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후 아이에게 나타나는 PTSD 반응
아이의 학교폭력 경험은 사건이 끝났다고 해서 마음속에서도 함께 끝나지는 않습니다. 특히 일부 아이들은 폭력이 지나간 뒤에도 오랫동안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PTSD)를 보이기도 합니다. PTSD는 흔히 큰 사고나 재난 이후에만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복적이고 위협적인 학교폭력 경험 역시 아이의 신경계와 인식 체계에 깊은 흔적을 남길 수 있습니다.
PTSD를 겪는 아이들은 단순히 “예민해졌다”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를 보입니다. 대표적으로는 폭력과 관련된 기억이 자꾸 떠오르거나, 비슷한 상황을 지나치게 피하려 하고,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쉽게 놀라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잠을 설친다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전보다 위축되거나 공격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아이가 약해서가 아니라, 위협적인 경험에 적응하려는 뇌의 방어 반응에 가깝습니다.
학교폭력은 아이에게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나는 약하다”, “나는 보호받지 못한다”, “세상은 위험하다”는 식의 부정적인 자기 인식과 세계관을 형성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마음은 점점 주변의 신호에 과도하게 민감해집니다. 조금만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상황에도 긴장하고, 최악의 결과를 먼저 떠올리며, 충분한 정보 없이도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화됩니다. 이러한 사고 방식은 불안한 생각의 고리를 만들고, 스스로를 계속해서 위협받는 존재로 느끼게 하여 PTSD 증상을 유지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학교폭력 경험과 PTSD 반응을 함께 지닌 아이들에게 심리치료는 ‘기억을 없애는 과정’이 아니라, 기억을 다루는 방식을 바꾸는 과정이 됩니다. 치료 과정에서는 아이가 겪은 경험을 안전한 환경에서 다시 이해하고, 그 경험이 자신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천천히 재구성해 나가게 됩니다. 또한 과도하게 활성화된 경계 반응을 조절하고, 왜곡된 자기 인식과 위협 지각을 보다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아이가 “이 경험을 혼자 견디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이는 회복의 출발점이 됩니다.
트라우마 상황에서 아이를 보호하는 부모의 심리적 지지법
1. 아이 곁에 “일관된 어른의 존재”로 남아주세요
학교폭력 이후 PTSD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에게서 가장 강력한 보호 요인으로 반복해서 언급되는 것은 높은 수준의 성인 지지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조언의 양이나 문제 해결 능력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이 흔들릴 때마다 늘 같은 태도로 곁에 있어 주는 안정감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이야기를 성급히 정리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때 정말 많이 무서웠겠구나”처럼 경험 자체를 인정해 줄 때 아이의 신경계는 점차 경계 상태를 낮추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정서적 지지는 아이가 세상을 덜 위협적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토대가 됩니다.
2. “내가 약해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그대로 두지 마세요
학교폭력을 겪은 아이들은 자신을 취약하고 가치 없는 존재로 해석하는 부정적인 자기 인식 틀을 만들기 쉽습니다. 이때 부모가 “신경 쓰지 마”, “다 지난 일이야”라고 말하면 아이의 자기 비난은 오히려 마음속에 더 굳어질 수 있습니다. 대신, 아이가 사건을 자신 탓으로 설명하려 할 때 “그 상황에서 그런 반응을 한 건 네가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위협적인 일이었기 때문이야”와 같이 외부 상황과 책임을 분리해 주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은 아이가 왜곡된 자기 도식을 완화하고, 자신을 보다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을 줍니다.
3. 아이의 ‘과도한 걱정’을 훈계보다 해석으로 다뤄주세요
PTSD를 겪는 아이들은 세상을 늘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며, 작은 신호에도 최악의 결과를 먼저 떠올리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성격 문제가 아니라, 위협을 빠르게 감지하려는 사고 습관에 가깝습니다. 아이가 지나치게 불안한 예측을 할 때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해?”라고 묻기보다, “지금 네 마음이 다시 위험을 먼저 찾고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해 주세요.
이처럼 아이의 생각 방식을 ‘틀렸다’고 교정하기보다 지금 작동 중인 마음의 경보 시스템을 함께 인식하는 태도가 아이의 인지적 부담을 낮추고 회복을 돕는 보호 요인이 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변덕이 심한 청소년, 아이의 자율욕구를 이해하라
[상담후기] 초3학년 ~중2학년까지 왕따인 아이가 사회성 극복 치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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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Keles, S., Türken, S., Pigott, T., & Idsoe, T. (2026). The Association of School Bullying with Symptoms and Diagnosis of PTSD: An Updated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Educational Research Review, 100768.
Nielsen, M. Ø., Hilker, R., & Rosenbaum, B. (2026). From trauma to treatment: A scoping review of childhood bullying and its role in psychotic disorders. 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 192, 396-408.
*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왕페이