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탁한 세상에선 독야청청 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오죽했으면 청백리상이니 청렴도 제 몇 위하는 것을
홍보에다 사용하겠는가.
따지고 보면 '나는 조금 덜 먹었소' 하는 변명에 불과하다.
세상에 공공연하게 알려진 3대 거짓말이라는 게 있다.
첫째 장사가 밑지고 판다고 하는 말이다.
물론 자금사정상 급할 경우엔 원가이하로도 팔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소비자들을 속이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둘째 노인이 '늙으면 죽어야지!'말은 하면서도 속으로 독하게 살고 싶어하는 경우다.
셋째 노처녀가 '시집 안 간다'고 하는 말이다. 자신의 위치파악은 못하고 괜히 눈만 높아 가지고
혼기를 놓친 경우이다. 요즘은 사회활동도 하고 금전적으로도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으니
독신녀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혼술,혼밥이란 말도 생겨났다.
오늘 성당 구역반 모임인 형제반 모임이 있는 날이다.
매달 한번씩 같은 동네에 사는 교우들이 모여서 저녁 한그릇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오늘 신입회원이 한 사람 들어왔다.
몇년생이냐고 물어보니 32년생이란다.
당시 호적신고가 일년 늦어져서 실제로는 87세란다.
부산대 조선과 출신으로 영도 대선조선에서만 50년을 근무했단다.
우리 모임중에서 제일 연장자가 85세였는데 졸지에 그 사람이 바통을 넘겨주어야만 했다.
옆에 앉았던 일흔되는 친구가 "베드로 형님, 앞으로 십년은 더 살겠습니다"했더니 싱긋이 웃기만 했다.
옛날 시골 살 때에 우리 동네에 부잣집이 있었다.
대부분은 그 집의 논을 소작으로 부치고 있었다.
설이 다가오면 떡과 닭을 잡아 논의 주인한테 선물로 가져가서 인사를 드려야 했다.
그렇찮으면 다음해 농사를 지어 먹던 논을 거둬들여 다른 사람에게 주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부잣집에는 99세나 되는 어른이 계셨다.
소작을 부치던 동네사람들이 먹거리를 장만해서 그 어른께 인사를 갔었는데
'어르신 백수 하세겠습니다' 라고 인사를 드렸더니
노인은 반가운 표정이 아니었다.
그 사람이 나가고 난 뒤 영감이 아들을 불러 , '조금 전에 인사왔던 그 사람에게 주었던 논을 당장 거둬들이라'고
불호령이 떨어졌다.
아들이 생각이 깊은 사람이어서 그 소작농을 다시 불러, 아버님한테 다시 인사를 하라고 시켰다.
소작을 부치지 않으면 그 사람은 굶어 죽을 판이었다. '어르신 제가 생각이 짧아서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백수가 아니고 이백수까지 사십시오"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마음이 풀어졌다고 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 세상이 천당보다 낫다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