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풍무(154)
[인마불거(人馬佛車)]
“형님!”
다음 날 아침.
일찍 문밖을 나섰던 섯다는 깜짝 놀라 고함을 내질렀다. 섯다뿐만이 아니었다. 설련과 모사를 비롯한 모든 일행이 기절할 듯한 얼굴로 백산을 쳐다보았다.
그의 머리 때문이었다.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눴고, 새벽녘에 잠시 헤어졌을 뿐이다. 불과 한 시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동안 그는 중처럼 머리를 빡빡 밀고 온 것이었다. 하지만 머리만 잘랐다면 일행이 이처럼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행을 힐끔 쳐다보던 백산은 전날 광자 일행이 불상을 실었던 마차 앞쪽으로 가더니 금방 만들어진 듯한 멍에를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정말 그 마차를 끌 거요?”
황당한 얼굴로 섯다는 물었다. 아니, 물어볼 필요도 없다. 제가 끌지 않을 거면 멍에를 따로 만들지 않았을 테고, 연습 삼아 끌어 보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백산은 섯다의 물음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대신 유몽을 향해 말을 건넸다.
“살수야, 먼저 가서 마차 한 대 더 구해 놔라!”
“주공, 다른 사람도 생각하셔야지 제일 어른이 마치를 끌면 어쩌겠다는 말입니까?”
허공에서 얼굴을 드러낸 유몽은 어색한 얼굴로 물었다.
“다른 녀석에게 방장 자리를 넘겨주기 전까지 난 소림사의 방장이다. 소림사와 제자 칠백을 잃은 방장이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야. 이건 어른하고는 상관없다.”
소림사가 있던 자리를 돌아보며 백산은 말했다. 무광이 될 수도, 요정이나 요인이 될 수 없다. 아니, 저곳에서 죽어간 소림 제자가 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은 해볼 것이다. 마차를 끌고 중원 전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치스런 감정이라고 해도 좋다. 은거를 택했으면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없겠지. 하지만 나는 다시 강호로 나오고 말았다. 무광이 내보냈던 아이들을 끌어오는 건 방장이 해야 할 일이다.”
“끄응! 알겠습니다.”
낮게 신음을 흘린 유몽은 공현을 향해 몸을 날렸다. 말로 설득할 상황도 아니거니와 백산의 말이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광자야!”
“알겠습니다, 방장사조님!”
고개를 숙인 광자 일행이 전면으로 나섰다. 그리고 마차 앞에 놓인 멍에를 하나씩 어깨에 짊어지더니 미리 준비한 줄로 그것들을 묶었다.
“너희 둘은 마부를 해라!”
“미쳤소? 형님이 이끄는 마차를 무슨 수로 타고 가오? 밥이나 제대로 먹을 것 같소?”
섯다는 펄쩍 뛰며 고함을 질렀다. 뒤를 따르는 것도 못할 짓인데 형님이 이끄는 마차의 마부를 하라니. 할 수도 없을뿐더러 해서도 안 되는 일인 것이다.
“난 못하오!”
차마 백산을 쳐다보지 못하고 섯다는 고개를 홱 돌렸다.
“섯다야!”
“말하쇼!”
여전히 먼 산을 쳐다보며 섯다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이런, 씨팔!”
갑자기 몸을 으스스하게 하는 살기에 섯다는 재빨리 지면을 찼다.
하지만 살기의 근원은 섯다의 움직임보다 더 빨랐다.
퍼억!
새하얀 광채를 발하는 머리가 섯다의 얼굴에 꽂히듯 박히며 요란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새꺄!”
제 머리를 섯다의 얼굴에 박아버린 백산은 버럭 고함을 질렀다.
“니미럴!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일 장가량을 날아 내린 섯다는 방금 백산의 머리로 맞은 부분을 슬슬 문지르며 소리쳤다.
“나이를 처먹었으니까 편히 가라고 하는 거잖아. 그곳에서 한 가지만 해주면 돼. 따르지 않는 놈들은........ 전부 죽여! 어제처럼 살려 보내지 말고. 정 죽이기 싫으면 단전을 박살내서 다시는 무인으로 살지 못하게 하란 말이다. 알았냐?”
“하여간 성질머리하고는! 그럼 한 가지만 약속하쇼!”
“말해!”
“살우 형님 만나면 우릴 구해 준다고 약속하쇼. 형님이 끄는 마차 타고 다니는 게 살우 형님 귀에 들어가면 그날로 우린 제삿날이란 말이오.”
“걱정 마, 임마. 그 자식도 너희들 옆에 앉을 거니까. 빨리 타라. 내가 목에 줄까지 거는 걸 보고 싶냐?”
“아, 알았소. 탈 테니까 제발 목에 줄만은 걸지 마시오.”
깜짝 놀란 섯다와 모사는 재빨리 마부석으로 올라갔다.
“제수씨들도 태워, 임마. 이 추운 겨울에 무공도 없이 어찌 간다고 그래?”
“아예 나보고 죽으라고 해라, 이 빌어먹을 종자야! 안 가고 뭐 하쇼? 말이 되었으면 달려야 할 것 아뇨!”
죽일 듯이 백산의 등을 노려보던 섯다는 고함을 질러댔다.
“광자야, 잘하는 불경 있으면 한번 읊어 봐라. 천하가 듣도록 크게 외쳐야 한다.”
“알겠습니다, 방장사조님. 외치겠습니다. 저승에 계신 사부님이 듣도록 외치겠습니다. 소림 제자들이 듣도록 힘차게 외치겠습니다! 소림이 듣도록 외치겠습니다!”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觀自在菩薩 行心般若波羅蜜多時)!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照見五蘊皆空 度一切高厄)!”
광자를 비롯한 십팔나한은 반야심경을 낭송하기 시작했다. 소림이 멸문당할 때 외쳤던 불경, 자신들이 장경각을 나섰을 때 외쳤던 불경. 열여덟 명이 외치는 반야심경의 외침 소리는 마차가 남긴 뿌연 먼지와 함께 소실산을 타고 올랐다.
일행은 누구도 말이 없었다. 마부석에 앉아 백산의 등을 쳐다보는 섯다와 모사도, 허공에 숨어 설련과 주하연을 호위하는 잠영오살도, 마부석 옆에 자리한 화정과 유화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전면만 쳐다볼 뿐이었다. 가장 먼저 침묵을 깬 사람은 백산이었다.
“먼저 가야 할 곳을 말해라!”
“낙양으로 갑시다. 그곳에 북황련 하남지부가 있는데 모용산정이라는 놈이 대장으로 있다고 합디다.”
“그래? 좋다. 일단 공현에 들렀다가 그곳으로 간다!”
승려를 가장한 백산과 십팔나한이 끄는 마차는 마른 흙먼지를 피워 올리며 공현을 향해 질주했다.
“언지!”
백산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주하연은 설련을 불렀다.
“왜?”
“각오 단단히 하셔야 해요. 앞으로 많은 피르 보게 될 거예요.”
“그렇겠지. 마차에 타고 있는 도련님들 심정이 오죽하겠냐.”
설련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녹옥불장을 가슴에 품고 묵묵히 마차를 끌고 있는 백산. 그리고 그의 등을 지그시 노려보는 섯다와 모사. 그들의 몸에서 가공할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난생 처음 대하는 엄청난 살기가.
“가자꾸나.”
주하연의 손을 잡은 설련은 전면을 향해 죽죽 나아갔다. 대환단을 완전히 흡수한 그녀의 무공 또한 대단했다. 한번 움직일 때마다 미끄러지듯 십여 장을 나아가고 있었다.
말 대신 인간이 끄는 마차는 세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말이 되어 있는 사람들은 머리를 바싹 밀어 버린 중들이 아닌가. 수많은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마차를 주시했다. 그리고 마차의 행선지를 주시했다.
소림사를 떠난 마차가 공현을 지나 낙양에 도착한 시각은 해가 질 무렵이었다.
“여기가 승냥이들이 모여 있는 곳인가?”
하남지부라는 금빛 현액이 걸린 건물을 쳐다보며 백산은 비릿한 미소를 흘렸다.
“오백 명이 있다고 했더냐?”
“그렇습니다, 형님.”
진득한 살기를 흘리며 모사가 말했다. 뿌연 먼지에 휩싸인 백산의 얼굴을 차마 쳐다볼 수가 없었다.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그는 이곳까지 마차를 끌고 왔다. 사람들이 모인 시전을 지날 때면 그는 어김없이 녹옥불장을 하늘 높이 쳐들고 속도를 늦췄다. 처음 마차를 향했던 세인들의 시선이 마부석으로 향했고, 그때마다 그들은 몸을 떨어야 했다.
“빌어먹을 인간. 전부 죽여 줄 테니까 지켜보쇼.”
불쑥 마차에서 뛰어내린 모사는 천천히 전면을 향해 걸었다.
“웬 놈들이냐?”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뿌리며 다가서는 모사를 발견한 경비들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웬 놈들이냐고 물었다!”
챙!
급기야 두 명의 경비는 각자의 무기를 뽑아들었다. 마차를 끌고 있는 자들의 머리를 보았던 탓이었다. 이마에 계인이 선명하게 찍혀 있는 자들의 신분은 중이었다.
“녹옥불장(綠玉佛杖)?”
경비는 경악한 얼굴로 백산이 들고 있는 지팡이를 쳐다보았다. 멸문당한 소림의 신물. 그런데 그 녹옥불장이 바로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어떻게.......”
안에다 알려야 한다는 사실도 잊고 경비는 중얼거렸다. 중이 끄는 마차가 나타난 사실만 해도 놀라운 일이거늘 녹옥불장이라니. 망연한 눈으로 쳐다보는 그의 귓전에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죽기 싫으면 알아서 피하거라!”
“미친놈! 예가 어디라고!”
그 참에 정문 바로 앞에 있던 자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이 터져 나왔다. 먼저 나섰던 자에 비해 그나마 강단이 있는 자가 분명했다. 아니면 머리 위에 있는 하남지부라는 현판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는지 사내는 지면을 박차며 마차를 향해 몸을 날렸다.
“아미타불!”
나직한 불호 소리와 함께 십팔나한의 곤이 일제히 전면을 향했다.
“허억! 크아악!”
콰광!
처절한 비명 소리와 함께 일 장 높이의 철문은 가랑잎처럼 터져 나갔다. 그리고 그 철문을 따라 검은 동체 하나가 하남지부 안으로 뛰어들었다. 마부석에 앉아 있던 모사였다.
“웬 놈이냐? 으아악!”
“적이다! 아악!”
정문이 부서지는 소리를 듣고 튀어나왔던 하남지부 무인들을 거대한 철문이 덮쳤다. 순식간에 하남지부 안쪽은 비릿한 혈향으로 들어찼다. 빙글빙글 돌아가며 허공을 나는 두 개의 철문은 절대적인 무기였다. 건물을 향해 돌진하면 건물이 무너지고, 무인들을 향해 돌진하면 무인들의 몸이 종잇장처럼 찢겨 나갔다.
싸움이라 부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비명 소리를 듣고 튀어나왔던 자들은 비명 소리와 함께 나올 때보다 더 빠르게 튕겨졌다. 일 장을 날아가는 자, 삼 장을 날아가는 자, 갈가리 찢겨 바닥으로 흩어지는 자. 북황련 하남지부는 얼마 전 소림사처럼 지옥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멈춰라!”
커다란 함성이 하남지부를 뒤흔들었다. 무당을 불태웠던 궁왕(弓王) 모용산정(慕容山丁)이었다. 살기를 가득 실어 고함을 지르긴 했지만 모양산정의 얼굴에 경악의 빛이 역력했다.
느닷없이 벌어진 참극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고, 강호에 암약하는 다른 세력이 움직였다는 말도 없었다. 그런데 적이라니.
“헉! 소림사에서 왔느냐?”
정문을 통해 들어오는 마차를 발견한 모용산정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 녹옥불장과 함께 나타난 열아홉 명의 승려들. 불상을 실은 마차를 끌고 있는 그들은 분명 소림사 승려들이었다. 얼마 전 십팔마승이라 별호를 얻은 십팔나한승.
“나? 전영이라 부르면 된다.”
철문 두 짝을 포개 그 위로 올라서며 모사는 말했다.
“저기 마부석에 있는 놈은 장대근이고 앞에 있는 말들은 소림마(少林馬)라 부르면 된다.”
마차를 쳐다보던 모용산정은 진득한 살기를 뿌렸다. 마차 앞, 허공에 머물고 있는 금빛 물체를 발견한 탓이었다. 그것은 하남지부 현판이었다. 부르르 떨고 있는 그의 귓전에 스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부로 하남지부는 문을 닫게 된다. 가능하면 모조리....... 죽여 줄 거다.”
모용산정을 향해 싱긋 미소를 보낸 섯다는 허공에 떠 있는 현판을 향해 오른손을 가볍게 그었다. 곧이어 현판 가운데로 길게 선이 생기는 듯하더니 둘로 분리된 현판은 마차 좌우로 늘어섰다.
“참, 이유를 말 안 해줬네. 우리 형님을 데리고 장난친 죄야.”
“형님?”
“대가리 굴려 봐야 몰라, 임마. 그냥 귀광두라고만 알아둬!”
낮게 소리친 섯다는 양손을 거칠게 휘둘렀다.
휘리릭!
일순 마차 양편에 있던 두 개의 현판이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궁진(弓陣)을 구축하라!”
등에서 활을 내리며 모용산정은 고함을 내질렀다.
현판이나 철문을 다루는 것으로 보건대 이기어검을 구사하는 엄청난 고수들이었다. 그런 자들을 상대할 수 있는 고수는 자신이 유일했고, 무공은 요서모용세가의 궁진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진을 변형하여 만든 궁진은 개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강자를 상대할 때를 대비하여 만들어진 진이었다. 모용산정의 명령을 받은 궁수들이 신속히 움직였다. 다섯 명씩 한 조를 이뤄 각각의 방위를 점한 그들은 일제히 시위를 당겼다.
“무영시(無影矢)를 익힌 고수들이란 말이네?”
화살이 없이 시위만 당기는 무인들을 보며 섯다는 빙긋 웃었다. 진기로만 활을 쏜다는 무영시의 경지를 오십여 명이나 되는 무인들이 익히고 있었던 것이었다.
“괜찮기는 한데 무영시는 손맛이 없잖아. 그것보다는 이게 훨씬 좋다고.”
이제는 작은 회오리바람 수준으로 변한 현판을 가리키던 섯다의 양손이 거칠게 전면으로 뿌려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허공에 머물던 모사 역시 발아래 놓인 철문을 전면으로 슬쩍 밀어내더니 사정없이 차냈다. 요란한 소리를 지르며 두 개의 철문이 모용세가 궁수들을 향해 날았다.
“쏴라!”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철문과 현판을 쳐다보던 모용산정은 시위를 놓으며 소리쳤다.
팅! 팅팅! 팅팅!
열 개에 달하는 진에서 동시에 시위를 놓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놀라운 광경이 나타났다. 분명 시위를 당긴 궁수는 오십 명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진에서는 하나의 기운만 쏘아져 나왔다. 진으로 다섯 명의 내공을 합친 결과였다. 허공을 꿰뚫는 굉음은 커다란 폭음을 불렀다.
콰광! 콰과광!
포탄이 터지는 모습이 저러할까. 모사가 날린 철문과 섯다가 쏘아낸 현판이 허공에서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놈들!”
사방으로 튀어 나가는 철문과 현판의 파편을 보며 모용산정은 만족스런 미소를 머금었다. 이기어검을 구사하는 초극 고수의 공격을 모용세가의 궁진이 막아냈다는 자부심이 깃든 그런 미소였다.
“이제 네놈들은........으응?”
모용산정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어렸다. 허공을 가로질러 날아가던 파편들이 일순 멈칫대고 있었다. 한두 개가 아니었다. 수십 개에 달하는 파편들 전부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제자리에서 꿈틀거리는 것이었다.
“준비하라!”
질겁한 모용산정은 재빨리 활시위를 잡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빠른 것이 있었으니.
슈아앙!
쉬이익!
가공할 소음을 뿌리며 검은 파편들이 궁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일순 모용산정의 낯빛이 검게 죽었다. 궁진으로 막아낼 수 있는 파편은 열 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방에서 날아오는 파편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 언뜻 보기에도 삼십여 개는 넘을 것 같았다.
“피하라!”
시위를 당기려던 모용산정은 고함을 지르며 허공으로 몸을 뽑아 올렸다. 그러나 진을 구축하고 있던 이들은 모용산정처럼 쉽게 몸을 뺄 상황이 아니었다.
“크아악!”
“아악!”
하남지부의 담을 타고 처절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두 사람은 폭풍이었다. 궁진을 구축했던 무인들을 헤집어 놓은 모사는 더욱 거칠게 양손을 휘둘렀다. 그의 손길을 따라 검은 파편들이 사방으로 춤을 추었다. 머리가 터지고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자들이 속출했으나 모사의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허공에서는 모사가, 지상에서는 섯다의 양손이 하남지부 무인들을 도륙했다.
“전열을 정비하라!”
시위를 당겨 무영시를 쏘아대며 모용산정은 고함을 질렀다. 소림사 승려들은 공격에 차여하지도 않고 있으니, 적은 기껏 두 명이다. 그들에게 밀려 공격조차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못내 마뜩찮았다.
모용산정의 명령이 안도감을 심어 주었는지 북황련 무인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포에 질린 얼굴로 도망칠 곳을 모색하던 자들이 어느새 방어진형을 구축하며 모사와 마차를 향해 다가들었다. 수적인 우세를 믿었던 탓이었다.
그리고 전열을 정비한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상대를 편하게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지금껏 마부석에서 현판을 조종하던 섯다의 신형이 처음으로 허공을 갈랐다.
“크아악!”
“아악!”
“커억!”
모사가 조종하는 철문처럼 하남지부 현판 또한 가공할 무기였다. 현판은 날 서린 칼이었다. 현판이 지나가는 곳은 허리가 또는 목이 잘린 시체들로 즐비했다.
그리고 검게 변한 섯다의 양손이 허공을 쓸 때마다 북황련 무인들은 핏물로 녹아내렸다. 오십 년 전부터 천하제일인으로 알려진 그들. 두 사람을 상대할 무인은 어디에도 없었다.
“귀광두를 강호에서 몰아내는 데 협조했거나 그 일과 관련된 개잡것들은 우리 독천쌍마(毒天雙魔)와 면담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해라!”
“그랬단 말인가? 정말 그들이었단 말인가?”
한편에서 부하들을 지휘하던 모용산정의 몸이 비틀거렸다.
가장 우려했던 자들. 북황련과 남천벌, 그리고 황실조차 두려워했던 자들이 나타난 것이다. 그들이 있으면 군림천하는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여겼고, 그래서 먼 북방으로 보내 버렸던 자들이 아닌가.
그런데 그들이 나타난 것이다. 본인들 스스로 독천쌍마라고 했다. 천하제일인이자 귀마겁의 주역인 천붕십일천마.
[모용산정이라 했느냐? 활을 들어라!]
망연한 눈으로 죽어 가는 부하들을 쳐다보는 순간, 귓전으로 나지막한 전음이 들려왔다. 전음이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린 모용산정은 흠칫 몸을 떨었다. 마차를 끌던 자들 중 녹옥불장을 들고 있던 자가 활시위를 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군!”
모용산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부하들의 죽임만 생각했지 독천쌍마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마차를 끌고 있는 중들과 마부석에 있는 여인들. 재빨리 시위를 당기며 모용산정은 고함을 질렀다.
“멈춰라, 독천쌍마! 더 이상 움직이면 저놈들이 죽는다!”
전 내공을 끌어올려 궁에 집중했다. 일순 모용산정의 궁은 푸른빛으로 변했고 사방으로 그 광채를 뿌렸다. 벼락 치는 소리가 난다고 하여 벽력시(霹靂矢)라 부르는 궁술로 이기어검술의 일종인 이기어시의 수법이다.
모용산정의 몸이 내부에서 발산되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부상하듯 천천히 떠올랐다. 하지만 모용산정은 원하는 바를 얻지 못했다.
“쿡! 알아서 해라, 모용산정!”
귓전으로 들려오는 비릿한 소리와 함께 더 많은 부하들의 비명 소리를 들어야 했다.
“좋다, 놈들!”
입술을 깨문 모용산정은 팽팽히 당겨진 시위를 놓았다.
우르릉!
벽력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뇌성벽력이 치듯 요란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뇌전을 방불케 하는 푸른 기운이 백산을 향해 가공할 속도로 밀려갔다.
퉁!
바로 그 순간, 맥궁도 맑은 소리를 냈다. 맥궁을 떠난 그것은 모용산정처럼 진기로 쏘는 무영시가 아니었다. 흔히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화살에 불과했다.
“놈!”
“내가 쏜 벽력시는 이기어시란 말이다.”
비릿한 조소와 함께 모용산정은 내력을 동원했다. 녹옥불장을 가진 자를 목표로 쏘았던 것은 눈속임일 뿐이었다. 실제 그의 목표는 마차 위에 있는 네 여인이었다. 내력을 받아들인 벽력시가 길게 반원을 그렸다.
“응?”
모용산정의 얼굴이 흠칫 굳어졌다. 벽력시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평범한 화살이 다가들고 있었던 거였다. 상대 또한 이기어시를 펼치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모용산정의 놀라움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기어시를 운용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재차 시위를 먹이고 있었다.
“설마.......!”
[맞다. 넌 이걸 막아내야 한다.]
비릿한 조소와 함께 백산은 맥궁의 시위를 놓았다.
“헉!”
갈등할 사이도 없이 모용산정은 활을 들어 올려 이마를 보호했다. 상대의 화살이 이마를 향해 다가아고 있었던 탓이었다. 그와 동시에 조종하던 이기어시를 끌어당겼다.
그러나 생각보다 화살은 더 빨랐다. 아니, 이기어시를 뚫고 이마를 방어했던 활마저 뚫어 버린 화살은 모용산정의 이마를 꿰뚫어 버렸다.
“누군가?”
고통조차 느낄 수가 없었다. 아득해지려는 정신의 끈을 붙잡고 모용산정은 물었다. 이기어시를 박살내고, 전 내공을 동원한 활마저 뚫어 버린 가공할 내공. 결코 독천쌍마에 비해 약자가 아니었다. 아니, 그들보다 더한 강자가 활을 들고 있었다.
“현 소림의 방장이다. 얼마 전에는 귀광두라 불렸고.”
“빌어먹을! 귀광두!”
주르르!
저도 모르게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자 끈적끈적한 액체가 잔뜩 만져졌다. 뒤이어 날카로운 소성과 함께 모용산정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거지새끼들이 있는 개봉으로 간다!”
차가운 눈으로 모용산정을 쳐다보던 백산은 몸을 돌리며 소리쳤다.
어느 날 낙양으로부터 은밀한 소문이 퍼져 나갔다.
아직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남성 일부에만 알려졌지만 인마불거란 마차에 대한 소문은 세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말이 아닌 중들이 끄는 마차에 곧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불상이 실려 있다고 했다.
인마불거가 처음 나타난 곳은 과거 소림사가 잇던 공현이라고 했다. 그곳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인마불거는 낙양에 들렀고 지금은 개봉으로 가는 중이라 했다.
인마불거에 대한 소문을 접한 이들의 시선은 일제히 개봉으로 향했다. 그들 중 일부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개봉을 향해 떠난 자도 있었다. 하지만 호기심으로 개방으로 갔던 자들이나 소문을 막 접한 무인들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사실이 있었다.
인마불거(人馬佛車).
말 대신 사람이 끄는 이 특이한 마차로 인해 강호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는 사실을.
“허허! 이 중요한 시기에 방주가 없다니. 개방 방주를 개방에서 찾지 못한다면 어디서 찾는단 말이냐?”
탄식 어린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이곳은 개봉의 개방 총타였다. 지금 개방 장로들을 향해 질책의 말을 던지고 있는 자는 칠십의 나이에 개방 최고 원로가 돼 버린 개왕 진청일이었다.
“그게....... 귀광두의 시신을 확인한 다음부터 어디로 가셨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수석장로 뇌개 강충은 어색한 얼굴로 말했다. 방주를 찾기 위해 전 개방 무인을 동원했다. 하지만 오리무중, 땅으로 꺼졌는지 아니면 하늘로 솟았는지 행적이 묘연했다. 혹여 무슨 일을 당했나 싶어 장의사마저 조사를 해보았다. 하지만 어디에도 방주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콰앙!
“방도들은 굶어 죽어 가는데 방주가 실종이라니, 말이 되는가?”
탁자를 거칠게 친 진청일은 장로들을 향해 고함을 내질렀다. 차라리 누군가에게 살해당하여 죽었다면 그나마 이해해 줄 수가 있다. 하지만 물미 최고 정보력을 갖춘 개방의 방주가 실종을 당하다니.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인 것이다. 더구나 마교라 불렸던 사령계의 개파대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 아닌가. 그런 중대한 일을 남겨 둔 시저에 개방 방주가 보이지 않다니.
“글쎄, 그게........”
“멈추시오!”
그때 밖으로부터 날카로운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호연작이란 개잡놈을 만나러 왔다!”
“응?”
일순 개왕을 비롯한 장로들의 표정이 흠칫 변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이곳은 개방 총타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방주를 향해 개잡놈이라고 외치는 자가 있었다.
“허! 우리 개방이 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아무리 민심을 잃었다지만 개방 방주를 향해 개잡놈이라 부르는 자가 있을 줄이야.”
허탈한 얼굴로 진청일은 중얼거렸다. 개방이 창설된 이래 개방 방주는 수많은 욕을 들었다. 하지만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총타에서 방주가 욕을 먹은 경우는 일찍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그런 경우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설사 소림의 십팔나한이라고 해도 개방 방주를 모욕하는 건 용서할 수 없소이다.”
“십팔나한? 나가보자!”
십팔나한이란 말이 들려오자마자 진청일은 몸을 날렸다. 십팔나한이 들이닥쳤다면 단순한 방문은 결코 아니다. 소림 멸문에 대한 책임을 물으러 왔음에 불명했다.
“사부님, 제가 나가서 해결해고.......”
앞서가는 진청일을 강충이 말렸다. 공연히 소림 일에 휘말려 곤욕이라 당하지 않을까 우려가 되었던 탓이다. 하지만 강충은 진청일을 잡을 수가 없었다. 아니, 그보다 먼저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아악!”
“크아악!”
바로 이 소래 때문이었다. 마차를 포위한 칠십여 명의 개방 무인들을 향해 무차별하게 살수를 휘두르는 이는 섯다였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의 얼굴로 봐서는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과거 한때 개방과 같이 귀마겁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잊은 듯, 형수였던 구소운이 개방 출신이란 사실을 잊은 듯, 그의 몸에서는 전율적인 살기가 흘렀다.
“멈추시오!”
밖으로 나온 강충은 득달같이 고함을 내질렀다. 비명 소리를 들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벌써 절반 이상의 방도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하지만 섯다는 강충의 말을 듣지 못한 듯 앙천마마묵독공마저 끌어올려 사방으로 장력을 난사했다.
검게 변한 몸이 움직일 때마다 개방 무인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비단 그게 다가 아니었다. 바닥으로 쓰러진 개방 방도들은 이내 한 줌 핏물로 녹아 땅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저 무공은.......? 개방 제자들은 물러나라!”
강충을 뒤따라 나왔던 진청일은 해쓱한 얼굴로 고함을 질렀다.
눈에 익은 무공이었다. 아니, 스무 살 되던 해에 진저리 치게 했던 그 무공이다. 그들이 지나가는 곳에는 흥건한 핏물만 남았다. 천붕십일천마 중 가장 많은 수의 적을 도륙했던 이들.
그들은 적을 도륙할 때 옷을 입지 않았다. 몸에서 흘러나온 독 기운은 옷마저 녹여 버렸던 탓이었다. 검게 변한 몸으로 무인들 사이를 걸어 다니기만 해도 무인들은 핏물로 녹아내리곤 했다. 적을 죽이는 데도 왜 그렇게 잔인했던지. 고개를 돌려 방금 전까지 개방 방도들을 살해했던 인물을 쳐다보았다.
“맙소사!”
진처일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였다. 독천쌍마라 불렸고, 오히려 묵안혈마보다 더 잔인하게 제천맹 무리를 도륙했던 그들이었다. 오십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얼굴은 과거에 비해 거의 변하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그것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왜?”
저도 모르게 물었다. 천붕십일천마, 그들과 함께 귀마겁을 치렀고 그들과 함께 제천맹을 멸문시켰다. 그들을 기리기 위해 천붕회를 세웠고 지금껏 그들의 행적을 기렸다.
그런데 왜.
왜 독천쌍마가 개방을 공격하는지.
“진청일, 정녕 몰라서 묻는단 말이더냐? 저 마차에 실린 불상을 보지 못할 정도로 늙었단 말이더냐? 마차를 끌고 있는 이들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늙었단 말이더냐?”
섯다의 입에서 추상같은 외침이 떨어졌다.
풍신개 구칠, 그리고 소걸영 구소운. 그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자결을 택했던 사람들이다. 소운 형수님의 조부였던 구칠은 강시로 제강되었던 부인과 함께 광천뢰로 자결을 했고, 소운 형수님은 백산 형님을 살리기 위해 천비비를 가슴에 꽂았다.
그랬기에 남궁세가나 하북팽가보다 더한 애정을 가진 곳이 개방이었다. 그랬던 그들이 광혈지옥비를 가진 형님을 공격했고 형님을 빌미로 소림 멸문을 부추겼다.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개방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망연한 눈으로 불상을 쳐다보던 진청일은 급기야 머리를 숙였다. 검게 그을린 그것은 불에 탄 소림사였다. 잘린 팔다리와 조각조각 부서진 불상은 불랑기에 찢겨 나간 소리 승려들이었다. 불상은 지금의 소림사였다.
“닥치거라, 놈! 호연작 그놈은 우릴 북방으로 보냈다. 그런 다음 소림을 멸문시켰고! 광혈지옥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형님을 공격했다! 그 모든 일이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은 게냐? 그래서 얻은 게 무엇이더냐? 말해 보라, 진청일!”
이어지는 섯다의 고함에 진청일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살아나기 위함이라고 항변을 해보지만 변명에 불과하다. 소림을 멸문시켰고, 본인 스스로 묵안혈마라고 외치는 그를 공격했다. 잘못되었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왜 방주를 막지 못했는지. 마치 한바탕 꿈을 꾸고 난 기분이었다.
“오십 년 전을 생각해 본 적 있느냐? 우린 스스로 죽음으로 걸어 들어갔다. 지금의 너희들처러 타인을 희생시켜 살아남지는 않았단 말이다! 그러고도 너희들이 개방이라 할 수 있느냐!”
진청일을 쳐다보던 섯다는 그 앞에 조그마한 환약을 하나 던지며 몸을 돌렸다.
“알겠습니다. 끌겠습니다.”
조그마한 환약과 마차 위에 놓인 불상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진청일은 고개를 숙였다.
“사부님!”
마차를 향해 다가가는 진청일을 강충이 불렀다.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왜 사부가 젊은 자르 ㄹ향해 고개를 숙이는지, 소림의 멸문을 방치했다는 욕을 왜 먹어야 하는지.
반역자이자 무림공적인 귀광두를 공격한 행위가 왜 비난받아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그의 귓전으로 예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놈들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마차를 따라라. 거절하는 놈은 여기서 죽일 것이고, 강호상에서 거지새끼들의 씨를 말려 버릴 것이다. 소림을 멸문시켰을 때처럼, 백산 형님을 공격했던 것처럼, 선택은 너희들 몫이다.”
“건방진 놈들, 여긴 개방이다. 감히 개방에 와서........커억!”
고함을 지르던 강충은 나직한 비명을 토해냈다. 어느새 다가왔을까. 붉은 광채가 일렁이는 손이 그의 목을 틀어쥐고 있었다.
“잘 들어라, 거지새끼. 내가 지금 참고 있는 건 형수님 때문이란 걸 알아둬라. 구소운이라 불렸던 그분이 없었다면 너희들을 전부 녹여버렸을 거다. 강호상에서 거지새끼를 전부 없애 버렸을 거란 말이다.”
“설마........!”
구소운. 오십 년 전 개방의 꽃이라 불렸던 분이고 묵안혈마 백산의 부인이었다. 묵안혈마 백산을 광혈지옥비의 저주에서 풀어주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 목을 틀어쥔 자가 그분을 형수님이라 했다. 사부님은 이들에게 말도 제대로 못하고 마차 뒤로 가더니 밧줄로 목을 걸고 있다. 그리고 묵안혈마를 형님이라 했다. 아니, 귀광두를 향해 형님이라 했다.
“호연작 그 개자식은 어딨나?”
번들거리는 눈으로 강충을 쳐다보며 모사는 물었다. 가장 만나고 싶은 놈, 눈앞에서 찢어 버리고 싶은 놈이 호연작이다. 그런데 그놈은 나오지 않았다.
“그분은 실종되었습니다!”
퍼억!
“크아악!”
피를 내뿜으며 강충의 동체가 허공을 날았다.
“내 앞에서 호연작 그 개자식을 그분으로 부르지 마라. 호연작보다 그놈을 말리지 않은 네놈들의 죄가 더 크다. 강충 네놈은 들어가서 개방을 태워라!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개잡것들은 편안한 방에서 쉬어서도 안 된다. 지금부터 개방 총타는 마차 뒤가 된다.”
망연한 얼굴로 진청일을 쳐다보던 다른 장로들은 총타로 들어가 불을 놓았다.
개방의 씨를 마려 버리겠다는 그의 말은 결코 협박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럴 능력이 있고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독천쌍마였으므로.
“형님, 갑시다. 다음은 팽월이오.”
“허억! 귀광두?”
지청일은 해쓱한 얼굴로 신음을 내뱉었다. 그제야 마차를 끌고 있는 젊은 승려의 신분을 알게 되었다. 그는 얼마 전 공적으로 선포되어 무림을 떠났던 귀광두였다. 그런데 그를 향해 독천쌍마는 형님이라 했다. 광혈지옥비를 가졌던 그를 향해.
첫댓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독,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즐~~~감!
즐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드려요
즐독입니다
즐독 ㄳ
즐감합니다.
즐독 입니다
즐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즐감하고 깁니다.
잘읽었습니다
형님...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 하고 행복 하세요
감사 하고 사랑 합니다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0^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