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푸생의 ‘솔로몬의 재판’(1649년). 가운데 높은 의자에 앉은 솔로몬왕이 바닥의 두 여인 중 왼쪽이 진짜 어머니라고 가리키고 있어요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1594~1665)이 그린 것으로, 성서에 나오는 고대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재판 장면입니다. 두 여자가 한 아이를 안고 솔로몬을 찾아왔어요. 같은 날 태어난 두 아이 중 한 아이가 죽었는데, 두 어머니는 모두 살아있는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고 주장했지요.
솔로몬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요. 그는 칼로 아이를 쪼개어 두 여인에게 반씩 주겠다고 말했어요. 푸생의 그림은 아이의 생사가 달린 긴박하고 극적인 순간, 두 여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포착했습니다. 화가는 작품 속 인물들의 몸짓으로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림 속 두 여인은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과장된 몸짓을 하고 있지요.
그림 중앙 의자에 앉아 있는 솔로몬이 위엄 있는 표정과 손짓으로 단호하게 판단을 내리자, 왼쪽 편의 황금색 장식이 달린 투구를 쓴 병사가 곧바로 아이를 향해 칼을 들었어요. 바닥에 있는 두 여인 중 왼쪽 여인은 아이가 죽는 것이 두려워서 자신이 아이를 포기하겠다고 나서고, 다른 쪽은 그것 보라며 상대가 가짜라고 계속 몰아세웁니다. 두 여인 중 누가 아이의 진짜 어머니일까요? 솔로몬은 왼쪽 여인이 진짜임을 간파하고 아이를 그녀에게 돌려줍니다. 누가 더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시험해 본,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판단이지요.
https://www.chosun.com/national/nie/2025/03/04/OOLYLBPLSRACFDP4RLPTJMEGZ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