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함께 한국불교 대표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의 대중화를 위한 공동기획을 전개한다. 앞으로 템플스테이를 통해 ‘쉼(休)’을 얻고 사찰고유의 ‘음식(食)’으로 건강까지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획기사를 게재한다. 지친 몸과 마음에 진정한 휴식을 줄 수 있는 특별한 ‘힐링여행’을 떠나보자.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 설립
사찰음식 전문 ‘복합문화공간’
전시, 교육, 체험 등 프로그램
상설 운영하며 내외국인 호평
“불교문화 대중화와 현대인
음식문화 선도 역할 기대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위치한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이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으로 내외국인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사찰음식 교육을 진행하는 체험관 교육장.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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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지난해 12월 서울 조계사 인근 안국동 안국빌딩에 문을 연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이 국내외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목된다.
우리사회의 건전한 식문화를 이끌어가는 사찰음식의 대중화를 위해 새롭게 문 연 체험관은 한국사찰음식의 전통문화와 관련 다양한 정보를 한자리에서 얻을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전시와 체험, 교육프로그램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사찰음식 복합문화공간이다.
개관 6개월째를 맞고 있는 체험관은 외국인들을 위한 다국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계절별 사찰음식 레시피와 관련 전문서적을 만나볼 수 있는 문화공간과 전시공간, 체험 및 교육공간으로 꾸려졌다. 이 가운데 전시장 한 켠에 마련돼 있는 ‘사찰음식 레시피 출력기’가 눈에 띈다.
출력기에는 봄을 대표하는 가죽장아찌, 고수겉절이, 곤드레나물밥, 두릅전 등 계절별 사찰음식 레시피가 초급과 중급으로 나눠 각각 144개 씩 총 288개가 담겨 있다. 이는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을 위한 서비스로 버튼만 누르면 즉석에서 해당 레시피가 출력돼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전시공간은 사찰음식문화의 원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통사찰 공양간을 재현해 선보이고 전통발우, 사찰의 전통장류 전시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구성했다. 또한 사찰음식 특화사찰과 사찰음식, 계절별 사찰음식 천연재료를 선보이는 특별전시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체험 및 교육공간에는 최대 30명까지 수용 가능한 현대식 조리교육시설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사찰음식 일일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내외국인과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을 고려한 이색적인 쿠킹클래스는 물론 국내 최고의 사찰음식 전문 스님들과 함께 사찰 고추장 만들기, 차 명상 발우공양 체험, 연잎밥 만들기 등 시즌별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자연 중심의 식문화인 사찰음식 대중화를 위해 편성된 사찰음식 특별강연, 전문지도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참여 가능하다.
체험관 전시장 모습. |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체험관을 찾는 내방객의 수는 하루 평균 120여 명이며, 최근 그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명동, 인사동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중국, 일본, 프랑스, 호주 등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체험관 부관장 대현스님은 “인사동과 길 하나를 두고 있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만큼 단체나 일반인 모두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불교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사찰음식에서 힐링을 얻고자 하는 내외국인들의 방문이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차담공간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려는 직장인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체험관은 6개월 과정의 사찰음식 전문지도자 양성과정을 운영하며 각 사찰과 지역사회에서 활동할 인재양성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1기 15명이 과정을 수료하고 오는 7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사찰음식 자격증반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개설할 예정이다. 또한 즐거울 소(笑), 작을 소(小), 푸성귀 소(蔬)의 3가지 ‘소’를 실천하자는 ‘3소식 캠페인’을 통해 현대인에게 필요한 건강식단 홍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성효스님은 “사찰음식문화 전승 및 대중화는 물론 한식문화 발전에 일조하기 위해 마련된 체험관이 앞으로 건강한 식문화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성찰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으로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담에서 사찰 여름김치까지 … 체험관 이렇게 이용하세요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은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및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스님과 차담을 나누며 다도를 배우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향기로운 차와 담소’(매주 수요일 오후1시), 모든 음식을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과식을 삼가고, 채식하는 ‘3소식 사찰음식-즐겁게, 적게, 채식’(매주 금요일 오전11시), 가족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우리 가족 사찰음식’(매주 일요일 오전11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통역 및 영어로 진행하는 ‘Let’s Learn Korean Templefood!’(매주 토요일 오전11시) 등이 마련돼 있다.
더불어 여름에 사찰에서 담그는 김치를 직접 만들어 먹어볼 수 있는 ‘기다림의 맛! 사찰의 여름김치’(매주 화요일 오후2시), 더위를 이기고 건강을 챙기는 사찰음식을 만드는 ‘여름이 깃든 사찰음식’(매주 수요일 오후7시, 매주 토요일 오후2시), 단체를 위한 사찰음식 특별강연(매주 목요일) 등 교육 프로그램도 눈여겨 볼만하다. 일일체험(실습) 맞춤형 기획 프로그램과 사찰음식 특별강좌도 가능하다.
체험에 동참하려면 사찰음식 홈페이지(www.koreatemplefood.com)에서 신청서를 작성해 해당 프로그램이 열리는 날짜 3일 전까지 체험관 방문,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의 (02)733-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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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왜 사찰음식 먹어야하나
■ 특별전 개최하는 선재스님
“사찰음식을 만들기에 앞서 부처님이 왜 음식에 대한 중요성을 말씀하셨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때문에 경전에 나오는 음식재료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데 이번 전시가 그 첫 걸음이 되길 바랍니다.”
불교계 대표적인 사찰음식전문가 선재스님<사진>이 6월 한 달 동안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첫 특별전을 여는 데 따른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전시회 주제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사찰음식’. 세 가지 중요한 약념(藥念)으로 여겨졌던 생강, 후추, 필발 등 부처님 당시 예방과 치료에 쓴 식재료와 스님이 소장하고 있는 발우와 그릇 등 전통물품을 선보인다.
선재스님은 “부처님께서 사람들이 삶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상담을 하러 오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시고 제일 먼저 묻는 말씀이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였다”면서 “그만큼 우리 삶에 먹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행복하려면 건강한 몸과 맑은 영혼이 필요하고 그것은 맑고 건강한 음식이 토대가 되며, 맑고 건강한 음식은 모든 자연계가 맑고 건강할 때에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에 따르면 <사분율>에는 “모든 음식은 약”이라고 설했고, <수능엄경>에는 “음식은 곧 나의 성품”, <유마경>에는 “사찰음식은 모든 자연계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한 <금강명경>은 “계절에 따른 제철음식을 섭취하면 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때문에 전시장에서는 불교의 대표적인 식물인 연을 비롯해 △부처님의 몸 안에 냉기가 생겼을 때 드신 죽의 재료인 팥, 참깨, 쌀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오랜 단식 후 드신 경단의 재료인 강낭콩과 꿀 △부처님께서 아이를 잡아먹었던 악녀 하리티를 교화시킨 후 건넸다는 석류 △인도에서 초가을 유행성 열병 치료제로 활용됐던 자조 △잎을 끓여서 목욕하면 류마티스 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무화과 △산후조리, 골다공증 치료제나 천연염색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홍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재료를 만나볼 수 있다.
선재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에 나와 있는 음식문화를 이해하면 왜 사찰음식이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채식과 자연식으로 생명, 건강을 지키는 지혜의 음식을 도심 속 체험관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만큼 사부대중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불교신문ㆍ한국불교문화사업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