅎ
아! 이거 봤던거네요!? 다보고난뒤에 갑자기 사라져서;; 엄청 놀랬느데 ㅋ 강등이뭐죠?.. 강제..등..등ㄷ..등?...
저도 엄청놀랬어요ㅠㅠ댓글확인하러들어왔는데 없는글이래서요!저기다려주신거죠?....
ㅋㅋㅋㅋㅋ
ㅋㅋㅋ저기다려주셨던거죠?
당연히 기다렸죠!!
정말요? ㅎㅎ빈말이라도 그렇게해주시니깐 너무 기뻐요!
우와 ㅜㅜ 우리 애슐리 대단한걸요 ?
ㅋㅋ오랜만에 철들어보이지않나요? 앞으로도 제발 이랬으면 ㅋㅋ
^^ 재밋네요 저 요즘 컴퓨터 못들어와서 지금 보구있어요
그렇군요! 요즘 안보인다했어요~ ㅎㅎ 제소설이 재미없어서 그만읽는게 아니라 다행이요!
한동안 잠수타다 들어와서 그런지 읽을게 많이 늘었네요;;
ㅎㅎ매일매일 연재하다보니 몇일만 안읽어도..분량이 많이 밀릴거에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